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마조단 터 본교서 '마조제' 화려하게 부활

 스카우트 기마대 전국답사 출발 행사로 개최

 

 지난 14일 서울캠퍼스 백남학술정보관 앞 옛 마조단(馬祖壇) 터에서는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 말까지 국가가 집행하는 국가오례의 중에 하나였던 '마조제'(馬祖祭)가 한국스카우트 기마대 주최로 열렸다. 한국스카우트 기마대는 '말과 함께 한 우리민족 5000년'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14박 15일의 답사여행을 마조제를 지내는 것으로 시작하기 위해 이날 마조단을 찾았다.

 

   
 

 마조제란 말의 질병을 퇴치하고 무사하게 잘 사육하기 위하여 지내는 제사다. 마조단은 말을 돌림병으로부터 지켜달라고 말의 수호신이며 조상신인 방성(房星), 즉 천사성(天駟星)을 제사지내던 단으로 중춘(仲春)에 길일을 택해 임금이 신하로 하여금 제사를 지내게 한 곳이다. 현재의 건국대 자리부터 중량교까지는 고려시대부터 국가직할지 목장이 있었으며 본교 부지에 마조단이 위치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백남학술정보관 광장 옆에는 옛 마조단 터임을 기념하는 비석이 있다.

 

 하루종일 비를 뿌려 당초 예정시간을 넘겨 시작된 마조제는 제사의 구성과 의의를 설명하는 개회사를 시작으로 한국스카우트 기마대 김명기 대장의 인사말과 제의가 이어졌다. 마조단 앞쪽에 말안장을 놓고 제사상은 풀과 곡식 등 말의 먹이로 구성됐다. 내빈들은 손을 씻은 다음 술을 따르고 절을 올렸다. 절이 끝난 후에는 한국마문화학회 남도영 회장의 축사가 있었다.

 

 남 회장은 축사에서 "마조제는 국가적으로 큰 행사임과 동시에 조선말까지 이어왔던 우리의 전통적 행사였다. 병조 산하에 있는 전국 목장과 말 사육을 책임지고 있는 사복시목장 즉 살곶이목장이 있는 현재 한양대학교 캠퍼스가 위치한 마조단에서 길일을 택하여 집행됐다."며 "말의 수호신인 마조, 최초로 말을 기른 사람인 선목, 말을 처음 탄 사람인 마사, 말을 해롭게 하는 신인 마보의 신위가 각각 모셔졌다."고 마조제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남 회장은 또한 젊음과 도전 그리고 이상을 추구하며 사회봉사를 신조로 구성된 스카우트 기마대를 격려했다.

 

   
 

 이어서 조병로 경기대 교수는 "이번 기마대의 국토종주는 최초로 말을 타고 간다는 점, 옛 조상의 길을 따라 간다는 점, 마문화 유적을 답사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면서 "옛날같지 않은 도로사정과 사회여건 속에서 말을 타고 서울에서 제주까지 옛 역로를 따라서 답사한다는 것은 다소 모험이기도 하지만 그 역참로를 떠나는 출발을 마조제로 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스카우트 기마대는 그동안 청소년 승마 기술 보급과 함께 호스피스(완치가 불가능한 말기환자와 가족들을 돌보는 활동) 봉사활동을 전개해왔으며 이번 답사여행은 오는 25일부터 열리는 제주 patrol 잼버리 행사에 참여하는 것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마조제 행사에는 학술정보관에서 공부하고 있던 학생들이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참관하기도 했다. 김우경(언정대·신방 2) 양은 "학교 내에 이런 곳이 있는 줄 전혀 몰랐다."며 마조제를 흥미롭게 지켜봤다.

 

방미연 학생기자 bigbang@i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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