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다양한 음악 장르 소개하는 통로 역할

지난 2일 본교 올림픽 체육관에서는 수요예술무대가 열렸다. 1년에 두 세 차례 이상 본교를 찾는 수요예술무대는 어느새 학내 문화공연의 단골 레파토리로 자리 잡았다. 이것은 한국 대중음악의 신지평을 열었다는 '수요예술무대'가 한양인들 사이에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수요예술무대 공개방송이 있을 때마다 티켓을 얻기 위해 여기저기 수소문하는 학생들을 찾아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별하다'는 것은 그만큼 남과는 다른 유별난 점이 있다는 것. 그렇다. 수요예술무대는 유별나다. 그렇기 때문에 특별하다.

 

우리나라 지상파 방송의 음악 프로그램 숫자는 대략 10개 정도다. 이 10개의 프로그램들은 각기 다른 형식으로, 여러 연령대를 나눠 공략하기 때문에 적어도 외형상으로는 튼실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10대를 대상으로 하는 순위제 프로그램은 물론, 각각 20대와 장년층이 즐겨 볼법한 러브레터, 가요쇼 등의 프로그램들도 잘 포진해 있다. 또한 토크쇼, 버라이어티쇼, 콘서트 등 갖가지 형식을 넘나드는 다양한 형식의 시도는 음악 프로그램 제작에 앞선 제작자들의 고민이 비교적 심도 깊었음을 반증하는 증거다.

 

그러나 상위 6개 기획사의 소속 가수가 총 출연자의 30% 가까이를 차지한다는 통계는 풍부한 프로그램 숫자가 다양한 가수의 출연을 보장하지는 않음을 보여준다. 특히 소개되는 음악 종류의 70퍼센트가 댄스, 발라드로 한정돼 있어, 자신의 노래를 대중들에게 전달할 통로를 찾는 것은 대다수 가수들의 풀기 어려운 과제일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전문 공연장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나라 현실상 그들의 고민은 더욱 절박해진다.

 

수요예술무대의 존재가 빛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음악 소비자들에게 갈 이동경로를 잃어버린 많은 음악인들에게 수요예술무대는 등대 같은 역할을 한다. 대중문화를 관객에게 전달해야 하는 TV의 역할을 수요예술무대가 홀로 수행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관객에게 음악을 접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음악이라는 소비재의 유통경로 역할을 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 2일 본교 올림픽 체육관에서 진행된 공개녹화에 출연한 이소라나 박정현의 무대는 그런 맥락에서 이해가 가능하다. 호화로운 순위제 가요 프로그램의 컴백무대를 독점할 수 있는 아이돌 댄스그룹의 사이를 뚫을 수 있는 수단으로서 수요예술무대는 그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냈다.

 

방한한 외국 음악가들이 '웬즈데이'라고 부르며 꼭 거쳐가야 할 프로그램으로 꼽는다는 수요예술무대. 아마 연주까지 현장 라이브로 소화해낼 수 있는 시설과 스탭들의 노하우를 가진 곳이 수요예술무대 밖에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 말을 뒤집으면 한국에는 제대로 된 무대공연을 담아낼 수 있는 TV 프로그램이 하나 밖에 없다는 뜻이 되기도 하지 않는가? 수요예술무대가 유별나고 특별하다는 것은 그런 의미이다. 립싱크와 힘쎈 소속사 가수들 모시기가 일상화된 음악 프로그램에서 여전히 자기자리 지키기에 주저함이 없는 프로그램. 이런 수요예술무대가 본교에 때마다 찾아오는 것은 어쩌면 행운일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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