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존 메이어’, ‘20대의 신해철’ 수식어 붙어
솔로 데뷔부터 방송을 통한 첫 밴드 도전까지

JTBC의 <슈퍼밴드 2>가 지난달 4일 14주간의 방영을 성황리에 끝냈다. 생방송 파이널에서는 총 39만 건의 문자투표와 5.6%라는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뜨거운 인기를 증명했다. <슈퍼밴드 2>의 준우승팀은 바로 시네마(CNEMA)다. 기탁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신도영(실용음악학과 2) 씨는 <슈퍼밴드 2> 3라운드에서 팀 '시네마'를 구성했고, 프론트맨으로서 활약을 선보였다.

 

▲ 신도영(실용음악학과 2) 씨의 작업실에서 지난달 26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 백지현 기자 
▲ 신도영(실용음악학과 2) 씨의 작업실에서 지난달 26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 백지현 기자 

 

김해-일산, 왕복 12시간 거리에도 레슨을 받으며 꿈을 키워

‘기타’에 K를 붙인 예명 기탁. 신 씨는 슈퍼밴드 2에 보컬로 출연했지만, 학교에서는 기타를 전공하고 있다. 신 씨가 처음 기타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음악 영화 <어거스트 러시>를 보고 난 후다. 신 씨는 “엄마와 같이 영화를 보고 있었는데, 보다가 엄마한테 ‘기타를 배우고 싶다’고 말해서 그때부터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때는 왕복 12시간 거리에서 기타 레슨을 받기도 했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로 ‘기타에 대한 매력’을 말했다. 그는 “악기 하는 사람들은 공통으로 그 악기에 대한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며 “내가 직접 친 소리가 생각과 감정을 표현해줄 수 있다는 매력이 있기에 지금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학기에 2학년으로 복학한 신 씨는 새내기 시절인 2017년도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그는 “대학에 와서 처음으로 축제를 경험했는데, 진짜 재밌었다”며 “여느 새내기들과 다름없이 축제 3일 동안 매일 아침까지 술을 먹고, 수업 듣고, 다시 술 먹는 것을 반복했던 날들이 너무 재밌어서 기억에 남는 것 같다”고 추억을 회상했다.

 

▲ 신 씨는 현재 학업과 '슈퍼밴드 2 갈라콘서트' 준비를 병행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 백지현 기자
▲ 신 씨는 현재 학업과 '슈퍼밴드 2 갈라콘서트' 준비를 병행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 백지현 기자

신 씨의 첫 싱글 <Tired of love>는 그를 가장 잘 표현한 곡이다. 그는 “기타리스트이자 보컬의 모습, 두 가지를 다 보여주고 싶어서 고민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오랜 시간 준비하다 보니, 기탁 그 자체를 드러낸 곡이 된 것이다. 지난 5월에는 첫 앨범 <KITAK EP.01>을 발매했다. 이 앨범은 신 씨가 20대 초반에는 느끼지 못했던 청춘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는 “청춘이 막막하기도 하고, 아프기도 한데, 어른들은 항상 ‘내가 어릴 때는 말이야’라고 청춘을 회상하며 웃는다”며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기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고, 청춘들에게 편한 친구가 되고 싶은 마음으로 앨범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신 씨가 처음 무대에 선 것은 고등학교 축제 때였다. 가면을 쓰고 노래를 부르는 '복면가왕' 코너에서 혁오의 <소녀>라는 곡을 불렀다.  고등학교 축제에 섰던 신 씨는 어느덧 ‘한국의 존 메이어’, ‘신해철의 20대’ 등의 수식어가 따라붙는 아티스트가 됐다. 존 메이어는 신 씨가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로, 세계적인 기타리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다. 이에 대해 그는 “내가 좋아하는 가수와 닮았다고 해줘 굉장히 영광이지만, 계속 풀어나가야 할 숙제인 것 같다”며 “존 메이어를 뛰어넘는 기탁이 되도록 노력해서, 존 메이어가 ‘미국의 기탁’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웃으며 덧붙였다.

