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팔레트, 박재정, 샘김 등 다양한 가수와 밴드 작업도

베이스는 혼자 작업을 하기보다는 밴드 등의 협업 작업을 더 많이 한다. 코드를 잡는 기타에 비해 혼자 곡의 느낌을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밴드에서 보컬이나 드럼, 기타처럼 큰 소리를 내어 존재감을 보일 수 있는 악기는 아니지만, 다른 멜로디 악기를 이어주는 역할을 함으로써 사운드의 틀을 잡아준다. 그 베이스를 담당하는 베이시스트 양경아(실용음악학과 4) 씨를 만나봤다.

집 앞 학원에서 시작된 흥미, 꿈으로 이어지다.

양 씨는 어릴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다. 중학생 시절, 등하굣길에 새로 생긴 실용음악학원에 적힌 ‘베이스’라는 글자가 그를 음악의 길로 이끌었다. 취미로 시작한 베이스였지만, 고등학교 재학 중에는 양 씨의 영상을 보고 연주를 부탁한 사람도 있었다. 그는 현재 아이유 팔레트 밴드, 박재정, 샘김, 다린 등 다양한 가수들과 밴드, 작업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그가 오랫동안 베이스를 잡을 수 있던 이유는 간단했다. 베이스와 자신이 닮았기 때문이다. 양 씨는 “내가 앞에 나가서 돋보이고, 화려하고 싶진 않은데 남들에게 꼭 필요했으면 좋겠고, 중요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다”며 “베이스도 앞에서 화려하게 돋보이진 않는데, 밴드에서 제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악기여서 오랫동안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 양경아(실용음악학과 4) 씨는 실용음악학과에 대해 "같이 연주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해줬던 학과"라고 설명했다. ⓒ 이지금 [IU Official] 유튜브 
▲ 양경아(실용음악학과 4) 씨는 실용음악학과에 대해 "같이 연주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해줬던 학과"라고 설명했다. ⓒ 이지금 [IU Official] 유튜브 

그런 그에게 다양한 기회가 주어졌다. 올해 발매된 가수 아이유의 ‘아이와 나의 바다’에 베이스로 참여했다. 양 씨는 “아이유의 오랜 팬이어서 노래를 들을 때마다 언젠가 한 번쯤 같이 연주할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날이 실제로 왔다”고 말했다. 또, 올해 발매된 가수 다린의 앨범 ‘숲’의 2, 3, 10번 트랙을 연주했다. 양 씨는 “‘숲’이라는 앨범이 화가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앨범이었다”며 “이야기가 있는 곡에 연주해보니 너무 재밌고, 멋져서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밴드에서 베이스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리듬이 흔들리지 않게 잘 잡아주는 것이다. 양 씨는 “동시에 다른 연주자들과 같이 흘러갈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며 “또 단순히 연주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음악이 어떤 걸 표현하고자 하는지 신경 써서 음악에 감정을 담아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힘든 일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가장 ‘나답기에’

양 씨는 ‘좋은 음악’에 대해 선뜻 답하지 못했다. 절대적으로 좋은 음악은 없기 때문이다. 오랜 고민 끝에 그는 “슬픈 기억, 좋은 기억 모든 간에 그 기억을 떠올렸을 때 음악이 같이 떠올려지는 경험이 있다”며 “ 이런 위로나 공감을 해줄 수 있는 음악이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좋은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기 위해 항상 고민하는 양 씨는 추억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썼던 노래 중에 청자들이 좋다고 얘기해준 곡들은 다 내가 어떤 추억을 회상하면서 썼을 때다”며 “옛 생각을 하면서 추억을 공유하려 하다 보니 그 감정이 청자에게까지 전달된 것 같다”고 말했다.

 

▲ 양 씨는 "소리로 따뜻함을 주는 베이시스트가 되고 싶다"고 앞으로의 목표를 밝혔다. ⓒ 백지현 기자 
▲ 양 씨는 "소리로 따뜻함을 주는 베이시스트가 되고 싶다"고 앞으로의 목표를 밝혔다. ⓒ 백지현 기자 

어떤 일이든 일을 하다 보면 좌절하는 순간이 생긴다. 양 씨 또한, 최근 ‘음악 말고 다른 길을 해볼까’란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도 그가 다시 베이스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베이스 칠 때 가장 재밌고, 연주할 때가 가장 ‘양경아’ 다웠다는 점이다. 점점 사라지고 있는 인디 무대에서 연주하기 위해 큰 노력을 했을 양 씨, 그에게 같은 꿈을 꾸고 있을 사람들을 향해 응원을 부탁했다. 양 씨는 “슬럼프와 같은 시간을 겪고 있는 청년이 나라고 생각한다”며 “슬럼프는 내 성장과 같이 보내야 하는 존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어렵고 힘들겠지만 자신만의 길을 가는 멋진 스타일로 걸어갔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 '베이시스트 양경아'를 좋아해 주는 팬들에게 그는 "앞으로도 좋은 음악에 따뜻한 연주 소리를 들려주겠다"고 말했다. ⓒ 백지현 기자 
▲ '베이시스트 양경아'를 좋아해 주는 팬들에게 그는 "앞으로도 좋은 음악에 따뜻한 연주 소리를 들려주겠다"고 말했다. ⓒ 백지현 기자 

양 씨는 음악을 "사람의 감정에 가장 가까이 와 닿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내 감정이 관객에게도 전달되도록 하는 진정성 있는 뮤지션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음악 동료로서 계속 찾게 되는 편안한 뮤지션, 음악을 여러 방면에서 보여줄 수 있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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