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과 함께 '대중의 국제정치학'을 펴낸 은용수 교수(정치외교학과)


은용수 교수는 작년 12월 다양한 학과의 학생들과 함께 국제정치와 외교안보문제를 고민하고 집필해 '대중의 국제정치학'을 출간했다. 이 책은 국제정치학의 대중화, 더 나아가 '대중의 국제정치학'을 추구한다. 이렇게 국제정치의 중요한 문제들을 다루는 전문 학술서를 학생이 중심 저자가 되어 출간되는 사례는 한국의 대학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은 교수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은용수 교수는 작년 12월 20일 학생들과 함께 집필한 책 '대중의 국제정치학' 을 출간했다.

1. 교수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양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소속인 은용수 교수라고 합니다. 주로 국제정치 분야에 대한 연구를 해왔고, 이를 바탕으로 책과 논문을 많이 써왔습니다. 

2. 기사로 책을 접할 독자들을 위해, 교수님의 저서 <대중의 국제정치학>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 책은 작년에 했던 수업 <외교정책의 이해>의 일환입니다. 다양한 학과에서 모인 학생들의 저작을 모았습니다. 학생이 지식의 소비자가 아닌, 지식의 생산자로서 역할을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까지 학부생이 전공서를 쓰는 것은 없었던 일입니다. 학생들이 지식을 습득하는 역할에서 벗어나서 생산자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에는 학생들이 지식의 생산자로서 외교, 국제 정치 이슈를 파고 들어가 보려는 노력이 들어가 있습니다. 실제로 저도 이 책에 애정이 많고, 학생들에게도 자부심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3. <대중의 국제정치학>에서는 대중의 국제정치학을 다루는 전문학술서에 저자로 학생들이 참여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런 기획을 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 은용수 교수는 "학생이 지식의 소비자가 아닌 지식의 생산자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부를 하다 보니 제도권 학자로서 자아 성찰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도권 내 학문은 너무 전문화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실 세계와 학계 간의 간극이 심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간극을 좁히고자 생산 주체로써 지식 생산자가 누군지 개념 정리를 다시 해보자는 이야기를 하려고 했습니다. 꼭 전문 학위 있는 사람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지식 생산 행위자를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경계를 허물 필요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전쟁이나 평화 등을 일반화된 관점에서만 바라보게 되면, 일상이나 생활 세계 면에서는 접근하는 것에 한계가 있습니다. 개개인이 인지하는 이슈에 대해서 다른 점을 부각해 지식의 장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4. 국제정치연구에서는 학술적 정밀성만큼이나 대중 시민들이 서술의 주체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특히 대중에게 국제정치연구가 중요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정밀성이 중요하지만,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본 정부가 생각하는 국가안보와 일본 시민이 생각하는 국가안보가 다를 수 있는 것처럼, 대중, 시민의 시각에서 마이크로 단위로 보았을 때 제도권에서 하는 이야기와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통일된 정치적 사유는 놓칠 수밖에 없는 부분이 많은데, 생활 속에서 시민의 시각으로 보는 국제정치에는 협력이나 연대 등 이제까지 놓친 지점이 보였습니다. 이런 부분까지 끌어들여서 연구의 다원성을 확보하고 간극을 해결해보고 싶었습니다. 

5. 교수님의 영문 저서 <국제관계학에서의 다원주의와 이론적 관여>에서 ‘주류 언어로 말 걸기’를 강조하신 인터뷰를 봤습니다. ‘주류 언어로 말 걸기’ 전략과 대중이 서술의 주체가 되는 전략은 서로 차이가 있어 보여서 흥미로웠습니다. 이 두 가지 전략이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은용수 교수는 "통념이나 주류의 시각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의심해보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주류 언어로 말 걸기'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다루어야 합니다. 글로 정리되어 책으로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주류의 수단이기 때문에,그런 지점에서 두 가지 프로젝트는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또한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주류의 시각을 재해석하는 데에 의의가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대중 시민의 시각으로 국제 정치 분야를 재해석했기 때문에 독자들에게는 새로운 그림이 될 수 있습니다. 

6. 마지막으로 한양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나 조언 부탁드립니다. 

통념이나 주류의 시각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의심해보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럴 때 창의적인 생각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주류적인 시각과 통념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새로운 생각을 하기 힘들어집니다. 대안적 시각을 통해 유연하게 탐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주류 통념이 적절하지 않다거나, 공평하지 않다거나, 정의롭지 않다고 한다면 대안이 필요합니다.  교과서에서의 많은 내용은 통념적인 부분이 많습니다. 그런 부분을 지적해나가면서 자신만의 목소리를 가다듬어가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본 내용은 2020. 3. 28 백남학술정보관 공식 블로그에 게시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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