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평화캠프, 평화와 통일을 위한 2박 3일 간의 여정
견학·세미나·체험활동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통일을 다시 생각하다
"통일을 바라보는 새로운 접근 필요해"

한양대학교 통일교육 선도대학 사업단에서 주최한 ‘강원평화캠프’가 지난 30일부터 3일간 진행됐다. 강원평화캠프는 한양대 재학생을 대상으로 강원도 일대의 분단 현장에 방문해 평화에 대해 돌아보고 논의하는 행사다. 분단 80년을 맞아 강원도 곳곳을 누비며 통일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알아봤다.

 

분단의 상징, DMZ

▲ 해설사가 강원평화캠프 참가자들에게 DMZ 탄생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 한양대학교 통일교육 선도대학 사업단
▲ 해설사가 강원평화캠프 참가자들에게 DMZ 탄생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 한양대학교 통일교육 선도대학 사업단

캠프 참가자들은 첫날 강원도 고성에 방문해 분단을 상징하는 곳들을 견학했다. 고성군은 원래 하나의 지역이지만 지금은 남·북으로 나뉘어 지역 전체가 분단을 상징한다. 참가자들을 태운 버스는 민간인 출입 통제선을 넘어 ‘DMZ 박물관’에 도착했다. DMZ 박물관은 비무장지대 형성 배경과 DMZ 내 자연 생태계를 전시해 놨다. 참가자 한규현(정치외교학과 4) 씨는 “남·북 대결 속에 생긴 상처와 아픔이 많지만 협력의 역사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황예린(정치외교학과 2) 씨는 “해설을 통해 양면적인 관점을 배웠다”며 “서울에선 느끼기 힘든 분단의 현실이 피부로 와닿았다”고 회고했다.

 

전쟁의 상처에서 통일이란 꽃을 피우자

▲ 통일전망타워 2층 전망교육실에 앉아 금강산 이야기를 듣는 참가자들의 모습. ⓒ 한양대학교 통일교육 선도대학 사업단
▲ 통일전망타워 2층 전망교육실에 앉아 금강산 이야기를 듣는 참가자들의 모습. ⓒ 한양대학교 통일교육 선도대학 사업단

다음으로 이동한 통일전망대는 금강산의 아름다운 전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김유빈(정치외교학과 1) 씨는 “분단이 나와 먼일이라 생각했는데 금강산을 눈앞에서 보니 실감 난다”고 소감을 전했다. 통일전망대 바로 옆엔 6·25 전쟁기념관이 있다. 동족상잔의 비극과 전쟁의 참상을 전시해 놨다. 윤영서(정치외교학과 1) 씨는 “접경지역에서 6·25 전쟁을 배워 감회가 새로웠다”며 “가까운 북녘을 가지 못하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학술 세미나로 배우고, 체험 활동으로 즐기고

▲ 속초 썬라이즈 호텔 세미나실에서 강원평화캠프 학술세미나가 진행됐다. ⓒ 한양대학교 통일교육 선도대학 사업단
▲ 속초 썬라이즈 호텔 세미나실에서 강원평화캠프 학술세미나가 진행됐다. ⓒ 한양대학교 통일교육 선도대학 사업단

학술세미나는 둘째 날에 진행됐다. 황태연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이 ‘중국의 대외정책과 한반도: 북·중관계 변화와 시사점’을 주제로 발제했다. 김서린(경영공학전공 3) 씨는 “세미나를 통해 배운 게 많다”며 “민족의 관점을 넘어 국제적 문제로 통일을 봐야겠다”고 다짐했다. 김유찬(정치외교학과 1) 씨는 “북·중관계에 숨겨진 복잡한 정치적 의미를 알게 됐다”며 “우리가 북한을 넘어 중국과 러시아까지 고려해 다자외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미나가 끝난 후 통일과 관련된 다양한 체험 활동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통일촌 막걸리를 만들고 조별로 나눠 평화보드게임도 즐겼다. 보드게임은 북한에 관한 퀴즈를 풀어 남·북을 가로막는 철책을 모두 제거하면 이기는 방식이었다. 김서린 씨는 “통일교육을 보드게임으로 풀어낸 것이 새롭고 신기했다”고 말했다.

 

강원평화캠프를 돌아보며

▲ 강원평화캠프 참가자들이 DMZ 박물관에서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한양대학교 통일교육 선도대학 사업단
▲ 강원평화캠프 참가자들이 DMZ 박물관에서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한양대학교 통일교육 선도대학 사업단

교양수업 ‘통일함께만들기’를 듣고 통일에 관심이 커졌다는 이예지(국제학부 1) 씨는 “20·30 세대가 통일에 관심 없는 편이라 캠프에 온 학우들의 통일 열망에 놀랐다”고 말했다. 이 씨는 “소수라도 통일에 관심을 가지면 충분히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인 유학생 리창 리우(Richang liu, 정치외교학과 4) 씨는 “한국은 통일이 싫은 게 아니라 막막한 거다”고 말했다. 그는 “캠프에서 한국이 통일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느꼈다”고 밝혔다. 전공수업 ‘통일문제연구’를 수강하는 이지혜(정치외교학과 2) 씨는 “김일성 별장과 설악산 풍경이 아름다웠다”며 “통일이 되면 금강산의 가을도 눈으로 직접 보고 싶다”고 말했다.

 

분단 80년,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

▲ 홍용표 한양대학교 통일교육 선도대학 사업단장이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 한양대학교 통일교육 선도대학 사업단
▲ 홍용표 한양대학교 통일교육 선도대학 사업단장이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 한양대학교 통일교육 선도대학 사업단

홍용표 한양대학교 통일교육 선도대학 사업단장은 통일부 장관 출신으로 현재는 대학의 통일교육 확대와 청년의 통일 인식 제고를 위해 힘쓰고 있다. 한반도 분단에 대해 홍 단장은 "80년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고 답했다. 그는 "남·북은 과거부터 오랫동안 함께 살았다”며 “다시 우리가 함께 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고 말했다. 홍 단장은 "민족정체성이 많이 떨어졌다"며 "통일을 바라보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다양한 차원에서 한반도의 미래를 그릴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홍 단장은 “이젠 젊은 감각으로 통일을 바라봐야 한다”며 “다양한 견해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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