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호 교수, 보건복지부 주관 2023년 치매 극복의 날 국무총리 표창
수십 년간 치매 관련 연구를 해오며 보건의료기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 인정
한양과 36년을 함께하며 좋은 연구자, 좋은 의사, 좋은 교육자로

치매 극복의 날은 매년 9월 21일이다. 치매 관리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치매를 극복하기 위한 범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법정기념일이다. 치매 극복의 날을 맞아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된 2023년 기념행사에서 고성호 의학과 교수가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치매 예방과 치료에 힘쓰며 환자를 위해 헌신하는 고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올해 '치매 극복의 날' 기념행사에서는 치매 극복과 치료에 앞장선 연구자들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고 교수는 '치매 극복의 날' 기념행사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 박서영 기자
▲ 올해 '치매 극복의 날' 기념행사에서는 치매 극복과 치료에 앞장선 연구자들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고 교수는 '치매 극복의 날' 기념행사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 박서영 기자

 

고성호 교수와 '치매 극복의 날'

고 교수는 2007년 한양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래로 꾸준히 치매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그는 뇌경색과 신경퇴행성질환인 치매와 파킨슨병에 대해 연구를 지속해 오고 있다. 대한퇴행성신경질환학회 우수논문발표상, 대한치매학회 우수구연발표상 등을 통해 그는 우수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았다. 다양한 신경과 관련 학회 활동을 통해 보건의료기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9년에는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은 바가 있다.

올해 '치매 극복의 날' 행사에서 고 교수는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치매 극복의 날’은 전 세계적으로 범용되는 기념일이다. 치매 환자 수 증가에 대해 선제적으로 경각심을 갖고 전 세계적인 관심을 두도록 마련한 행사이다. 행사에서는 치매 극복과 치료에 기여한 연구자를 선정해 수상이 진행된다. 이번 국무총리 표창은 고 교수의 지난 20여 년간의 연구, 진료 및 학회 활동 등 다방면에서의 공로를 인정하는 데에서 의의가 깊다.

 

▲ 국무총리 표창을 받고 있는 고 교수의 모습이다. 이 표창은 그간 고 교수의 연구 성과와 공로를 인정하는 의미에서 그 의의가 깊다. ⓒ 고성호 교수
▲ 국무총리 표창을 받고 있는 고 교수의 모습이다. 이 표창은 그간 고 교수의 연구 성과와 공로를 인정하는 의미에서 그 의의가 깊다. ⓒ 고성호 교수

2025년에 한국의 65세 인구가 20퍼센트를 넘을 것으로 예상돼 초고령 사회 진입이 예측된다. 고 교수는 ‘치매 극복의 날’이 초고령사회로의 전환 시기에서 중요한 행사임을 강조했다. 고 교수는 “치매의 원인이 다양하나 주원인은 알츠하이머병이다”며 “이에 전 인류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증가하는 고령인구와 비례해 치매 환자 또한 급속도로 늘어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2060년에 치매 환자는 300만 명으로 예상되며 전체 인구 감소 폭으로 봤을 때 인구의 10%가 치매 환자가 되는 것이다”며 “미래를 위해 관련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경학 연구자로의 독자적인 길

신경학이 고 교수에게 미지의 세계처럼 다가왔기에 그는 신경학 연구를 택했다. 그는 “과를 선택할 때 신경계 뇌에 대해 밝혀진 것이 많이 없었다”며 “그 당시 미국에서 ‘Decade of Brian’이 선언되며 신경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고 교수는 뇌에 대한 연구가 비교적 적고, 신경과 질환 중에 난치성 질환이 많다는 점에 자연스레 신경학에 관심을 두게 됐다. 그는 “난치성 질환의 해결책을 직접 연구해 보고 싶은 열정과 신경학이 환자들에게 큰 도움을 주는 학문이 될 것으로 생각해 선택하게 됐다”고 답했다.

