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질문하라 - 내 인생을 바꿀 스무 가지 질문' 출간
"주어진 일을 잘하는 모범생보다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모험생 되는 것이 필요"
"디지털 시대일수록 신체적 경험이 중요해"

어떤 질문이든 자세하게 답해주는 'ChatGPT'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관련 없는 두 개 이상의 것들을 엮어 더 상징적인 표현을 하는 '은유법'이다. 은유법은 사물의 본뜻을 숨겨 전달하기에 듣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유영만 교육공학과 교수는 "인공지능 시대에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질문을 던져 인간만이 가진 지혜를 강점 삼아야 한다"며 책 출판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런 유 교수와 만나 '좋은 질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유영만 교육공학과 교수는 생태학적 상상력으로 일상에서 비상하는 글을 쓰는 지식생태학자다. ⓒ 유영만 교수
▲ 유영만 교육공학과 교수는 생태학적 상상력으로 일상에서 비상하는 글을 쓰는 지식생태학자다. ⓒ 유영만 교수

유 교수는 지난 13일 책 <삶을 질문하라 - 내 인생을 바꿀 스무 가지 질문>을 출간했다. 그는 '이제까지 그 누구도 가 보지 못함'을 의미하는 사자성어 '전인미답(前人未踏)'을 언급하며 "인공지능 시대에 중요한 사람은 색다른 질문을 잘 던지는 '모험생'이다"며 "좋은 질문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질문해야 하는지에 관해 전달하고자 했다"고 출판 이유를 밝혔다.

 

유영만 교수가 말하는 '좋은 질문'

좋은 질문이란 무엇일까. 유 교수는 먼저 '열정적인 질문'에 관해 말했다. 그는 "정열과 열정의 뜻은 비슷해 보이지만 완전히 다르다"며 "정열은 일시적이고, 열정은 지속적이므로 끊임없이 질문에 대해 탐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유 교수는 "예를 들어 '나는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가?' 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꾸준히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고민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유 교수는 인간의 상상력을 확장하는 '색다른 질문'에 관해 언급했다. 그는 "색다른 질문의 첫 단계는 익숙하지만, 관련이 없는 것들을 연결하는 것에서 시작한다"며 "익숙한 것들의 낯선 조합이 창의적인 사람을 만든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독서는 피클'이라는 은유법을 그 예로 들었다. 그는 "오이가 피클이 되면 다시 오이로 돌아올 수 없듯이, 독서에 빠진 사람은 그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며 "관련 없는 두 단어인 독서와 피클의 관련성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순간 새로운 상상력이 폭발한다"고 답했다.

 

▲ 일상에서의 색다른 질문을 비롯한 좋은 질문이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다. ⓒ 유영만 교수
▲ 일상에서의 색다른 질문을 비롯한 좋은 질문이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다. ⓒ 유영만 교수

유 교수는 질문의 종류를 '심판자의 질문'과 '학습자의 질문'으로 나누고, 하지 말아야 할 질문으로 심판자의 질문을 언급했다. 심판자의 질문은 '넌 왜 이 모양이니', '내가 뭘 잘못했지' 등 비난의 의도가 담긴 질문이다. 이에 대해 그는 "심판자의 질문은 감정이 담긴 질문으로 상대방에게 상처만 남길 뿐이다"며 "사람과 싸우지 말고 문제 그 자체와 대면하는 '학습자의 질문'이 좋은 질문이다"라고 말했다. 학습자의 질문은 '내가 배울 점은 무엇일까', '해결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 있을까' 와 같은 질문이다.

실패가 두려울 때 스스로 던지는 '질문'

그의 저서 <삶을 질문하라  - 내 인생을 바꿀 스무 가지 질문>에서는 실패가 두려워 도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스스로 용기를 줄 수 있는 질문을 다루고 있다. 유 교수는 돼지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그는 "돼지는 구조적으로 하늘을 볼 수 없지만, 발을 헛디뎌 넘어졌을 때 비로소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다"며 "실패는 오히려 새로운 것을 발견할 기회다"고 답했다. 그는 "실패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져 '실패'를 재해석하라"고 조언했다.

유영만 교수에게 충격을 주었던 질문

누군가가 물었다. "당신은 직장인입니까, 장인입니까?", 유 교수는 "사랑하는 힘과 질문하는 힘은 따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다"라며 "무언가를 사랑하게 되면 궁금증이 생겨 질문하고 싶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장인은 자기 일에 애정을 품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계속 일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다"라며 "자기 일을 사랑하고 자신의 인생에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는 장인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 자신의 인생에 질문을 던지는 것뿐만 아니라 책을 읽거나 공부할 때도 좋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 ⓒ 유영만 교수
▲ 자신의 인생에 질문을 던지는 것뿐만 아니라 책을 읽거나 공부할 때도 좋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 ⓒ 유영만 교수

한양인에게 전하는 유 교수의 조언

유 교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알맞은 정보를 골라내고, 지혜를 얻는 방법으로 인터넷 검색보다 책을 통한 정보 습득을 강조했다. 그는 "여러 단계의 검토 과정을 거친 책이 인터넷보다 신뢰성 있는 정보를 가질 확률이 높다"며 "책을 읽을 때 작가의 메시지에 집중하며 정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책을 읽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중간중간 독서에서 빠져나와 책과 작가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학생들에게 신체성이 개입된 경험을 할 것을 조언했다. 유 교수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프로네시스'의 개념처럼 인간의 몸이 개입해 얻을 수 있는 지혜가 더욱 소중하다"며 "인터넷이 주는 정보를 무작정 받아들이는 것은 세계관을 만들어 갈 기회를 뺏기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디지털 시대에 오히려 신체 노동과 힘든 문제에 직면해 나만의 체험을 만들어가고 그것을 적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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