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렉서스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한 한국인 팀
온전한 친환경을 지향하는 ‘제로백’
렉서스 디자인 어워드 수상은 도전으로 얻은 소중한 경험

‘렉서스 디자인 어워드 2023’에 박경호(산업디자인학과 4), 허예진(주얼리·패션디자인학과 4) 씨로 구성된 한국인 팀이 수상을 했다. 이 어워드는 렉서스가 신진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실시한 국제 디자인 공모전이며 한국인 수상은 5년 만이다. 63개국, 2068개 출품작 중 단 4개의 수상작에 속한 유일한 한국인 수상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박경호(산업디자인학과 4), 허예진(주얼리·패션디자인학과 4) 씨는 렉서스 디자인 어워드 2023의 유일한 한국인 수상팀이 됐다. ⓒ 허예진 학생
▲ 박경호(산업디자인학과 4), 허예진(주얼리·패션디자인학과 4) 씨는 렉서스 디자인 어워드 2023의 유일한 한국인 수상팀이 됐다. ⓒ 허예진 학생

 

간편함과 제로웨이스트가 강점인 ‘제로백’

박 씨와 허 씨는 고보형 산업디자인학과 교수의 ‘리빙웨어디자인’ 수업에서 출품 주제를 떠올렸다. 이 수업에서 친환경을 통한 사회적 문제 해결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었다. 대중과 친환경으로 공감하고, 대중에게 온전한 친환경 패키지를 선사하는 것이 그들의 목표였다. 박 씨는 “사람들이 옷을 살 때 나오는 많은 쓰레기를 줄이는 방안에서 작품을 고안하기 시작했다”며 “저희 팀의 목표는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는 동시에 쓰레기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 이들은 대중과 친환경으로 공감하기 위한 작품을 출품했다. ⓒ 허예진 학생
▲ 이들은 대중과 친환경으로 공감하기 위한 작품을 출품했다. ⓒ 허예진 학생

‘제로백’은 렉서스 디자인 어워드2023에서 수상을 차지했다. 박 씨는 “제로백이 큰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이유는 간편함과 제로웨이스트이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제로백은 수용성 플라스틱이 포함된 종이 세제를 재단해 만든 새로운 의류 포장지다. 제로백을 사용하면 옷에서 나온 화학물질을 제거하면서도 쓰레기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제로백 안에 있는 담긴 의류를 처음 입기 전에 제로백과 의류를 함께 세탁하면 된다. 허 씨는 “제로백 자체가 수용성이고 종이 세제가 붙어있기에 옷과 제로백을 통째로 세탁기에 넣으면 세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제로백은 일상의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기에 진정한 제로웨이스트가 가능하다. ⓒ 허예진 학생
▲ 제로백은 일상의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기에 진정한 제로웨이스트가 가능하다. ⓒ 허예진 학생

제로백은 진정한 제로 웨이스트가 가능하기에 패키지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 박 씨는 “요즘 종이나 옥수수 패키지 등 친환경 패키지가 많이 나오는데, 이것들이 자연에서 분해되기 위해서는 결국 특정한 조건이 필요하다”며 “제로백은 제품을 받고 사용하는 과정에서 환경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고 사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의 패키지는 물건을 보호하고 예쁘게 보이기 위한 것이었다”며 “제로백은 패키지와 제품 사이에 상호작용이 가능해 소각 시설이 필요 없고 사용자가 직접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로백과 멘토링이 만나다

렉서스 디자인 어워드 2023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한 디자인’을 주제로 사회 이슈와 트렌드를 다뤘다. 4개의 수상팀은 렉서스 측이 제공하는 멘토링을 진행했다. 박 씨는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 각각 피드백을 주신다”며 “어떤 부분을 보완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지 멘토링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제로백은 멘토링 과정에서 더 많은 분야에 적용되도록 연구 중이다. 그는 “지금은 시제품을 만들고 있고 이것을 옷 이외의 다른 분야에 어떻게 적용할지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멘토링 과정을 거쳐 만들어질 시제품은 오는 4월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 전시될 예정이다.

 

▲ 이들은 현재 멘토링 과정을 겪고 있다. 제로백은 멘토링을 통해 오는 4월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 전시될 예정이다. ⓒ 허예진 학생
▲ 이들은 현재 멘토링 과정을 겪고 있다. 제로백은 멘토링을 통해 오는 4월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 전시될 예정이다. ⓒ 허예진 학생

그들은 제로백을 시제품화 하는 과정에서 대중을 설득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 허 씨는 대중에게 제로백의 생소함을 최소화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두 가지의 방안을 미리 일러줬다. 첫 번째는 영상으로 소비자를 설득하는 것이다. 허 씨는 “영상에서 두 가지 쓰레기통을 보여줄 것이다”라며 “하나는 제로백을 사용하지 않아 쓰레기로 꽉 찬 모습을 보여주고 다른 하나는 제로백을 이용해 텅 빈 쓰레기통을 보여준다면 소비자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대중을 설득하는 두 번째 방안은 슬로건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들은 멘토링 과정에서 “NO WASTE, NO GERM”이라는 슬로건을 추천받았다. 허 씨는 “이 슬로건을 통해 대중에게 한 마디로 제로백을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여러분, 도전하세요!

렉서스 디자인 어워드를 통해 느낀 점과 이들이 꿈꾸는 미래를 들어봤다. 박 씨는 “우리 삶에서 쉽게 발견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발견해 이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제시하는 디자이너를 꿈꾸고 있다”고 전했다. 허 씨는 “디자인이 끼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며 “디자인으로 무언가를 해결해줄 수도 있지만, 그것을 넘어 일상에서 재미를 선사할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 이들은 도전의 가치를 통해 좋은 경험을 얻을 수 있었다. ⓒ 허예진 학생
▲ 이들은 도전의 가치를 통해 좋은 경험을 얻을 수 있었다. ⓒ 허예진 학생

렉서스 디자인 어워드는 이들에게 도전의 가치를 다시금 깨닫게 했다. 허 씨는 “렉서스 디자인 어워드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과 소통했으며 시야가 많이 트였다”며 “사람들이 작은 기회나 도전이더라도 꼭 직접 도전해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박 씨도 “무엇이든지 한 번 저질러 보는 것이 좋다”며 “세상을 불편하게 보는 시각으로 물음표를 던지면서 주변을 관찰하는 과정은 새로운 디자인이 나올 수 있는 원동력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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