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6일 개최 ERICA 캠퍼스 전체학생총회 소개

 “나는 당신의 의견에 반대한다. 하지만 당신이 당신의 의견을 말할 권리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겠다.” 볼테르가 말했다.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는 다원주의의 중요성을 역설한 한마디다. 다원주의는 각자의 의견을 듣는 것에서 실현된다. 최근 ERICA캠퍼스에서 개최된 전체학생총회는 다원주의의 이상적인 실현이었다.

 

 

3년만에 성사된 학생총회


전체학생총회(이하 학생총회)가 지난 3월 16일 오후 1시 ERICA캠퍼스 민주광장에서 개최됐다. 학생총회란 학생들이 직접 의결권을 가지는 본회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2013년 이후 3년 만에 개최됐다. 이번 총회의 주요 안건으로는 프라임 사업과 축제 운영 방식의 2개의 사안이 상정됐다. 특히 프라임사업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지대했다. 의결이 가능한 최소 인원인 913명을 훌쩍 넘긴 1297명의 학생이 민주광장에 모였다. ERICA캠퍼스 총학생회장 전용기(생활스포츠학부 4) 씨는 “프라임 사업이라는 엄청난 이슈가 학교 대표자들만의 판단으로 모든 것이 결정돼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학생들의 의견을 최대한 들어보고 판단할 수 있는 방식이란 판단에서 학생총회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총학생회장의 인사로 시작한 학생총회는 학교본부 대표자 발언과 학생대표 발언, 주요 안건 보고 순으로 진행됐다. 먼저 ERCIA캠퍼스 교무처장 백동현 교수(경영학부)가 학교본부 대표로 프라임사업 계획을 전면 공개했다. 백 처장은 “ERICA캠퍼스는 과학과 기술을 융합한 신성장 동력 창출, 문화산업 육성을 위한 소프트웨어 강화, 수도권대학 특성화사업(CK)의 지속적인 운영을 목적으로 프라임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백 처장은 각 단과 대학의 인원 감축을 언급하는 한편, 프라임사업 선정 시 받게 되는 지원금의 사용 방안에 관해 설명했다. 이어 언론정보대학, 공학대학, 국제문화대학, 과학기술대학 학생회장이 발언했다. 예정에 없던 프랑스언어문화학과 회장이 자유 발언에 나서기도 했다.

 

프라임사업은 처음 참가 성원보다 감소한 1138명의 인원 중 896명이 찬성하며(찬성률 78.7%) 가결됐다. 이후 총학생회 기획국장이 올해 축제의 방향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고 총회는 마무리됐다. 이번 결과에 대해 전용기 총학생회장은 “최악과 차악 중에 차악을 선택한 것”이라면서도 “학생들은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고 했다. “교육철학 면에서는 분명 좋지 않은 결과에요. 기초학문을 일부 포기하고 지원금을 받는 형태니까요. 하지만 대학 인원이 감축될 상황에서 합의를 완성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진행될 사업에 대해서는 “지원금이 학생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합리적인 합의서를 작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오는 4월 5일 개최될 중앙운영위원회에서 정해지는 단과대별 요구안을 통해 학교와의 궁극적인 합의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전체학생총회가 지난 3월 16일 오후 1시 ERICA캠퍼스 민주광장에서 개최됐다. 2013년 이후 3년만에 개최된 이번 총회의 주요 안건은 프라임 사업과 축제 운영방식이었다.

 

 

학생총회가 성립되기까지


학생총회는 학생 총투표보다도 상위에 있는 의결기구다. 학교의 중대한 사안을 결정할 때 학생들이 의결에 참여할 수 있는 학내 민주주의의 장이다. 총학생회장단과 동아리연합회장, 단과대 학생회장 등으로 구성된 중앙운영위원회에서 3분의 2 이상이 동의할 때 각 학과 학생회장과 동아리연합회 분과장들이 참석하는 확대운영위원회에 소집을 요구할 수 있다. 학내 구성원들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문제라는 점에 동의가 필요한 것. 확대운영위원회에서도 과반수 이상이 동의해야 학생총회를 소집할 수 있다. 총회는 전체 학생(휴학생 제외) 중 10분의 1이상이 출석하면 성사된다. 현재 ERICA캠퍼스의 총 학생수가 9122명이므로, 913명 이상이 참석하면 의결이 가능하다.

 

학생총회는 학생들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효과적인 장이다. ERICA캠퍼스에선 지난 2012년 등록금 및 수업 시수, 장학금 관련 정책을 논의하기 위해 학생총회를 소집했던 전례가 있다. 당시 인원 미달로 성사되지 못했으나, 2013년에 재차 소집, 성사돼 합의를 끌어냈다. 이번 총회는 마지막 총회 이후 3년 만에 재개됐다. 김윤도(컴퓨터공학부 2) 씨는 “이번 총회는 학교와 학생 전체의 입장을 나눌 수 있었단 점에서 인상적이었다”며 “학교가 학생들의 생각을 듣기 위해 나왔다는 점이 좋았다”고 했다. 김민정(컴퓨터공학부 2)씨는 “학교에 이 시간에 이렇게 많은 인원이 모이는 경우도 처음이고, 학교가 우리들의 의견을 들어주는 자리를 마련한 것도 처음이었다”고 평가했다.

 

   
▲ 학생총회는 학생들의 권리를 제창할 수 있는 효과적인 장이다. 학생들 스스로가 뜻을 모아 직접 학교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합법적인 기회이기 때문이다.(출처: ERICA캠퍼스 한대방송국)

 

 
더 나은 학생총회를 위해

 

   
▲ ERICA캠퍼스 총학생회장 전용기(생활스
포츠학부 4) 씨는 "이번 학생총회에서 제기
된 의견들을 종합해 더욱 원활한 학생총회
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출처: ERICA 캠퍼
스 한대방송국)

이번 학생총회에 대해 ERICA 한대방송국 VOH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63.2%의 학생들이 의견 교류에 부분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답했다. 그러나 ‘단점 설명에 대해 부족했다’, ‘질의응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식의 반대 의견도 18.4% 있었다. 학생총회에 대해 알고 있었단 학생이 60%였고, 이번 총회를 계기로 학생총회의 정기적인 개회에 대해 찬성하는 의견도 80.5% 있었다. 전용기 총학생회장은 “타 학교에선 시도조차 못할 정도로 성사되기 힘든 일인데 많은 학생이 보답해 주어서 감사하다”고 했다. “학생들이 많이 모일수록 학생들이 본연의 권리를 더욱 강하게 주장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한마음 한 뜻으로 목소리를 낼 때 비로소 주권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 겁니다.”

 

이처럼 학생총회의 결과에 대해선 많은 학생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중립적이지 못한 설명’, ‘딱딱한 분위기’, ‘미흡한 전달력’ 등 부정적인 의견도 많았다. 전 씨는 “당분간 기획돼있는 학생총회는 없지만, 학생분들이 원한다면 안건을 상정해서 학기 중으로 다시금 성사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다음엔 이번에 제시된 부정적인 의견들을 잘 종합해 더욱 원활한 학생총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이번 학생총회처럼 앞으로도 학생들이 학교와 의견을 개진하고 합의를 이루는 모습을 볼 수 있길 기원한다.

 

 

글ㆍ사진/ 이재오 기자   bigpie19@hanyang.ac.kr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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