고 교수는 신경학의 다양한 분야 중에서도 알츠하이머병 관련된 다양한 연구 결과들을 세계적인 저널에 많이 게재했다. 그의 연구는 바이오 생체표지자 진단 관련 연구와 치료제 개발로 나뉜다.

그는 효과적인 치료 환자 선별을 위한 혈액 생체 표지 발견에 성공해 우수 논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치매 발병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을 제거하여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획기적인 치료제가 발견됐다. 고 교수는 이 획기적인 치료제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혈액 생체 표지 연구를 진행한 것이다.

 

▲ 2019 CTAD 국제학회발표 현장에서 발표를 진행하는 고 교수의 모습이다. 고 교수는 치매 치료법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하며 국제적으로 여러 성과를 인정받았다. ⓒ 고성호 교수
▲ 2019 CTAD 국제학회발표 현장에서 발표를 진행하는 고 교수의 모습이다. 고 교수는 치매 치료법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하며 국제적으로 여러 성과를 인정받았다. ⓒ 고성호 교수

생체 표지를 찾는 것의 중요성은 비용 절감 및 후속 치료 계획 선정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 교수는 “치료제 및 관련 기기의 비용이 매우 비싸기에 신중한 사용이 요구된다”며 “혈액 생체 표지를 통해 치료제 사용 시 효과를 미리 알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연구를 통해 환자들은 초기 진단 및 초기 치료를 받을 수 있으며, 환자 혈액의 정보를 통해 경도인지장애 여부를 예측해 후속적인 치료를 미리 진행할 수 있다. 또한 그의 연구는 상위 1% 연구 논문으로 인정받아 ‘임팩트 팩터’로 선정돼 전 세계 학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줬다.

고 교수는 치매 치료제 개발에도 성공했다.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 베타(Aβ)로 구성된 병원성 아밀로이드 섬유 응집체에 의한 연쇄적인 작용으로 발병된다.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섬유 응집체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 치료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고 교수의 연구팀은 신경 염증을 개선해 연쇄적으로 아밀로이드 베타 감소를 유도하는 종합적인 치료제를 개발했다. 신경 염증을 제거함에 따라 염증으로 인한 증상도 감소하고 아밀로이드 베타가 줄어듦에 따라 치매 증상이 완화되는 것이다.

 

연구자, 의사, 교육자 고성호

고 교수는 대한치매학회 간행 이사도 맡고 있다. 대한치매학회는 학회지 ‘Dementia and Neurocognitive Disorders’를 발행한다. 그는 학회지에 투고된 논문들을 선별해 기재 여부를 편단하고 검수한다. 고 교수는 이 활동을 통해 국제학회지로서 대한민국의 신경학 연구를 알리고 세계적으로 대한치매학회의 위상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 보건의료기술진흥 유공자 정부포상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하고 있는 2019년 고 교수의 모습이다. ⓒ 고성호 교수
▲ 보건의료기술진흥 유공자 정부포상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하고 있는 2019년 고 교수의 모습이다. ⓒ 고성호 교수

고 교수는 일주일에 5번 진료를 해야 하고, 교육 실습을 나오는 학생 및 대학원생과 지속적인 면담을 진행한다. 병원 일이 끝나면 외부 학회 활동에 참여하며 시간을 보낸다. 바쁜 와중에도 고 교수가 17년간 꾸준히 연구할 수 있던 원동력은 ‘그저 좋아서’였다.

그는 “사실 연구와 진료, 교육까지 세 가지를 모두 열심히 하는 것이 절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고 교수는 “많은 일에 지쳐 회의감이 들 때도 있지만 늘 결론은 같다”며 “이 일을 좋아하고 스스로 뿌듯하기에 계속해서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환자를 돕는 선한 행위' 꿈꿨다. 그는 “환자 진료를 하며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더 넓은 의미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근본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환자들에게 치료할 수 있는지 실험을 통해 확인하고, 그 결과를 접목해 치료하는 것이 정말 뿌듯하고 좋다”고 답했다.

