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 있는 새로움
디지털 네이티브의 특성에서 바라보는 뉴트로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뉴트로 열풍이 거세다. 특히 음반 사업에서 이를 확인하기 쉽다. 미니홈피의 대명사 싸이월드가 재오픈을 준비하며 ‘싸이월드 BGM 2021’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싸이월드의 BGM 데이터를 분석해 순위권의 곡을 MZ세대 가수들이 리메이크하는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많은 이들에게 추억을 불러일으키며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2’의 OST 또한 원곡을 리메이크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각종 음원 사이트와 노래방의 순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다.

김영재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김영재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안설(융합전자공학부 3) 씨도 뉴트로 열풍을 함께하고 있다. 그는 “초등학생 때 싸이월드를 이용했던 기억을 이번 리메이크된 BGM들을 들으며 추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 씨는 최근 필름 카메라도 구매했다. 버튼 하나 누르면 끝인 핸드폰 카메라와 달리, 하나하나 직접 조절하며 사진을 찍는 과정이 그에게는 새롭고 즐거웠다.

뉴트로(New-tro)는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다. 경험해보지 못한 과거의 문화, 즉 ‘익숙하지 않은 옛것’에서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고 이를 현재의 방식으로 함께 향유하는 것이다. 김영재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뉴트로의 가치가 ‘근본 있는 새로움’에서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코드’로 발전하는 데 있다고 얘기했다.

 

▲ 주재우 씨가 옛 음악을 리메이크하는 경연 프로그램 '새가수'에 출연해 1991년 발매된 전원석의 '떠나지 마'를 불러 화제가 됐다. ⓒ KBS '새가수'
▲ 주재우 씨가 옛 음악을 리메이크하는 경연 프로그램 '새가수'에 출연해 1991년 발매된 전원석의 '떠나지 마'를 불러 화제가 됐다. ⓒ KBS '새가수'

방송 미디어 프로그램에서 뉴트로 현상을 김 교수는 “고령화되는 전통 방송 미디어 수요층의 취향을 반영하며 당시의 스토리와 함께 새로움으로 젊은 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예로 현재 방영하고 있는 경연 프로그램 ‘새가수’를 들 수 있다. 동시대의 젊은 가수가 과거에 전설이었던 노래를 부르는 것이 신선한 매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경제 상황이 어려울 때 좋았던 과거를 회상하는 복고 문화는 사람들에게 위안을 준다. 김 교수는 “코로나 19와 같은 경제 상황에서 뉴트로가 젊은 세대에게 충분한 현실 도피의 의미를 제공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얘기했다. 기성 세대에게는 추억과 회상을 통한 위로를 제공하겠지만, 젊은 세대는 그 시절을 경험해보지 못했기에 추측만 할 뿐이다. 항상 새로운 재미를 추구해 온 젊은 세대에게 코로나19는 새로움과 가슴 뛰는 즐거움의 부족을 초래했다. 그는 뉴트로를 젊은 세대가 주목하는 것은 ‘과거 유행했던 문화’가 ‘지루한 현실 속 새로운 즐거움의 발굴 소스’로 인정받은 것으로 판단했다.

 

▲ 유재석, 이효리, 비가 멤버로 구성된 '싹쓰리'가 90년대의 감수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뉴트로 스타일의 음원 '다시 여기 바닷가'를 지난해 발매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MBC '놀면 뭐하니?'
▲ 유재석, 이효리, 비가 멤버로 구성된 '싹쓰리'가 90년대의 감수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뉴트로 스타일의 음원 '다시 여기 바닷가'를 지난해 발매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MBC '놀면 뭐하니?'

김 교수는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의 특성에서 뉴트로 현상의 원인을 찾았다. 디지털 네이티브는 온라인 게임과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사회화 과정을 거친 세대이다. 그들에게 다양한 선택의 자유는 당연한 것이다. 과거에 유행했던 문화인 뉴트로 코드 역시 디지털 네이티브에게는 즐거움을 위한 다양한 선택 중 하나로의 가치가 있다. 수많은 가짜 정보 속에서 사회화 과정을 경험한 디지털 네이티브는 정보의 진실성에 대한 검증을 원한다. 뉴트로 현상은 대부분 과거에 많은 사람이 공유했으며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문화를 대상으로 한다. 타당한 이유가 있고 가치가 있어 과거에 사랑받았다는 점에서 검증된 문화 코드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지금의 한양인들은 디지털 미디어와 함께 태어나고 성장해 온 디지털 네이티브이다. 김 교수는 “문화 현상이나 유행을 받아들일 때 자신의 정체성과 행복이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본인의 행복을 위해, 본인이 원하는 것을 진실하게 제공한다는 생각으로 문화 현상을 함께 즐기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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