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전자공학부 문희찬 교수 & 통신시스템 연구실 (CS Lab)

융합전자공학부 문희찬 교수(첫 줄 왼쪽)와 통신시스템연구실 구성원들.
융합전자공학부 문희찬 교수(첫 줄 왼쪽)와 통신시스템연구실 구성원들.

문희찬 교수 연구팀이 최근 이동통신 신호만으로 휴대전화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긴급구조 요청자의 신속한 현장 구조가 가능해진다. 이동 단말기 위치측정 시스템은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원천 특허도 발급받았다. 문희찬 교수를 만나 통신시스템 연구실의 성과를 들었다.

글. 박영임 / 사진. 이현구

융합전자공학부 문희찬 교수
융합전자공학부 문희찬 교수

Q. 교수님께서 이끌고 계신 ‘통신시스템 연구실(이하 연구실)’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우리 연구실은 제가 한양대에 부임한 2011년에 설립됐습니다. 무선통신 기반의 이론 연구와 실제 통신시스템 및 모뎀 설계에 필요한 핵심기술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연구인력은 박사후연구원 1명, 석박사통합과정 4명, 그리고 석사과정 1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의 목표는 실제 상용 시스템에 사용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통신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글로벌 인재 육성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Q. 주요 연구 분야 및 연구실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주로 IoT, 단말기의 위치 파악 및 내비게이션, 그리고 물리계층의 통신 보안과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통화가 가능한 모든 휴대전화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연구를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를 위해 LTE 기지국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아마 기지국을 보유하고 있는 대학 연구실은 전 세계적으로 많지 않을 겁니다. 실험에 사용하도록 삼성전자와 KT의 도움을 받아 구축했습니다. 덕분에 일반 상용 시스템에서 실험하기 어려운 다양한 실험들을 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휴대전화 통신 신호로 위치를 찾는 기술과 관련해 5건의 미국 특허, 20여 건의 한국 특허를 등록했습니다.

 

Q. 최근 긴급구조 활동에 획기적인 전환을 가져올 수 있는 ‘이동통신 신호기반 정밀위치 측정기술(HELPS)’을 개발하셨습니다. 이 연구에 착수하게 된 배경과 원리를 설명해 주세요.

휴대전화의 위치를 찾는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통신업계에서 30년 전부터 관심을 가졌던 연구주제입니다. 그동안 미해결 과제였죠. 현재는 기지국 셀(cell), 와이파이, 위성 GPS 신호로 위치를 찾는데 정확도가 떨어져 주변 2㎞ 전체를 수색해야 하는 등 구조활동의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특히 와이파이가 설치돼 있지 않거나 GPS 신호가 잡히지 않는 실내나 지하의 경우 긴급한 상황에 112나 119에 신고를 하다 전화가 끊어졌을 때 몇 층, 몇 호인지 알아낼 방도가 없습니다. 본 연구는 2017년 이러한 기술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도출해 2018년 경찰청에 수요 조사를 실시한 후 경찰청의 지원으로 2019년부터 시작됐습니다.

그동안 현장에 출동하는 구조대원은 맨손으로 출동해 무작정 긴급구조 요청자를 찾으려 했습니다. 그래서 신호 감지기를 하나씩 들려주자는 발상의 전환을 했죠. HELPS 기술의 원리는 기지국이 신호를 보내도록 명령을 내리면 모든 단말기는 명령에 따르도록 설계돼 있다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구조대원이 근처에서 기지국에 요청을 한 뒤 신호 감지기로 단말기의 신호를 감지하면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있습니다. 본 기술은 통화 가능한 모든 휴대전화의 위치를 와이파이나 위성 GPS 신호 없이 수평 측위 10m, 수직 측위 1.5m 오차범위 이내로 파악할 수 있어 긴급구조 요청자가 위치한 건물, 층수, 호수까지 알아낼 수 있습니다.

 

Q. HELPS의 사회적 가치 및 이를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를 말씀해 주세요. 향후 상용화를 위해서는 어떤 과제가 남아 있나요?

처음부터 긴급구조용으로 개발했기 때문에 어떤 전화기를 사용하든지 관계없이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 빠른 시간에 구조할 수 있어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사회적 효용성이 큰 기술입니다. 이를 하루빨리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이윤에 따르는 이동통신사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공감대가 형성돼야 합니다. 이동통신사들이 방아쇠만 당기면 바로 적용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국민 안전을 위해 위치 정보 파악 등을 정책적으로 의무화하는 등 법 개정을 추진해 위치 정보를 사업자들이 의무화해 활발히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합니다. 국회 지원이 절실하기에 경찰청에서 국회 정책 토론회 개최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 잃어버린 휴대전화를 찾거나 길을 잃기 쉬운 치매 노인 및 미아 방지용, 반려동물 및 농장의 동물이 유기되는 것을 막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지하 터널에서 작업할 때나 지하 주차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내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Q. 최근에 개발한 HELPS 외에 그동안 거둔 연구실의 성과도 말씀해 주세요.

저희 연구실은 휴대전화의 저전력 IoT 관련 기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연구해왔습니다. 그리고 도청 기술인 물리계층의 보안 기술도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습니다. LTE 혁신 기술을 개발해 중소기업에 기술이전하고, 삼성전자와 산학협력 과제로 AdHoc 네트워크 저전력 설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Q. 통신시스템 분야의 세계 수준과 비교했을 때 연구실의 연구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평가하십니까? 또 어떤 부분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십니까?

휴대전화의 위치를 찾는 기술은 세계 최정상급 기술이라고 자부합니다. 세계 최초로 개발된 기술이기 때문에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원천 특허를 발급받아 기술력을 인정받고 독점권을 부여받았습니다. 인재 양성 측면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그동안 저희 연구실을 거쳤던 경쟁력 있는 연구원들이 구글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거나 삼성전자, 국방과학연구소, LG전자에 진출하는 등 글로벌 기업에서 기량을 펼치고 있습니다.

 

Q. 통신 기술 발달은 우리의 일상 모습까지 크게 바꿔 놓았습니다. 현대사회와 정보통신 기술은 그야말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고, 전 세계적으로도 기술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압니다. 우리나라가 정보통신 기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교수님의 혜안을 듣고 싶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정보통신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특히 인프라나 서비스 측면에서 우수하죠.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력 및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처지지 않을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덕분입니다. 이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려면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인력 양성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신규 연구인력이 원활히 수급되지 못해 심각한 상황입니다. 현재 통신 분야는 세대교체 위기에 직면해 있는데 이는 머지않아 사회적인 문제가 될 것입니다. 더 늦기 전에 정부와 업계에서 인재 육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주기를 당부드립니다.

 

Q. 마지막으로 향후 연구실 운영 계획, 앞으로의 목표가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긴급구조용 위치 파악 기술을 상용 서비스로 발전시키는 것이 첫 번째 목표입니다. 사회적 합의가 신속히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미국 특허 등록을 마쳤지만 우선 한국에서 상용화된 후 세계로 확산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이를 토대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 연구자로서 해야 할 연구들은 많습니다. 그래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데 저희 연구실은 세계 1등의 기술만 연구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습니다. 굳이 남들을 따라가는 연구를 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세계를 선도하는 연구로 선구자의 길을 가겠습니다.

본 내용은 한양대 소식지 'HYPER'의 2022년 겨울호(통권 264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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