 

▲ 그의 연구실 곳곳에는 제자들에 대한 애정과, 제자들의 고 교수를 향한 존경심이 담긴 여러 물건을 찾아볼 수 있다. 고 교수는 학생들과 활발히 소통하며 학생들이 성장하도록 돕는다. ⓒ 박서영 기자
▲ 그의 연구실 곳곳에는 제자들에 대한 애정과, 제자들의 고 교수를 향한 존경심이 담긴 여러 물건을 찾아볼 수 있다. 고 교수는 학생들과 활발히 소통하며 학생들이 성장하도록 돕는다. ⓒ 박서영 기자

교육자로서 고 교수는 “최고의 교육자가 되지는 못할 수 있지만, 좋은 교수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고 답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같이 소통하며 도와준다”며 “학생들이 편한 분위기 속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고 교수와 활발히 소통하며 양질의 교육을 이어간 많은 학생은 모두 원하는 기업에 취직하거나, 목표를 이뤘다. 이는 고 교수에게 또 다른 원동력이다.

 

한양과 함께한 '36년'

고 교수는 1988년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한 이래로 석사 학위 및 박사 학위를 한양대 대학원에서 취득했다. 또한 한양대 의학과 교수 및 한양대 구리 병원 재직까지 그의 인생을 한양과 함께하고 있다. 고 교수는 “의학을 공부하기 시작한 처음부터 우수 연구자가 된 지금까지 한양과 함께했기에 한양이 정말 소중하다”며 “모든 학위를 한양대에서 취득했기에 한양과 관련된 동기와 선후배도 많아서 한양에 특히 깊은 애정이 있다”고 전했다.

 

▲ 박사학위우수논문상을 수상하며 2007년에 박사 학위를 취득한 고성호 교수의 모습이다. 그에게는 36년 동안 한양과 함께하며 쌓은 소중한 추억이 가득하다. ⓒ 고성호 교수
▲ 박사학위우수논문상을 수상하며 2007년에 박사 학위를 취득한 고성호 교수의 모습이다. 그에게는 36년 동안 한양과 함께하며 쌓은 소중한 추억이 가득하다. ⓒ 고성호 교수

그는 학부 시절을 추억하며 한양대 의과대학 오케스트라 동아리 ‘Chiron(키론)’에서의 활동을 떠올렸다. 고 교수는 “소위 말하는 음치, 박치여서 악기 연주가 정말 어려웠다”며 “실력이 늘기까지 오래 걸렸지만, 본과 4학년까지 활동하며 끝까지 마쳤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잘하지 못하는 일을 참으며 하는 일이 절대 쉽지 않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낸 것의 의미가 정말 깊다”며 “동아리 활동을 통해 인내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고 교수는 “학교를 거쳐 사회로 진출하면 의지와 상관없이 정말 힘든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며 “힘든 과정을 해나가며 버틴 경험이 나중에 나아가 버틸 힘이 돼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 당시에 깨달은 삶의 자세를 지금까지도 적용하고 있다”며 “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인내의 마음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 고 교수의 우수한 연구 성과를 보여주는 여러 상장의 모습이다. 그는 환자를 위해 일하고 연구하면서 자신만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 박서영 기자
▲ 고 교수의 우수한 연구 성과를 보여주는 여러 상장의 모습이다. 그는 환자를 위해 일하고 연구하면서 자신만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 박서영 기자

마지막으로 고 교수는 의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했다. 그는 “학생 때 꿈꿨던 그 마음 그대로 자신만의 목표를 세우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의료인의 시선에서 안타까운 것이 의료 현장이 왜곡돼 있다는 것이다”며 “특정 전공과를 기피하며 의료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추세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자신의 길을 선택하는 데 정말 열정을 느끼고 좋아하는 일인지 자기 마음을 잘 들여다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양인에게 그는 “사회에 나가면 현재의 삶과 과업에 집중하는데 바빠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할 시간이 없다”며 “시간적 여유가 있고 기회가 있는 대학생 시절에 진로를 치열하게 고민해 보며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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