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서 만든 과학기술 분야 최고 권위의 상 수상 쾌거
김도환 화학공학과 교수의 지도로 이룬 성과
“전자 피부나 로보틱스에 활용할 수 있는 전자소자 연구 이어갈 것”

권혁민(화학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씨가 지난 1월 제29회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에서 재료과학&공학(Material Science & Engineering) 분과 은상을 받았다.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은 과학기술 분야의 우수 인력을 조기 발굴해 육성하겠다는 취지로 1994년 삼성전자가 만든 상이다. 이 상은 아이디어의 창의성과 독창성, 연구 결과의 발전 가능성 등을 검토해 수상 논문을 선정한다.

 

▲ 권혁민(화학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씨는 제29회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에서 은상을 받았다. ⓒ 권혁민 학생
▲ 권혁민(화학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씨는 제29회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에서 은상을 받았다. ⓒ 권혁민 학생

이번 연구는 김도환 화학공학과 교수의 지도하에 이뤄졌으며 김동준(화학공학과 석사과정) 씨가 공저자로 기여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상을 받은 권 씨를 만나 수상 소감과 논문 작성 과정에 대해 들었다.

권 씨는 수상 소감에 대해 "워낙 큰 상이고 경쟁률도 높아 기대하지 않았는데 상을 받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은 서류평가와 발표평가를 거쳐 선정되는데, 1차 숏페이퍼를 통과하면 2차 풀 페이퍼를 제출해야 한다. 그는 수상 이유에 대해 "2차로 제출한 풀 페이퍼와 발표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 권 씨는 촉각 자극에 반응하는 인공 시냅스 소자에  관한 연구로 상을 받았다. ⓒ 권혁민 학생
▲ 권 씨는 촉각 자극에 반응하는 인공 시냅스 소자에  관한 연구로 상을 받았다. ⓒ 권혁민 학생

권 씨의 논문은 '촉각 자극에 선택적으로 민감한 인공 시냅스 소자 기술'에 대해 다루고 있다. 시냅스는 신경세포의 접합부를 가리키는 말로, 신경세포는 시냅스를 통해 학습, 기억 등 지적 능력을 발휘한다. 권 씨는 이온트로닉(Iontronic, 기존 일레트로닉스를 이온 전달체로 연결하는 차세대 바이오 기술)을 이용해 전자소자를 촉각 감지 및 신호 전달이 가능한 소자로 만드는 기술을 연구했다.

그 결과 권 씨는 촉각 자극으로 이온의 움직임을 제어해 '촉각 감지는 물론 기억까지 가능한 시냅스 소자'를 구현했다. 그는 이런 바이오 미믹(Bio mimic, 생체모방형) 기술의 효용에 대해 "뉴로모픽(Neuromorphic, 두뇌의 사고 과정을 모방한) 전자 피부, 신경 모사형 로봇 또는 머신러닝 분야에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권 씨는 인공지능처럼 학습이 가능한 인공 전자 소자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 권혁민 학생
▲ 권 씨는 인공지능처럼 학습이 가능한 인공 전자 소자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 권혁민 학생

이런 주제를 연구하게 된 계기에 대해 권 씨는 "이온을 이용한 전자 트랜지스터(전류나 전압 흐름을 조절해 스위치 역할을 하는 반도체 소자)를 전자 생체 신경에 접목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인간의 생체 신경세포 신호전달은 이온을 통해 이뤄진다. 권 씨는 이 과정이 이온을 기반으로 한 전자 트랜지스터의 구동 원리와 유사하다고 생각했다. 이를 미래 산업인 생체모방 기술이나 로보틱스에 적용하고자 인공 시냅스 전자 소자 연구를 시작했다.

 

▲ 김도환 화학공학과 교수.
▲ 김도환 화학공학과 교수.

권 씨의 지도교수인 김도환 교수는 이온트로닉 전자 피부를 수년간 연구해오며 세계적으로 최고 수준의 연구 성과를 이뤄왔다. 지난해에는 사람 피부처럼 늘어나고 상처 자가 치유 및 미세한 촉각 기능도 복원시킬 수 있는 고신축 초감도 이온트로닉 전자 피부를 개발해 큰 주목을 받았다. 관련 분야에서 오랜 기간 쌓아온 김도환 교수의 지식과 노하우는 이번 연구를 성공적으로 이끄는데 밑거름이 됐다.

김도환 교수는 이번 논문을 위해 이온의 움직임, 제어에 대해 조언했다. 그는 또한 트랜지스터에서 나오는 신호의 해석과 트랜지스터 디바이스 설계에도 도움을 줬다. 공저자인 김동준 씨는 디바이스 설계 및 특성 평가를 수행하며 권 씨와 함께 연구를 진행했다.

 

▲ 김동준(화학공학과 석사과정) 학생.
▲ 김동준(화학공학과 석사과정) 학생.

이번 연구는 부산대 유기소재시스템공학과 및 연세대 화공생명공학부와의 협업을 통해 진행됐다. 권 씨는 "다른 연구 문화를 가진 사람들과 소통하며 식견도 넓히고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어 좋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실제 운용이나 구현에 있어서 난관에 부딪히기도 했는데, 그때도 다른 연구실과의 협업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 권 씨는 "인공 시냅스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의 뇌 신경망을 인공적으로 구축하고 그 기능을 모방하는 것이다"며 "뇌 신경망의 복잡하고 고도화된 신호전달 체계 및 학습 능력을 모방한 인공전자소자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수상을 통해 느낀 점이 있다. 기존에 없던 새롭고 도전적인 연구들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것이다. 그는 연구자의 길을 선택한 한양인에게 "차별성이 있는 연구 주제를 자신만의 논리와 꾸준한 노력으로 완성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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