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소설 통해 개념 첫 등장
게임 이외의 다양한 활용 기대

​▲ 박종일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교수.
​▲ 박종일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교수.

최근 네이버제트(Z)가 운영하는 증강현실(AR) 아바타 서비스인 제페토(ZEPETO)가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제페토는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자신만의 3D 아바타를 만들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국내의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제페토를 자주 이용한다는 김민경(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4) 씨는 “기존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과는 달리, 캐릭터를 활용해 더욱 생생하게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라며 메타버스에 대해 얘기했다.

메타버스라는 단어는 지난 1992년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우 크래쉬>에서 처음 등장했다.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Universe(유니버스)’와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Meta(메타)’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한다. 박종일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교수는 메타버스에 앞서 현실 세계의 사물을 그대로 구현한 ‘디지털 트윈(twin)’ 기술을 먼저 언급했다. 과거 여러 산업군에서 폭넓게 사용된 디지털 트윈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고도화된 기술로 발전했다. 그 결과 사물에 한정했던 재현을 넘어 현실 세계를 복제한 ‘메타버스’라는 가상세계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메타버스는 무한한 공간”이라고 설명한 박 교수는, 수많은 가상현실 세계를 만들 수 있다며 메타버스의 잠재력을 역설했다. 인간의 상상력이 메타버스라는 개념을 정립했고, 기술은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화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 상상력과 기술의 결합이 소설 속의 개념을 우리 생활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 현실 세계는 하나뿐이지만, 메타버스는 무한한 공간이다. 각각의 메타버스 플랫폼은 현실 세계와 유사하거나, 때로는 현실을 넘어선 색다른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도 있다. © 게티이미지
▲ 현실 세계는 하나뿐이지만, 메타버스는 무한한 공간이다. 각각의 메타버스 플랫폼은 현실 세계와 유사하거나, 때로는 현실을 넘어선 색다른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도 있다. © 게티이미지

코로나 19로 인해 비대면 환경이 익숙해진 상황에서 메타버스는 더욱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장점으로는 무엇보다도 현실 세계에서 벌어지는 모든 활동을 동일하게 재현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박 교수는 온라인 회의를 예로 들며, “가상의 회의실 공간을 만들어 자신이 실제 대면 회의를 진행하는 것처럼 만들 수 있다”고 활용성을 설명했다.

현재 메타버스는 게임을 통해 대중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졌지만, 접목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실제로 지난해 4월 해외 인기 래퍼 트래비스 스콧(Scott)이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가상 콘서트를 진행한 사례가 있다. 박 교수는 “미래에는 메타버스를 통해 탄생한 콘텐츠를 역으로 현실 세계에 구현할 가능성도 존재한다”라며 가상과 현실의 구분이 옅어질 미래를 전망했다.

물론 메타버스의 발달로 인해 생길 문제점도 존재한다. 박 교수는 메타버스에서 현실과는 또 다른 형태의 사회적 양극화 문제가 나타날 수 있음을 염려했다. “진입 자체에 제한을 두는 그들만의 사회를 구현할 수도 있습니다.” 그는 메타버스가 현실을 기반으로 만든 또 하나의 세계이기 때문에, 현실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가 동일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끝으로 박 교수는 현재의 메타버스에 대해 기술적 개선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아바타(avatar)의 경우, 아직도 기술적 한계로 인해 감정을 반영하고 동작을 그대로 구현하는 수준에는 못 미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기술 발전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메타버스에 대한 열풍은 시들 것이라며 더 많은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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