지상파 콘텐츠와 OTT 콘텐츠가 받는 규제 및 투자 방식의 차이
저널리즘 원칙 안에서 사회 고발 및 정의 실현을 위한 사실적 묘사 중요
OTT 콘텐츠 등 콘텐츠 범람 속에서 올바른 콘텐츠 소비 필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나는 신이다>가 지난달 공개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나는 신이다>는 과거부터 여러 시사 프로그램들을 통해 사이비 종교단체를 취재해온 MBC에서 기획 및 제작을 맡았으며 넷플릭스의 전액 투자를 통해 세상에 공개됐다.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나는 신이다'의 포스터. 지난달 공개된 이후로 지금까지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 Netflix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나는 신이다'의 포스터. 지난달 공개된 이후로 지금까지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 Netflix
▲ 박진우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 박진우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OTT(Over The Top, 개방된 인터넷을 통해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다큐멘터리로 제작된 <나는 신이다>는 사이비 종교단체의 악행을 알리고 경각심을 일깨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대다수 지상파 방송에서 지양하는 범죄 수법에 대한 구체적 묘사와 피해 사실에 대한 전시를 지나치게 담았다는 비판도 있다. OTT 콘텐츠의 저널리즘과 미디어 소비 방식에 대해 박진우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박 교수는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는 탐사 저널리즘의 새로운 부분을 보여줬다"며 "방송 규제로 인해 지금까지 할 수 없던 시도를 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의 투자 지원과 제작이 없었다면 지상파 방송국에서는 해당 프로그램이 방영될 수 없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나는 신이다>를 2년간 집중적으로 취재할 수 있던 배경이 OTT 콘텐츠로 제작됐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지상파 방송국에서 한 프로그램을 긴 호흡으로 제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6주~10주간 취재하며 매주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해야 하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이었다면 불가능한 취재였다"고 설명했다.

 

▲ '나는 신이다'의 제작진이 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집중 탐사 취재를 할 수 있던 이유는 OTT 플랫폼인 넷플릭스가 지원했기 때문이다. OTT 콘텐츠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 아래 OTT 콘텐츠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 ⓒ 게티이미지
▲ '나는 신이다'의 제작진이 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집중 탐사 취재를 할 수 있던 이유는 OTT 플랫폼인 넷플릭스가 지원했기 때문이다. OTT 콘텐츠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 아래 OTT 콘텐츠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 ⓒ 게티이미지

박 교수는 "각종 규제와 제약에서 자유로운 OTT 플랫폼에서 제작됐기에 가능했던 수위나 표현 방식이 시청자에게 준 충격이 분명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나는 신이다>에는 사이비 교주의 적나라한 발언, 여성 신도들의 나체 영상, 아동 폭행 사망 재현 등의 장면이 여러 차례 나온다. 박 교수는 "사건을 극적으로 보여주고자 충격적이고 성적인 내용을 여과 없이 송출했다는 비판의 소지는 피할 수 없다"며 "OTT 콘텐츠와 지상파 방송의 규제 차이로 인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사회 고발과 정의 구현 측면에서 보면 지금까지 지상파 방송의 저널리즘은 무엇이었는가 생각하게 된다"며 해당 콘텐츠의 의의를 설명했다. 박 교수는 "지금까지 정말 많은 탐사보도 프로그램에서 사이비 종교를 취재해 그 실체를 알리고자 노력했다"며 "비슷한 내용을 담았지만, 현재 <나는 신이다>가 국민적 관심을 받는 이유는 OTT 콘텐츠라 가능했던 표현의 자유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OTT 콘텐츠의 표현이 많은 주목을 받는 이유로 박 교수는 '정의 의식'과 '피로도'를 꼽았다. 그간 사이비 종교단체의 악행 및 범죄와 가해자들의 약한 처벌에 사람들은 답답함과 피로를 느꼈다. 박 교수는 "법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에 피로를 느꼈던 사람들이 적나라하고 충격적인 범죄 사실을 담은 콘텐츠에 주목한 것 같다"며 "콘텐츠로 악행을 널리 알려 범죄자들을 사회적으로 처단하고 피해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소망이 있기에 OTT로 제작된 <나는 신이다>가 더 주목받았다"고 설명했다.

 

▲ 콘텐츠의 범람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소비자의 자세다. 다양한 관점의 콘텐츠를 비교, 분석하며 정보를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 게티이미지
▲ 콘텐츠의 범람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소비자의 자세다. 다양한 관점의 콘텐츠를 비교, 분석하며 정보를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 게티이미지

박 교수는 "콘텐츠 제작자로서 지켜야 할 윤리 기준은 분명히 있다"며 "저널리즘의 준칙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는 사실적 보도가 중요해지는 시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단순히 자극적인 요소로 주목받고자 유해성 높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아닌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를 위한 공익적인 목적을 지닌 보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콘텐츠 소비자의 자세도 언급했다. 그는 "콘텐츠의 범람 속에서 소비자들은 무분별한 소비를 지양해야 한다"며 "우리는 미디어를 거쳐 세상을 바라보는 데 그 너머에 있는 진실은 우리가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특히 시청자들은 자극적인 미디어 콘텐츠를 비판 없이 받아들이면 안 된다"며 "어떤 콘텐츠를 시청하든 간에 다양한 정보를 찾아보고 비교, 분석하는 태도가 미디어 시장에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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