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방사선공학연구실, 새로운 형태의 인체 전산 모델 개발
ICRP 차세대 국제 표준 모델로 채택돼
“인체 전산 모델 제작의 패러다임을 바꿀 기회”

김찬형 원자력공학과 교수가 이끄는 첨단방사선공학연구실이 새로운 형태의 인체 전산 모델을 개발했다. 복잡한 인체 구조를 정확히 모델링해 방사선 피폭에 따른 인체 위해도 평가 및 방사선량 계량에 활용할 수 있다. 방사선 방호뿐 아니라 방사선 치료와 전자파 측정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이다. 새로운 모델을 개발해 인체 위해도 평가의 지평을 넓힌 김 교수를 만났다.

 

▲ 김찬형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방사선 피폭 시 인체 위해도 평가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인체 전산 모델을 개발했다. ⓒ 김찬형 교수
▲ 김찬형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방사선 피폭 시 인체 위해도 평가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인체 전산 모델을 개발했다. ⓒ 김찬형 교수

 

인체 전산 모델이란?

인체 전산 모델은 일반적으로 방사선량의 계산에 활용된다. 먼저 인체 전산 모델을 컴퓨터에 입력한 후 주변 구조물과 방사선원 등을 분석한다. 이후 몬테카를로 전산모사 코드(방사선을 수송시키는 코드, MCNP)를 실행하면 각 장기나 조직에 들어가는 방사선량을 계산할 수 있다. 이렇게 측정된 방사선량으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인 '위해도'를 평가할 수 있다. 

기존의 인체 전산 모델은 '복셀(Voxel) 구조'로 제작됐다. 복셀은 부피를 뜻하는 Volume과 화면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Pixel의 합성어다. 지금까지는 작은 직육면체 형태의 복셀을 레고처럼 쌓아 인체의 장기나 조직을 모델링했다. 김 교수는 "복셀 구조의 방식은 표면 형태가 계단식이어서 완전한 모사가 어렵고, 줄기세포 층처럼 얇거나 작은 구조를 표현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 복셀(Voxel) 구조로 이루어진 기존 인체 전산 모델의 한계점을 설명한 자료다. 복셀 구조는 작은 직육면체 형태로 이루어져 있어 신체 구조를 정밀하게 묘사하기 어렵다. ⓒ 김찬형 교수
▲ 복셀(Voxel) 구조로 이루어진 기존 인체 전산 모델의 한계점을 설명한 자료다. 복셀 구조는 작은 직육면체 형태로 이루어져 있어 신체 구조를 정밀하게 묘사하기 어렵다. ⓒ 김찬형 교수

김 교수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했다. '사면체 메시(Mesh) 형태'의 새로운 인체 전산 모델을 개발한 것이다. 사면체 메시 형태는 네 개의 삼각평면으로 둘러싸인 입체 구조로 이루어진 격자 형태를 의미한다. 그는 "사면체 메시 형태의 인체 전산 모델은 장기와 조직을 매우 정밀하게 모델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제작된 인체 모델의 체형과 자세까지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다"고 장점을 말했다. 

해당 모델은 방사선량의 계산과 더불어 방사선 작업자의 움직임까지 파악할 수 있다. 모션 캡쳐 기술을 활용해 작업자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작업자의 피폭 선량(방사선 에너지의 양)을 더욱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다.

 

새로운 인체 전산 모델, ICRP 국제 표준 모델로 채택돼 

김 교수가 개발한 사면체 메시 형태의 인체 전산 모델은 가치를 인정받아 'ICRP(International Commission on Radiological Protection, 국제 방사선 방호 위원회)' 국제 표준 모델로 채택됐다. 그는 "10여 년의 노력을 거쳐 제작한 인체 전산 모델이 ICRP 국제 표준 모델로 채택돼 기쁘다"며 "인체 전산 모델 제작의 패러다임을 바꿀 계기로 작용하게 돼 영광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 ⓒ 김찬형 교수
▲ 김 교수가 이끄는 첨단방사선공학연구실 연구팀. 새롭게 개발한 인체 전산 모델을 중심으로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찬형 교수

새로운 인체 전산 모델은 방사선 분야를 넘어 새로운 분야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김 교수는 "새로운 인체 전산 모델은 방사선량 계산뿐만 아니라 전자파 접촉이나 자동차 사고 발생 시에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 계산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며 "그 밖에도 정밀 전산 모사를 요구하는 분야에 다양하게 쓰일 것이다" 고 설명했다. 

 

향후 계획과 목표

김 교수는 현재 방사성 물질이나 핵물질의 위치를 영상화해 탐지하는 '감마선 영상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또한 즉발 감마선(핵분열이 일어나는 순간에 방출되는 감마선)을 이용해 양성자 치료 빔이 체내에 들어가는 깊이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장비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그는 "향후 전 세계 전문가들이 인체 전산 모델을 좀 더 쉽게 사용하도록 돕는 연구를 수행하고자 한다"며 "이를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GUI(Graphical User Interface) 기반의 몬테카를로 전산 모사 코드를 개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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