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회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받은 김세환 동문
연극영화학과 재학 시절 워크숍 통해 성장해
"관객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연기를 하고 싶어"

김세환(연극영화학과 08) 동문이 제59회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수상했다. 동아일보에서 제정한 동아연극상은 1964년부터 출발한 유서 깊은 연극 시상식이다. 김 씨는 '백세개의 모노로그'로 데뷔해 30여 개의 작품을 연기한 베테랑 배우다. 연기를 통해 세상에 물음을 던지고 관객들과 새로운 의미를 나누고자 한 김세환 동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김세환(연극영화학과 08) 동문.
▲ 김세환(연극영화학과 08) 동문.

김 씨가 배우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조금 특별하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 친구의 권유로 들어간 연극반에서 처음 연극을 접했다. 김 씨는 "연극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지만, 고등학교 연극제에 섰을 때 관객들의 열렬한 호응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의 '제제' 역할을 맡았는데, 공연이 끝난 후 한 어린아이가 응원의 말을 건넸을 때 연기가 상당히 의미 있는 행위임을 깨달았다"고 답했다.

'세팡이', 한양대 재학 시절 김 씨의 별명이다. 학교에 살다시피 해서 생긴 별명으로, 그만큼 김 씨는 한양대에 깊은 애정을 품고 있다. 특히 김 씨는 연극영화학과의 워크숍을 준비하며 배우의 자질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밤을 새우며 연극을 준비했던 과정에서 많은 추억과 배움을 얻었다"며 "워크숍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최형인 연극영화학과 교수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고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이어 김 씨는 "연극영화학과의 연말 행사인 '한양 연극인의 밤'을 직접 만들 정도로 애교심이 넘쳤다"며 "한양대를 통해 배우의 길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었다"고 답했다.

 

​▲ 김 씨는 이번해 뮤지컬에도 데뷔했다. 그는 관객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작품을 선호한다. ⓒ 동아일보
​▲ 김 씨는 이번해 뮤지컬에도 데뷔했다. 그는 관객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작품을 선호한다. ⓒ 동아일보

극단 드림 플레이는 2003년 창단한 독립적인 창작 무대 공연을 지향하는 젊은 예술가들의 그룹으로, 김 씨 역시 드림 플레이 소속이다. 그는 드림 플레이에서 연극 <검열 언어의 정치학: 두 개의 국민>에서 연기했다. 해당 극에 대해 김 씨는 "탄압받는 예술가들의 분노와 목소리를 내는 역할을 맡았다"며 "연극을 통해 어떤 어른이 돼야 할지 등을 고민하며 배우 가치관 형성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국립극단에서 진행한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에도 참여했다. 김 씨는 "4시간이 넘는 연극이라 신체적으로 힘들었다"며 "특히 극 중에서 배우 정경호 씨의 연인인 '루이스' 역할을 맡았었는데, 그 역할이 어려워서 기억에 남는다"고 답했다.

그는 연극 <한남韓男의 광시곡狂詩曲>을 통해 제59회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수상했다. 해당 작품에서 김 씨는 총 8개의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김 씨는 "이 작품에서는 일제 강점기부터 현재까지 변화하는 남성을 모두 연기했다"며 "논란이 되는 여러 사회 문제를 얼마나 희화화할 건지에 대한 선을 지키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극 중에서 자칫하면 관객들의 미움을 살 수 있는 배역을 맡았다"며 "숙제하는 마음으로 연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김 씨의 배우 생활이 처음부터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배우 초창기 시절, 그의 가장 큰 문제는 생계였다. 그는 "무대 관련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유지했었다"며 과거의 고충을 털어놨다. 또한 김 씨는 "연기를 하면 할수록 좋은 연기란 무엇인지 점점 헷갈렸다"며 "연기를 할 때 신체적 고통을 넘어 영혼까지 힘든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 김 씨는 배역을 맡으면, 그 배역에 대해 평소에 많이 고민하고 다양한 연기 스타일을 연습한다. ⓒ 드림 플레이 페이스북
▲ 김 씨는 배역을 맡으면, 그 배역에 대해 평소에 많이 고민하고 다양한 연기 스타일을 연습한다. ⓒ 드림 플레이 페이스북

그는 관객들로부터 힘을 얻는다. 김 씨는 "연극을 관람하는 관객분들이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깨닫고 고민하게 하는 것이 뿌듯하다"며 "관객들이 연극을 통해 작은 위안을 얻는 것이 내가 연극을 하는 이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대에 오르는 나의 모습이 집에서의 모습과 전혀 다르다"며 "연기가 너무 잘 맞고 나에게 힘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에 관해 김 씨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좋은 어른인 배우가 되고 싶다"며 "관객들에게 선한 영향을 주고, 힘든 사람도 이끌어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고전을 색다른 의미로 해석한 재기발랄한 작품을 해보고 싶다"며 "관객들에게 놀라움을 줄 수 있는 동시에 시의성 있는 작품을 가장 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김 씨는 배우의 길을 걷고 싶은 후배들에게 '뭐든 과감하게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연기에 정답은 없으니까 해보고 싶은 연기를 모두 해보세요. 뭐든 치열하게 고민하고 과감하게 뛰어들다 보면 내 자신에 대해서도 알게 될 것입니다. 이 땅을 살아가는 모두를 응원합니다. 여러분들에게 사랑, 평화, 그리고 다정함이 함께하시길. 제가 언제나 응원하는 마음으로 연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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