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학도에서 데이터사이언티스트까지
끊임없는 시도와 매일의 꾸준함으로 닦아낸 그만의 커리어 패스

성민 동문은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16학번으로 학부를 마치고 경영대학원 비즈니스인포매틱스학과를 20학번으로 졸업했다. 그는 현재 LG전자 HS 사업본부 마케팅 부서에서 데이터사이언티스트로 근무하고 있다.

 

▲ LG전자 HS사업본부 데이터사이언티스트 성민(국어국문학과 16) 씨. ⓒ 성민 동문
▲ LG전자 HS 사업본부 데이터사이언티스트 성민(국어국문학과 16) 씨. ⓒ 성민 동문

 

데이터사이언티스트, 무슨 일을 할까

성 씨는 마케팅 부서 내에서 데이터 엔지니어와 협업하며 데이터 인프라 구축과 데이터 분석을 담당한다.

데이터 인프라 구축은 외부 기업이 보유한 AI 모델을 도입해 마케팅 부서의 업무 환경에 최적화된 인프라를 설계·구축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이미지 생성 AI 모델을 보유한 기업과 계약을 체결한 뒤 그 모델을 기반으로 맞춤형 시스템을 구현해, 마케터가 외부 협력업체의 도움 없이 직접 이미지를 제작하도록 지원한다.

또한 성 씨는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도출한다. 주요 분석 대상은 VOC(Voice Of Customer)와 구글 검색량 데이터다. VOC 분석에서는 리뷰, 댓글, X(구 트위터), 아마존, 자사 사이트 등 다양한 채널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반응을 파악한다. 구글 검색량 데이터는 자사와 경쟁사의 검색 추세를 국가별·제품별로 분석하는 데 활용된다. 분석 결과는 데이터 전문가가 아닌 마케터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전달된다.

이처럼 그는 마케팅 부서가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분석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있다.

 

불확실함 속에서도 멈추지 않았던 나날

성 씨가 처음부터 데이터사이언티스트를 목표로 한 것은 아니다. 전환의 계기는 인턴 경험이었다. 4학년 1학기에 그는 목표로 삼아온 기업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며 실무를 접했다. 그 과정에서 '보다 전문성을 요구하고 대체 불가능한 다른 직업에 몸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는 당시 "전문성이 필요한 회계사와 데이터사이언티스트, 비교적 안정적인 공기업 세 선택지 중에 고민했다"고 회상했다. 기업에 연사로 왔던 로스차일드 가문으로부터 데이터 분야가 유망하다는 산업 전망을 들은 후 그는 데이터사이언티스트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됐다.

'무엇이든 직접 해보는 게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한 그는 인턴으로 미국에 머무는 동안 데이터사이언스 관련 강의를 듣고 토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귀국 후 4학년 2학기에는 8주간 파이썬을 배워 해커톤에 참가했고 그 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다.

 

▲ 인턴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그는 파이썬을 공부해 해커톤에 출전하는 스터디에 참여했다. ⓒ 성민 동문
▲ 인턴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그는 파이썬을 공부해 해커톤에 출전하는 스터디에 참여했다. ⓒ 성민 동문

4학년 2학기가 끝날 무렵 여전히 진로에 대한 고민이 깊던 그는 데이터 마이닝으로 저명한 김종우 경영학부 교수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동안의 학습과 프로젝트를 정리해 학업 방향에 대한 면담을 요청했고 이를 계기로 김 교수와 함께 논문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성 씨는 NLP(Natural Language Processing) 분야의 연구를 진행했다. 자연어 처리 모델을 활용해 딥러닝 기반 감성 분석 모델을 구현하고, 전이학습과 다차원 감성 분석을 통해 영화 흥행 요인을 분석하는 연구였다. 

5학년 1학기에는 선형대수와 통계학 등 이공계 과목을 수강하며 기초를 다지고 연구실에서 김 교수와 데이터 분석 연구를 이어갔다. 이후 김 교수가 참여하고 있는 한양대 경영대학원 비즈니스인포매틱스학과로 진학해 2년간의 석사과정을 밟았다.

학부생 시절 비전공자였던 그에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성 씨는 "공학 대학 수업을 들을 때 동떨어지고 뒤처지지는 않을까 위축이 됐었다"며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고 잘못된 길을 가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의심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럴 때마다 성 씨는 "그냥 했다"고 말했다. 그는 "몇 시간씩 쳇바퀴 돌 듯 공부하고 연구하며 하루하루 지내다 보니 어느덧 논문이 완성되고 스스로도 성장해 있었다"고 회상했다. 

 

데이터사이언티스트, 문제를 정의하고 기술로 해결하는 사람

성 씨는 데이터사이언티스트를 '비즈니스 문제를 정의하고 그것을 기술적으로 풀어내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그는 "문제를 명확히 이해하고 정의하는 능력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적 방법을 적재적소에 응용하는 역량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데이터사이언티스트에게 필요한 자질로 '문제 정의 능력', '기술에 대한 관심', '부딪히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을 꼽았다.

성 씨는 데이터사이언스 분야로의 진출을 꿈꾸는 한양인 후배들에게 "선택과 집중으로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문제 해결력부터 다양한 AI, 기계학습, 딥러닝 등 배우고 익혀야 할 영역이 많다"며 "모든 것을 한 번에 잘 하려 하기보다 본인에게 필요한 역량에 우선순위를 두고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선형대수나 통계학은 필수고 프로젝트 경험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성 씨는 전공의 경계를 넘어 자신만의 전문성을 쌓아왔다. 그는 미래를 탐색하고 개척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고, 불안함 속에서도 매일 묵묵히 자신을 단련해 나갔다. 그의 여정은 앞으로의 길을 고민하는 한양인에게 메시지를 남긴다. 두렵고 불안하더라도 꾸준히 걸어가다 보면, 그 끝에서 단단히 성장한 자신을 만나게 된다는 것.

그의 이야기가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한양인에게 힘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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