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 및 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 발사 성공해
향후 진보적, 창의적인 우주 시스템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 뒤따라

▲ 류근 기계공학과 교수
▲ 류근 기계공학과 교수

전 국민의 성원 속 지난달 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2차 발사 임무에 성공했다. 누리호 발사 성공은 우리나라가 독자적인 우주 운송 능력을 확보하고 자주적인 국가 우주개발 역량을 온전히 갖추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우리나라는 무게 1톤급 실용 위성을 우주로 보낼 수 있는 발사체 기술을 보유한 7번째 국가가 됐다. 나로호 2차 발사의 성공 원인과 영향에 관해 류근 기계공학과 교수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누리호 기술 개발의 역사와 성공 비결을 톺아보다

국내 발사체 연구는 1990년대부터 이어진 고체 추진 기반의 과학 로켓 개발부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 발사체를 독자적으로 쏘아 올릴 수 있는 나로우주센터를 2009년에 준공했으며, 이곳에서 2번의 실패 끝에 2013년 나로호 1차 발사에 성공했다. 당시 발사체의 가장 중요한 1단 엔진이 러시아의 협력으로 얻은 것이었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개발 과정에서 얻은 경험들은 누리호 개발의 토대가 됐다.

지난 2018년에는 자체 개발한 1단 엔진과 2단 엔진을 적용한 1단형 시험발사체인 누리호 1차 발사에 성공해 1단 엔진과 2단 엔진의 정상 작동과 성공적인 분리를 확인했다. 누리호 2차 발사에서는 3단 엔진의 작동과 연소를 확인했고 위성 모사체까지 궤도에 진입시키는 쾌거를 이뤘다.

 

▲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지난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우주로 날아가고 있다.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지난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우주로 날아가고 있다.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발사체에는 수만 개의 부품이 사용되며 각 부품이 기능과 역할을 수행해야 성공할 수 있다. 누리호 발사 성공을 이끈 핵심 기술은 엔진 기술이다. 발사체의 엔진은 터보펌프, 연소기, 가스발생기 등 공급계 부품들로 구성된다. 누리호의 1단 엔진과 2단 엔진에는 75톤급 엔진이, 3단 엔진에는 7톤급 엔진이 사용됐다. 특히 1단 엔진에는 75톤 엔진 4개를 묶어 300톤의 추력을 내는 엔진 클러스터링 기법이 사용됐다. 류 교수는 “누리호는 오직 국내 기술만으로 제작돼 우리만의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는데, 이 핵심 기술 중 하나가 엔진 클러스터링이다”며 “발사체가 지구 중력을 벗어나 우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막대한 추력을 내는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답했다.

누리호 발사 성공 이전까지는 국내 개발 인공위성을 해외 발사체에 의존해 발사해왔다. 류 교수는 “이번 누리호 발사의 성공은 우리 기술로 만든 우주발사체에 국내 개발 위성을 싣고 우리나라 영토에서 쏘아 올렸기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누리호 발사 성공을 기반으로 다양한 연소 사이클, 구조를 가진 발사체 엔진을 설계부터 제작, 시험평가까지 할 수 있다는 중요한 성과를 거뒀다. 우주 개발 시대에 독자적인 발사체 기술을 가졌기에 향후 보다 진보적, 창의적인 우주 시스템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향후 우리 우주 기술의 미래는?

2027년까지 4번의 추가 발사를 통해 고도화 작업을 완료하면 우리나라는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 인도, 일본, 중국에 이어 7번째로 1.5톤급 이상의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기술을 갖게 된다. 우주 시스템을 우리나라가 원할 때 다른 나라의 도움 없이 우주로 보낼 수 있다는 것은 기술적, 외교적, 군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또한 누리호 발사 성공은 여러 국내 민간기업에 우주 발사체 기술을 뿌리내릴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다. 류 교수는 “국내의 여러 젊은 스타트업 기업이 우주발사체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제 멀지 않은 시점에 우리나라도 저비용, 고효율, 재사용 우주 발사체를 다수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국가항공우주개발 정책에 따른 우주시스템의 핵심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누리호 2차 발사의 성공에 큰 공을 세워 주목받고 있다.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국가항공우주개발 정책에 따른 우주시스템의 핵심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누리호 2차 발사의 성공에 큰 공을 세워 주목받고 있다.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 기술은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상에서 누리는 정보통신기술과 4차산업혁명 등의 기술혁명은 우주 기술 확보 없이는 불가능하기에 우주 개발은 필수적이다. 류 교수는 “앞으로 우리나라도 다른 우주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정부 주도의 우주 개발과 더불어 민간 기업의 우주 개발에도 관심을 두고 힘을 실어줘야 할 것이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현재 달 궤도선 발사와 누리호 추가 발사 계획도 있기에 향후 우주 개발에 대한 소식이 지속해서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우주개발의 성공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국민적 공감대와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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