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빵, '앨버트 반두라의 보보인형 실험'과 연관
“미디어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문화전수, 현명한 미디어 리터러시가 필요한 시점”

▲ 박세진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교수
▲ 박세진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교수

포켓몬빵 열풍 시대다. 포켓몬빵은 1990년대 말 크게 인기를 끌었던 빵으로, 지난 2월 SPC 삼립이 16년 만에 재출시했다. 이런 음식 열풍은 처음이 아니다. 과거 허니버터칩, 진짬뽕 열풍 등 유사한 전례들이 있다. 포켓몬빵 열풍의 이유를 미디어적 관점에서 살펴보기 위해 박세진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교수를 만나봤다.

 

10대에서 50대까지 함께 즐기는 포켓몬빵 열풍

다양한 연령층에 걸쳐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포켓몬빵은 연령대별로 관심을 갖는 이유가 다르다. 박 교수는 10대에서의 인기에 대해 희소가치 상품이라는 점과 또래들에 대한 과시 욕구를 인기 요인으로 꼽았다. 10대의 유행에서 유튜브 등 미디어의 영향도 설명했다. 그는 “포켓몬빵 편의점 투어, 오픈런, 띠부띠부씰(떼었다 붙였다 하는 스티커) 언박싱 등 포켓몬빵과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가 유행에 한몫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2030세대에서의 인기에 대해 '유년 시절의 추억을 회상하는 도구'와 '포테크(포켓몬빵+재테크)의 장'을, 4050세대에서는 '자녀들로 인한 동참'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2030세대에게 포켓몬빵은 향수의 소재이자 구매 자체를 놀이로 느낄 수 있는 계기의 아이템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어렵게 구한 띠부띠부씰을 판매할 경우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젊은 세대가 유행에 동참하게 된 원인으로 설명했다. 이어 박 교수는 "4050세대는 자녀들의 즐거움과 만족을 위해 열풍에 동참하는 '행복한 희생'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 1050세대에 열풍이 불고 있는 포켓몬빵. 포켓몬빵이 갖는 희소성과 열풍을 일으키는 미디어의 역할은 상당하다. ⓒ 정수빈 기자
▲ 1050세대에 열풍이 불고 있는 포켓몬빵. 포켓몬빵이 갖는 희소성과 열풍을 일으키는 미디어의 역할은 상당하다. ⓒ 정수빈 기자

미디어와 문화 확산의 관계, 앨버트 반두라의 보보인형 실험

박 교수는 열풍의 가장 큰 이유를 ‘해당 제품이 갖는 희소성’을 꼽았다. 포켓몬빵의 희소성은 띠부띠부씰의 종류, 포테크의 웃돈 등으로 그 의미가 더 커진다. 또한 미디어의 영향도 빠질 수 없다. 박 교수는 "포켓몬빵 열풍에서 미디어의 역할은 ‘앨버트 반두라의 보보인형 실험’과 연관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보보인형 실험은 폭력적인 영상물을 시청한 아이들이 폭력성을 보이고, 비폭력 영상을 시청한 아이들은 폭력성을 보이지 않는다는 이론이다. 즉, 미디어에 비치는 모습을 모방하는 현상을 설명해주는 이론이다. 박 교수는 “미디어를 통해 포켓몬빵 열풍이 불고, 해당 열풍이 보도나 유튜브와 같은 미디어를 통해 재노출되고 있다”며 “이를 대중이 모방하고, 그 대열에 동참하며 포켓몬빵 열풍은 그 열을 더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 지난 3월 SPC삼립이 과거 높은 인기를 끌었던 포켓몬빵을 새롭게 출시했다. 이는 1050세대에 문화를 확산했으며, 미디어는 그 열을 더했다. ⓒ 삼립 홈페이지
▲ 지난 3월 SPC삼립이 과거 높은 인기를 끌었던 포켓몬빵을 새롭게 출시했다. 이는 1050세대에 문화를 확산했으며, 미디어는 그 열을 더했다. ⓒ 삼립 홈페이지

박 교수가 말하는 미디어가 주는 문화 확산

박 교수는 미디어가 이끌고 확산한 포켓몬빵 열풍에 대해 부정적인 관점을 지니고 있다. 이에 대해 “미디어가 사회 현상에 대한 비판적인 관점을 제시하고 잘못된 현상을 바로잡기보다 무분별한 소비를 조장하고, 사회 갈등을 유발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서로 다른 세대가 하나의 이슈에 동참하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미디어의 장점을 설명했다.

박 교수는 포켓몬빵의 오픈런 현상과 함께 “미디어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문화전수이다”며 “무조건적이고 맹목적으로 미디어를 이용하는 것이 아닌 본인만의 시각에서 미디어 콘텐츠를 재해석하는 현명한 소비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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