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기원’ 저자 서은국 교수의 2025 2차 고민톡톡 힐링콘서트
"행복은 타인의 시선 아닌 즐거움의 빈도에서"
한양대 상담센터가 주최한 ‘2025 2차 고민톡톡 힐링콘서트’가 지난 11월 5일 HIT 대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이번 콘서트는 『행복의 기원』의 저자 서은국 연세대 교수가 초청돼 ‘행복은 좋은 경험의 빈도’를 주제로 시작했다. 소통형 특강으로 진행된 현장은 ‘행복’에 대한 한양인의 높은 관심으로 가득했다.
행복은 뇌가 만드는 경험
서 교수는 “우리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행복은 인생의 최종 목적’이라는 오래전 인문학 스토리에 젖어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 관점이 행복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큰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행복은 인생의 목적이 아니라, 생존과 번식을 위한 도구이며 뇌가 만드는 쇼다"고 정의했다. 인간의 뇌는 행복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생존하도록 설계됐으며, 행복은 음식이나 사람 등 생존에 필요한 자원으로 다가가게 만드는 신호라는 것이다.
서 교수는 "감정은 ‘움직임'을 위해 존재한다"며 "사자를 보면 공포를 느껴 '도망'가고 고기를 보면 쾌를 느껴 '다가가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행복은 긍정적인 생각이라는 태도가 아닌 뇌가 특정 상황에서 켜는 '경험' 그 자체임을 강조했다.
행복에 대한 3가지 오해
한국 역시 행복감이 낮은 이들이 대다수다. 서 교수는 행복감이 낮은 사람이 가진 3가지 특징을 진단했다.
첫째는 행복을 '불행하지 않은 것’이라 믿는 소극적 태도다. 서 교수는 "바퀴벌레라는 문제가 있을 때 이를 해결한다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며 "이는 골을 넣을 생각은 않고 실점만 막으려는 수비만 하는 축구와 같다”고 설명했다. 행복은 '골'을 넣어야 한다.
둘째는 과도한 회피 성향이다. 서 교수는 "가장 안전한 배는 항구에 묶여 있는 배지만 그것이 배의 목적은 아니다"며 “새로운 경험을 피하고 방 안에만 머무르는 태도는 행복의 기회를 스스로 차단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은 외부의 인정과 박수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타인 중심적인 삶이다. 서 교수는 "칭찬 때문에 춤추는 고래는 칭찬이 끝나면 춤을 멈춘다"며 “나의 즐거움이 아닌 타인의 시선에만 매달리면 행복의 주도권을 잃게 된다”고 경고했다.
결국, 좋은 사람과 밥을 먹는 '행복'
행복에 대한 결론은 명확했다. 행복해지기 위해선 '즐거움의 압정'을 많이 모아 일상에 깔아둬 그것을 밟을 빈도를 높여야 한다.
서 교수는 "모든 호모 사피엔스에게 공통으로 가장 큰 압정은 사람이다”고 강조했다. 생존에서 음식과 사람은 필수였기에 뇌는 사람과 가까워질 때 쾌를 켜도록 진화했다. 그는 "한국인이 가장 행복감을 느끼는 순간은 '먹을 때'와 '사람과 있을 때'다”며 “행복의 핵심은 좋은 사람과 밥 먹는 것이다"고 결론지었다.
한양인의 '행복' 고민들
강연 끝에는 학생들이 사전에 접수한 행복 고민에 대해 서 교수가 답하는 질의응답 시간이 마련됐다.
"손흥민 선수처럼 뛰어난 사람과 비교하며 좌절합니다."
한 학생은 "뛰어난 사람들을 보면 스스로가 초라하게 느껴진다"며 좌절감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행복감이 낮은 사람일수록 타인과 비교하는 경향이 있다"며 "내 세상이 좁기 때문에 그 사람이 커 보이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행복한 사람은 자기 인생의 ‘가장 좋은 방’을 기준으로 삶을 평가하지만 불행한 사람은 '최악의 방'을 기준으로 평가한다"며 "나의 즐거움을 찾는 내 세상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미래를 위해 현재의 행복을 포기하는 것이 맞나요?"
"미래를 위해 하루를 꽉 채워 보내면 성취감이 아니라 하루가 무거워진다"는 학생의 고민에 서 교수는 '도미노 환상'을 언급했다. 그는 "수백만 개의 도미노를 쌓는 현재는 지루하고 고통스러운데 마지막에 넘어지는 찰나의 미래를 위해 참고 있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찰나의 기쁨은 도미노를 쌓는 고통의 크기를 보상하지 못한다"며 "도미노를 쌓는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고 답했다.
"AI가 사람을 대체할 수 있을까요?"
AI가 사람이 주는 행복을 대체할 수 있냐는 질문도 나왔다. 서 교수는 AI를 '조미료'에 비유하며 "뇌가 아직 AI와 사람을 구분 못 하고 있지만 AI는 생물학적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아플 때 AI는 밥을 가져다주지 않으며 AI와 애를 낳을 수도 없다"며 "AI가 사람 간의 관계를 대체하면 이는 생존 본능에서 멀어지는 위험한 일이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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