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수많은 사람으로 변신하는 직업", 다양한 경험이 이용신이란 성우를 만들다
'이용신TV' 유튜브 크리에이터로서 앞으로의 행보까지

90년대생의 어린 시절을 담당했던 ‘달빛 천사’의 루나, ‘명탐정 코난’의 정보라, ‘캐릭캐릭 체인지’의 아무부터 현재 인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아리, ‘던전 앤 파이터’의 여거너, ‘메이플스토리’의 세렌까지. 모두 이용신(신문방송학과 95) 씨의 출연작이다. 다양한 작품을 소화할 수 있기까지 이 씨가 노력한 과정을 들어봤다.

 

하고 싶은 공부를 하기 위해 찾아온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입학과 다양한 경험들

 ▲지난 8일 상암 에스플렉스센터 1인 미디어 스튜디오에서 이용신(신문방송학과 95) 씨를 인터뷰했다. 이날 이 씨는 약 한 시간 동안 자신의 경험을 기자들에게 공유했다. ⓒ 김수지 기자 
 ▲지난 8일 상암 에스플렉스센터 1인 미디어 스튜디오에서 이용신(신문방송학과 95) 씨를 인터뷰했다. 이날 이 씨는 약 한 시간 동안 자신의 경험을 기자들에게 공유했다. ⓒ 김수지 기자 

이 씨는 '목소리로 방송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재수를 통해 한양대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했다. 학교에 다니며 단과대 노래자랑 1등 등 노래와 관련해 많은 수상을 한 이 씨는 97년도 MBC 강변가요제에 ‘인터넷 B&G’라는 팀으로 출전했다. 그 결과 시청자 인기투표에서 1등을 해 인기상을 차지했다. 이 씨는 “대회 당일에 동기들, 선배, 후배 가릴 것 없이 많은 한양인이 와서 응원을 해줬는데 나보다 동기들의 얼굴이 더 많이 송출됐다”며 “동기들의 응원과 동문의 투표, 교수님들의 지지 덕분에 상을 받을 수 있었다”고 당시 기억을 회상했다. 이러한 수상은 이 씨가 성우로서 노래를 계속할 수 있게 해 준 발판이 됐다.

이 씨는 성우가 되기 전 ‘수퍼 보이스 탤런트 선발대회’에 출전했다. 그는 대회에서 자신이 라디오 DJ가 됐다고 생각하며 연기해 대상을 받았다. 졸업하기 전, 광고음악감독의 권유로 CM 송으로 데뷔했다. 이후 TV 광고 성우와 쇼호스트, MC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아가던 이 씨는 ‘LG홈쇼핑(현 GS 홈쇼핑)’ 인턴에 합격했다. 인턴 종료 후 정규직 전환에 실패했고 목소리라는 재능을 살리기로 결심한다. 이 씨는 후에 투니버스 5기 공채 성우에 지원해 합격한다. 그는 “성우가 되기 전 다양한 경험을 한 것을 남들보다 유리한 조건이라고 생각했다”고 일화를 말했다.

이 씨는 성우에 대해 “그 어떤 직업보다 공정한, 공평한 직업”이라고 말했다. 학벌에 대한 경계가 없이 오로지 목소리와 연기력만으로 승부하는 직업이다. 이 씨는 평소 목소리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지만, 연기력은 부족하다고 판단해 출·퇴근길 등 틈날 때마다 시사(캐릭터의 입 모양과 대사를 맞추는 작업) 연습을 했다고 한다. 그는 계속된 시사 연습 끝에 NG를 줄여가고,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으며 연기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이용신으로서 새로운 도전

  ▲이 씨는 지난 19년 5월 이화여대의 축제인 '대동제'에 섰다. 많은 학교와 방송의 러브콜을 받을 정도로 영상의 파급력은 대단했다. 공연 영상의 조회수는 약 200만이 넘어갈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 김수지 기자 
  ▲이 씨는 지난 19년 5월 이화여대의 축제인 '대동제'에 섰다. 많은 학교와 방송의 러브콜을 받을 정도로 영상의 파급력은 대단했다. 공연 영상의 조회수는 약 200만이 넘어갈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 김수지 기자 

이 씨가 투니버스의 인기작인 ‘달빛 천사’ 루나 역을 맡았을 때는 전속 1년 차에 불과한 신인이었다. 원작인 일본판에서는 전문 가수가 주인공을 맡아 주제곡을 부를 정도로 노래가 중요한 만화다. 한국판 ‘달빛 천사’의 PD도 노래를 잘하는 성우를 써야겠다고 판단해 이 씨를 캐스팅했다. 이 씨는 루나를 연기하며 ‘나의 마음을 담아’, ‘New Future’ 등 6곡을 소화했다. 지난 19년 이 씨는 이화여대 축제에 게스트로 출연하며, 여러 부분에서 화제가 됐다. 그날에 대해 이 씨는 “2004년 방영 이후로 주제가를 부른 적이 없었기에 축제 출연을 고민했다”며 “집에서 노래방 마이크를 잡고 연습하는 등 긴장하며 무대로 갔다”고 말했다. 이 씨의 이화여대 무대 영상을 합친 조회수는 200만이 넘어갈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이화여대 무대에 올랐던 지난 19년까지만 해도 달빛 천사의 음원은 발매되지 않았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음악 저작권이 세분돼 비용적 측면 등으로 인해 방영 당시 투니버스는 음원을 발매하기 어려웠다. 라이선스와 제작 등의 비용을 따졌을 때, 이 씨 혼자 부담하기엔 큰 액수였다. 그는 음원 발매 펀딩을 진행했다. 이 씨는 “지난 13년에 가수 이용신으로 펀딩 앨범을 제작했다”며 “그때의 경험을 살려 다시 한번 펀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3,300만 원을 목표로 시작한 펀딩은 목표액의 77배를 달성했다. 펀딩액으로는 기존 목표였던 음원 발매는 물론 펀딩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앨범 키트와 각종 굿즈를 추가로 제공했다. 또한, 콘서트도 개최하며 그 화력을 이어갔다.

 

 ▲이 씨는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유튜브 크리에이터 활동을 진행했다.  ⓒ 이용신 동문 
 ▲이 씨는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유튜브 크리에이터 활동을 진행했다.  ⓒ 이용신 동문 

이 씨는 앞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우는 작품이 있을 때만 활동하는 수동적인 직업이다”며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며 그런 한계를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유튜브 채널 ‘이용신 TV’를 개설하며 약 120개의 콘텐츠를 업로드했다. 그는 “성우, 두 아이의 엄마, 교수, 크리에이터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는 것을 유튜브를 통해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이 씨는 <달빛 천사>만큼 사랑받는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이 제작돼 'K-OST'라는 신드롬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 씨는 성우 지망생의 경쟁 상대로 AI를 지목했다. 기술의 고도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AI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AI와 인간 성우의 차이점은 ‘연기력’이라고 생각한다”며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연기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성우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응원의 말도 건넸다. “성우 시험이 절대평가가 아니다 보니까 어렵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데, 오히려 도전해 볼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한양대는 다양한 인재를 길러내는 학교라고 생각합니다. 학교에 자부심을 느끼고, 사회 여러 분야에 선배들이 자리 잡고 있으니 열심히 노력해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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