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지능,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통해 가상 인간을 구현해내
현실과 가상 세계가 공존하는 미래가 열릴 것

▲ 박종일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교수
▲ 박종일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교수

지난여름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전 세계를 여행하는 사진을 올리던 ‘로지’는 현재 연간 15억 원의 수익을 올리는 기록을 세우며 가상 인간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광활한 가상이라는 공간에서 현실 세계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의 발전과 윤리 의식 및 방향성에 관한 논의가 뜨겁다. 가상 인간의 세계에 관해 박종일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교수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가상 인간은 실제 인간의 모든 면을 컴퓨터가 모방해 만들어낸 것을 뜻한다. 가상 인간은 정신적 기능을 표현하기 위한 인공지능(AI), 외형과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한 컴퓨터 그래픽(CG), 활동 공간인 메타버스 등이 혼합된 현대 기술의 집약체다. 감정과 지능 등 정신적 기능을 구현하고자 사물, 동작, 음성 인식 기술부터 표정, 감정, 상황 인지까지 고도의 분석 기술이 가상 인간 제작에 필요하다. 가상 인간의 외형과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그래픽 모델 제작, 정확한 실사 재현 등이 필수적이다. 실시간성과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방대한 양의 컴퓨터 계산량이 필요하다.

 

▲ 가상 인간은 인공 지능, 컴퓨터 그래픽, 딥러닝, 빅데이터 등 현대 IT 기술의 총집합체다. 가상 인간이 메타버스와 적극적으로 활용되며 가상과 현실의 융합된 공간이 구축되고 있다. ⓒ 게티 이미지
▲ 가상 인간은 인공 지능, 컴퓨터 그래픽, 딥러닝, 빅데이터 등 현대 IT 기술의 총집합체다. 가상 인간이 메타버스와 적극적으로 활용되며 가상과 현실의 융합된 공간이 구축되고 있다. ⓒ 게티 이미지

가상 인간을 활용하기 위한 학습 기술 역시 중요하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대중, 특히 MZ 세대가 선호하는 외형과 행동 양식을 추출한 후 인공지능의 학습 자료에 반영한다. 이렇게 제작된 학습 자료를 바탕으로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가상 인간에게 특성과 행동을 학습시킨다. 기술적 과정을 거친 가상 인간은 인간의 외형을 한 채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팬데믹을 겪으며 메타버스 시장이 성장했고, 인공지능,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관련 기술이 발전했다. 비대면 사회의 도래와 미디어 소비의 개인화로 인해 인간 소외, 외로움이 사회적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박 교수는 “여러 사회적 요인들의 결합으로 가상 인간 전성시대가 열린 것으로 생각한다”며 “미디어를 통해 좋아하는 대상이 연예인을 넘어,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가상 인간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국내외 기업에는 가상 인간 개발 열풍이 불고 있다. 삼성전자는 가상 인간 ‘네온’과 ‘샘’을, LG전자는 가상 인간 ‘김래아’를 공개하며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 가상 인간의 활동 영역도 확장할 전망이다. 방송사 MBN은 아나운서 김주하 씨를 본떠 제작한 AI 아나운서를 뉴스에 도입했으며, NH농협은행은 가상 인간을 정식 직원으로 채용해 실제 업무에 투입할 계획을 밝혔다.

▲ 영상합성 기술을 활용해 사진 속 일반인을 가상 인간으로 바꿔주는 사업도 흥행 중이다. 이처럼 가상 인간과 관련된 사업의 확장은 무궁무진하다. ⓒ 뉴스 H
▲ 영상합성 기술을 활용해 사진 속 일반인을 가상 인간으로 바꿔주는 사업도 흥행 중이다. 이처럼 가상 인간과 관련된 사업의 확장은 무궁무진하다. ⓒ 뉴스 H

 

가상 인간을 통해 상상 속의 형상과 성격을 지닌 인물을 만들어내거나 실재하는 인물을 가공, 변형할 수 있기에 한계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가상 인간을 악용한 범죄 발생 등 사회적, 윤리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박 교수는 “가상 인간을 다루는 윤리 의식이 중요하므로 메타버스 시대에 걸맞은 보안 및 인증 기술, 법 제도의 정비 등을 통해 부작용을 줄여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상 인간 기술의 지향점은 인간과 구분이 어려운 완벽한 형태의 가상 인간 제작이다. 박 교수는 “관련 기술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기에 조만간 완벽한 형태의 가상 인간이 등장할 것”이라며 “가상 세계에도 현실 세계처럼 멋지고 다양한 세계가 만들어질 것이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이제 현실과 가상 세계가 이음새 없이 공존하는 가상융합 세상이 펼쳐지고, ‘인간-기계 공존 시대(Human-Machine Symbiosis)’가 열릴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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