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스포츠, 거리두기 완화에도 펜데믹 이전에 비해 관심 저조
토트넘 훗스퍼 초청 친선 경기 ‘쿠팡플레이 시리즈’ 등 글로벌 이벤트 인기 지속
국내 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마니아층 외 라이트 팬 흡수 위한 노력 필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국내 프로 스포츠 경기 관중 입장과 더불어 경기장 내 취식까지 허용되며 유통업계 및 각종 브랜드에서는 스포츠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례로, 신세계 그룹은 지난해 인수한 프로 야구단 ‘SSG 랜더스’와 협력해 구단 팬들을 상대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쳐왔다.

▲ 이종성 스포츠산업과학부 교수 ⓒ Economy 조선
▲ 이종성 스포츠산업과학부 교수 ⓒ Economy 조선

신세계 그룹 브랜드인 ‘스타벅스’와 ‘노브랜드’를 활용한 ‘스타벅스 데이’와 ‘노브랜드 데이’를 진행하며, 관중을 상대로 다양한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이외에도 여러 식·음료 기업 역시 스포츠 구단과 협력하고 있다. 동아오츠카는 프로구단에 자사 대표 제품인 ‘포카리스웨트’를 협찬해 미디어에 지속해서 제품을 노출하는 등 여러 프로모션을 수행해 왔다. 

스포츠 마케팅 활동은 정상화됐지만, 펜데믹 이전인 2019년에 비해 현재 국내 프로 스포츠 경기 관중 동원과 시청률은 모두 저조한 상황이다. 반면 영국 프리미어리그 내 손흥민 선수의 활약, 지난 7월 국내에서 열린 토트넘 홋스퍼 초청 축구 친선 경기 등으로 인해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및 마케팅은 급부상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스포츠에 비해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이 활성화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이종성 스포츠산업과학부 교수와 얘기를 나눠봤다. 

이 교수는 국내 스포츠 마케팅 효과가 미미한 이유에 대해 스포츠 트렌드의 변화와 펜데믹으로 인한 관중의 일상 변화를 꼽았다. 펜데믹 기간 동안 축구, 야구와 같은 관람 스포츠보다는 골프, 테니스 등 생활 스포츠로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었다는 것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의하면, 국내 골프웨어 시장 규모는 6조 3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은 생활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현상과 일맥상통한다. 

▲ 펜데믹 이후 국내 프로 스포츠 중 가장 인기가 높았던 프로야구도 2019년에 비해 올해 관중 동원과 시청률 모두 낮은 상태다. ⓒ 게티이미지뱅크
▲ 펜데믹 이후 국내 프로 스포츠 중 가장 인기가 높았던 프로야구도 2019년에 비해 올해 관중 동원과 시청률 모두 낮은 상태다. ⓒ 게티이미지뱅크

 

뿐만 아니라, 국내 프로 스포츠의 경우 팬층의 범위가 상대적으로 좁고, 충성도가 높다. 이 교수는 “충성도가 높은 팬들도 펜데믹 기간에 경기장을 찾는 루틴(일상)이 깨져 버렸다”며 “이에 따라 관중 지표 등이 펜데믹 이전으로 복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국내 프로 스포츠 중 가장 인기가 높았던 프로야구도 2019년에 비해 올해 관중 동원과 시청률 모두 낮은 상태다.

이와 더불어 최근 영화, 음악 등에서 나타난 한류 문화의 국제무대에서의 성공이 스포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존에 글로벌 스포츠에 대한 한국 사회의 높은 관심과 유튜브, OTT 서비스의 활성화 역시 글로벌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는 데 일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교수는 “다양한 요인과 함께 이제는 세계 최고 수준이 아니면 한국인들이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경향이 스포츠에서도 일상화됐다”고 덧붙였다.

▲ 국내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에서 주최한 토트넘 홋스퍼 초청 친선 경기 '쿠팡플레이 시리즈'는 큰 인기를 끌며 온라인 시청자 300만 명, 오프라인 관중 10만 8천 명을 동원했다. ⓒ 게티이미지뱅크
▲ 국내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에서 주최한 토트넘 홋스퍼 초청 친선 경기 '쿠팡플레이 시리즈'는 큰 인기를 끌며 온라인 시청자 300만 명, 오프라인 관중 10만 8천 명을 동원했다. ⓒ 게티이미지뱅크

 

올해는 특히 월드컵이 열리는 해인 만큼,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마케팅으로 인한 기업의 광고 효과 역시 그 규모가 크다. 일례로 국내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는 손흥민 선수가 소속된 팀인 토트넘 홋스퍼를 초청한 친선 경기 ‘쿠팡플레이 시리즈’를 주관·중계해 온오프라인으로 큰 인기를 끌며 역대급 기록을 세웠다. 온라인 시청자는 300만 명, 오프라인 관중은 10만 8천 명을 동원했다. 특히 오프라인 예매 기회는 쿠팡플레이 멤버십 회원에게만 주어졌다. 이는 쿠팡플레이 구독자 수 증가에 기여하며 웨이브·티빙에 이은 토종 OTT 서비스 3위에 오르는 결과를 냈다.

이 교수는 특히 글로벌 축구 마케팅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현재 한국은 '유럽 축구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단순히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 선수 효과 이상으로 유럽 축구에 열광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대중적으로도 축구에서 나온 용어인 ‘리즈 시절(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 선수 스미스가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던 때를 이르던 말)’이나 ‘티키타카(FC 바르셀로나의 패싱 게임)’가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도 이를 방증한다.

▲ 국내 스포츠 마케팅이 예전의 활기와 효과를 되찾기 위해서는 마니아층 외에도 라이트 팬을 흡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 게티이미지뱅크
▲ 국내 스포츠 마케팅이 예전의 활기와 효과를 되찾기 위해서는 마니아층 외에도 라이트 팬을 흡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 게티이미지뱅크

 

야구도 이러한 측면에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는 오는 11월에 미국프로야구(MLB) 올스타 초청 경기인 'MLB 월드 투어: 코리아 시리즈 2022'를 국내에서 개최한다. 이 교수는 “본 경기 역시 미국 내 야구 관중이 줄어든 것으로 인해 글로벌 팬덤을 확장하기 위한 MLB의 입장이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스포츠 마케팅이 다시금 예전의 활기와 효과를 되찾기 위해, 이 교수는 마니아(mania)층 외에도 라이트(light) 팬을 흡수하기 위한 노력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구단 내에서 한 번 세운 전략을 꾸준히 밀어붙이는 끈기가 동반돼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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