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 김종태씨의 '사당역 42' 수상

'제22회 시문학축제'의 수상작이  공개됐다. 한양대 ERICA학술정보관은 11월 2일부터 11월 27일까지 약 한 달간 내면의 시인을 깨울 수 있는 시 창작 대회인 '제22회 시문학축제'를 개최하며, 11월 27일 수상작을 발표한 바 있다. 대회는 '시이어짓기'와 '자유형식'으로 총 두가지 부문으로 구성됐다.

'자유형식' 부문 참가작은 모두 시인 오은의 작품인 '나는 오늘'의 글감에 맞춰 자신만의 시상을 창의적으로 전개하여 작성되어야 한다.  글감은 '나는 오늘'로 지정됐다.

장원으로는 김종태씨(안산시)의 '사당역 42'가 선정됐다.

▲장원 '사당역 42' ⓒ한양대학교 ERICA학술정보관
▲장원 '사당역 42' ⓒ한양대학교 ERICA학술정보관

사당역은 2호선과 4호선의 환승역이다. 이를 '사당역 42'라는 제목으로 중의적으로 표현해냈다. 화자는 사당역의 붐비는 인파를 하나의 '연어 떼'로 묘사하며, 항상 넘치는 인파로 북적북적한 사당역을 연어떼가 집을 찾아 몰려든 모습으로 비유한 표현이 인상적이다.

차상에는 이기연씨(안산시)의 '무제'와 이현승씨(한양대)의  '크레바스'가 선정됐다.

'무제'는 신촌 어느 감나무를 통해 만들어진 한 공책의 시점으로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손을 '가장 맛있는 요리책'으로, 눈을 '가장 어여쁜 꽃'으로 감각적이게 묘사한 부분이 감명깊다.

▲차상 '무제' ⓒ한양대학교 ERICA학술정보관
▲차상 '무제' ⓒ한양대학교 ERICA학술정보관

크레바스는 본래 빙하나 눈 골짜기에 형성된 깊은 균열을 뜻한다. '크레바스''의 구절 중 하나인 "우리가 짓지도 않은 이름으로 남는다는 것, 나는 아직 거기 있을까 여전히 같은 구렁을 바라보면서 낙하만을 꿈꾸고 있을까"에서는 어쩐지 깰 수 없는 깊은 무력감을 느낄 수 있다.

▲차상 '크레바스' ⓒ한양대학교 ERICA학술정보관
▲차상 '크레바스' ⓒ한양대학교 ERICA학술정보관

차하에는 주홍연씨(한양대)의 '달', 한나경씨(동국대)의 '비둘기', 임진주씨(한양대)의 '인턴 일기'가 선정됐다.

'달'은 제목과 동일하게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는 별들과는 달리 빛을 낼 수 없는 별인 '달'을 주제로 삼았다. 달의 시점에서 자신은 그 저 저 멀리 아스란히 흘러나오는 빛을 반사하는 볼품없는 돌덩어리일 뿐이다. 하지만 달은 누군가에게는 길을 걸을때의 벗이 되고, 소년에게 위로가 된다. 등대없는 바닷길 사공에게는 하나의 나침반이 되어준다. 시의 후반부에서 달은 '누군가의 빛'이 된다.

▲차하 '달' ⓒ한양대학교 ERICA학술정보관
▲차하 '달' ⓒ한양대학교 ERICA학술정보관

'비둘기'는 화자가 누군가에게 말을 건내는 듯한 대화체로 구성됐다. "말하는 비둘기를 보았다"며 "사람 대신 취업도 하겠다"는 표현에서 작가의 재치가 엿보인다. 화자와 비둘기는 대화를 나눈다. 화자는 비둘기에게 인간의 삶에 대하여, 비둘기의 삶에 대하여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구구구'일 뿐, 여느때와 다름이 없다. 시의 후반부에서 '말하는 비둘기'를 본 화자는 어느덧 자신이 그 비둘기가 되어있다.

▲차하 '비둘기' ⓒ한양대학교 ERICA학술정보관
▲차하 '비둘기' ⓒ한양대학교 ERICA학술정보관

'인턴 일기'는 인턴 직급을 가지고 있는 화자를 대상으로 전개된다. 모든 직급에서 가장 낮은 인턴이라는 직급은 누가 물어봐도 모든 이야기를 답할 수 있는 '노트북'으로, 있는 듯 없는 듯 항상 존재하는 '공기'로, 소비효율 1등급이되기 위해 애쓰는 '냉장고' 등으로 묘사된다. 다양한 비유로 인턴의 하루를 일기처럼 묘사한 부분이 인상깊다. 

▲차하 '인턴일기' ⓒ한양대학교 ERICA학술정보관
▲차하 '인턴일기' ⓒ한양대학교 ERICA학술정보관

한편, ERICA학술정보관은 이번 대회를 통해 코로나19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도 지치지 않고, 시문학축제에 도전한 이들의 꿈과 열정을 응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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