 

슈퍼밴드 2 통해 자신의 한계를 깨며, 새로운 모습 보여줘  

<슈퍼밴드 2>는 라운드마다 심사위원들이 그룹의 리더인 ‘프론트 맨’을 선정한다. 신 씨는 첫 라운드부터 마지막 라운드까지 프론트 맨을 맡았다. 6개 최종 팀의 프론트 맨 중 어린 편에 속했던 신 씨는 방송 당시 느꼈던 부담감을 설명했다. 그는 “내가 이 팀의 리더이기에 뭔가를 이뤄내야 하고, 팀원들을 데리고 이들의 최대치를 끌어올려서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심했다”며 “각 라운드에서 지거나 1위를 하지 못하면 바로 탈락 후보가 되는데, 그게 다 내 책임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덧붙여서 “지금은 형들이 내가 막내여서 시킨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신 씨는 방송을 통해 한계를 뛰어넘는 본인을 발견했다. 신 씨의 버스킹 경험은 단 한 번이다. 그 정도로 무대 경험이 적었지만, 매 라운드 각광받는 출연자가 됐다. 그는 항상 본인만의 한계를 정해 놓고 음악을 했다. 방송에 대해 신 씨는 “평소에 갖고 있던 한계들을 많이 깬 계기가 됐고, 노래할 때 겁이 없어진 것이 가장 큰 변화였다”고 말했다. 방송에서 다양한 그룹을 형성했고, 팀원들을 만나면서 한계를 깬 것이다. 그는 “시네마 멤버 임윤성 씨를 보면서 많이 배웠고, 방송 무대를 거듭하면서 거의 득음을 했다”며 방송 소감을 밝혔다.

 

▲ 작사, 작곡을 모두 하고 있는 신 씨는 "주로 음악이나 로맨스 영화를 통해 음악적 영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 백지현 기자 
▲ 작사, 작곡을 모두 하고 있는 신 씨는 "주로 음악이나 로맨스 영화를 통해 음악적 영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 백지현 기자 

프로듀서 오디션부터 생방송 파이널까지 신 씨는 총 7개의 무대를 보여줬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로 시네마 멤버들과 처음으로 함께한 3라운드 ‘Boomerang’을 선정했다. 그는 “2라운드의 ‘달팽이’ 무대를 할 때까지만 해도 예전 내 모습과 비슷했는데, 부메랑 무대를 기점으로 변한 것 같아서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팀 출연진과 끈끈한 우정도 자랑했다. 그는 “촬영 특성상 늦게 끝나는 날이 매우 많았는데, 다른 팀 프론트 맨인 제이유나 씨가 매일 집에 데려다줬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시네마는 ‘Boomerang’ 때는 천둥·번개 소리, ‘Run’ 때는 심장 소리 등 음원이 시작될 때 매번 앰비언스 사운드를 삽입했다. 이에 대해 신 씨는 “<슈퍼밴드 2>는 음악도 중요하지만, 보이는 것도 중요하기에 우리 팀 이름에 걸맞게 무대 시작에 예고편을 보여주고자 했다”며 “음악의 시작을 알리는 퍼포먼스 요소로서 그런 사운드를 삽입했다”고 말했다. 신 씨는 시네마로서 얼터너티브 락 장르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그 장르가 되게 다양하고 범위가 큰데, 우리와 가장 잘 맞는 장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신도영에게 '기탁'이란

가수 '기탁'은 학생 신도영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노력하는 존재다. 그의 꿈 중 하나는 좋은 아빠가 되어 편안하고, 아름다운 가정을 꾸리는 것. 다양한 꿈을 가진 신 씨에게 심사위원 유희열 씨는 “세상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신 씨는 “시네마로서, 기탁으로서 모두 청춘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내가 음악을 들으며 위로받은 것처럼 많은 청춘이 위로받을 수 있는 곡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신 씨는 준우승에 대해 실감 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사실 옛날에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유행이었는데, 지금은 예전만큼 화제가 되지 않는다”며 “그렇기에 준우승을 한 지금이 출발점이고, 지금부터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더 열심히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코로나19로 인해 밴드 보컬로서 오프라인 공연을 해보지 못한 신 씨는 "우리를 보러 온 분들을 위해 방송에서의 모습 그대로를 재연해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갈라콘서트 준비에 대해 말했다. ⓒ 백지현 기자  
▲ 코로나19로 인해 밴드 보컬로서 오프라인 공연을 해보지 못한 신 씨는 "우리를 보러 온 분들을 위해 방송에서의 모습 그대로를 재연해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갈라콘서트 준비에 대해 말했다. ⓒ 백지현 기자  

신 씨는 본인을 응원하는 팬인 ‘피크’와 시네마를 응원하는 팬인 ‘크레딧’을 합친 ‘피크레딧’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지금까지 저와 시네마를 사랑해주신 모든 피크레딧 분들에게 감사합니다. 조건 없이 많은 사랑을 주셔서 꼭 보답하고 싶습니다. 피크레딧이 있기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멋진 솔로 기탁과 시네마의 기탁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제 막 영화의 오프닝을 연 신 씨. 영화 같은 음악들을 선보여 가수 생활의 마지막에 멋진 크레딧이 올라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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