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요 클리닉과 공동으로 머신 러닝을 이용한 간 질병 분류 기술 개발
치의학과, 심장내과 등 다양한 의료 분야에 인공지능 기술 도입
“인공지능의 발달이 의학의 진보에 기여할 것"

인공지능은 다양한 분야에서 인류의 삶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과의 협업에 몰두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의학과의 협업은 인간의 생존과 관련돼 있기에 더욱 관심이 높다. 한양대학교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노영균 교수는 머신 러닝을 이용한 질병 진단 기술을 통해 인공지능과 의학의 융합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노 교수로부터 그간의 연구 성과와 인공지능을 통한 질병 진단 기술의 전망에 대해 들었다.

▲ 노영균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교수
▲ 노영균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교수

노 교수는 지난 2021년 1월 미국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의 안철하 소화기 내과 전임의와 함께 머신 러닝을 이용한 ‘간 질병 분류 기술’을 개발했다. 메이요 클리닉은 US News & World Report가 발표한 ‘미국 최고의 병원’에 7년 연속 선정된 최고 수준의 종합병원이다. 노 교수와 메이요 클리닉의 공동 연구는 같은 해 11월 미국 학회인 AASLD Liver Meeting에 발표돼 ‘영예의 논문(Poster of distinction)’에 선정되기도 했다.

메이요 클리닉은 노 교수에게 머신 러닝을 통해 ‘알코올성 간 질환’과 ‘비알코올성 간 질환’을 구분해 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알코올성 간염과 비알코올성 간 질환인 담관염(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십이지장으로 보내는 담관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은 서로 다른 질환이지만, 우상복부 통증과 담즙정체선 간수치 이상, 전신의 염증 반응 등 임상적으로 비슷한 모습을 보여 구분이 어렵다. 비만으로 인한 간 질환 역시 알코올성 간 질환과 구분이 쉽지 않다.

이런 질환들을 구분하기 위해 노 교수는 메이요 클리닉의 방대한 데이터를 머신 러닝으로 학습하고 분석했다. 그 결과 알코올성과 비알코올성 간 질환을 구분하는 데 성공했고, 정확도가 90퍼센트에 이르렀다. 고도로 훈련된 병리학자에게도 쉽지 않은 작업을 머신 러닝으로 해낸 것이다.

 

▲ 노 교수는 다양한 의료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통한 질병 진단 기술을 연구 중이다. ⓒ 노영균 교수
▲ 노 교수는 다양한 의료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통한 질병 진단 기술을 연구 중이다. ⓒ 노영균 교수

노 교수는 이 성과의 공을 안철하 전임의를 비롯한 메이요 클리닉 의료진에게 돌렸다. 그들은 머신 러닝이 의학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고 노 교수의 연구에 대해 깊은 신뢰를 보였다. 노 교수 역시 메이요 클리닉의 풍부한 임상 경험과 데이터를 믿었기에 성공적인 협업이 가능했다.

지난해 8월 노 교수는 치의학 관련 질병 진단 기술도 개발했다. 그는 경희대 치과대학 이현희 교수팀과 함께 ‘인공지능으로 MRI 상 턱관절 변위 등을 자동 진단하는 기술’에 대한 논문을 국제저널인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했다. 이 기술은 턱관절 장애 환자의 디스크 전방 변위를 신속·정확하게 확인하는 등 치의학 진단 신뢰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병리학자인 민경환 의학과 교수와도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연구 분야도 간 질환 외에 심장내과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있다. 그는 다양한 의료 분야를 다루는 만큼 각각의 분야에 적합한 알고리즘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는 이런 노력을 집을 짓는 목수에 비유했다. “목수가 집을 지으려면 그 집에 맞는 공구를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내가 가진 공구에 집을 맞출 수는 없으니까요.”

 

▲ 노 교수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이 의학의 진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게티이미지
▲ 노 교수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이 의학의 진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게티이미지

인간의 생명과 관련된 의학을 다루기에, 노 교수는 기술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99퍼센트의 정확도라 할지라도 1퍼센트의 부정확한 예측 때문에 잘못된 처치를 받게 하거나, 생명을 잃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머신 러닝을 통한 질병 진단 기술이 실제 현장에서 쓰이기 위해서는 여전히 많은 검증과 실험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교수는 인공지능이 앞으로의 의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전망했다. 인공지능을 통해 의사들이 질병을 파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줄어들 뿐 아니라 진단의 정확도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환자들도 정확한 데이터를 통해 진단받기 때문에 의료진을 더욱 신뢰할 수 있다. 검사나 진단 시간이 줄어드는 것도 환자들이 얻게 될 긍정적 효과 중 하나다.

향후 계획에 대해 노 교수는 “메이요 클리닉과 머신 러닝을 통한 질병 진단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학교 연구실에도 연구 과제들이 쌓여 있다는 그는 “은퇴할 때까지 인공지능 연구를 하게 될 것 같다”며 “인공지능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관련기사

키워드

'한양위키' 키워드 보기 #노영균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SDG3 #SDG9
저작권자 © 뉴스H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