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째 독주회 ‘금여수신’, 성황리에 마쳐
가야금을 연주하는 것은 수신이라는 말의 ‘금여수신(琴如修身)’을 주제로 이예원(국악과 08) 씨가 6번째 독주회를 열었다. 국립국악고등학교를 졸업하며, 한양대 국악과에 입학 후 석박사 또한 취득한 이 씨의 음악 이야기를 들어봤다.
전주에서 서울로 상경, 학생에서 가야금 연주자가 되기까지
이 씨의 어머니 또한 한양대 국악과 출신으로, 이 씨는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국악을 접할 수 있었다. 그는 초등학생 때부터 가야금을 다뤘고, 중학생 때 서울로 입시를 준비하며 가야금 전공생이 됐다. 이 씨는 “입시 과목들을 준비하면서 처음 배우는 것들이 많았는데, 마냥 어렵지만은 않았고 재밌게 준비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다른 국악기들과 달리 가야금은 독주 악기 혹은 반주악기로 많이 사용됐다. 현재는 12현에서 18현, 25현 등으로 개량되면서 다른 국악기들보다도 다양한 음악에 잘 녹아들 수 있는 악기로 불린다. 가야금에 대해 이 씨는 “앞으로도 잠재력이 많은 악기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연주자들은 각자의 무기가 있다. 이 씨의 주특기는 ‘복원 연주’다. 복원 연주는 악보만 남아 있거나 지금은 연주되지 않는 음악을 발굴하고 연구해 연주하는 것을 말한다. 즉, 과거에 연주됐던 가야금과 지역 음악사에 관한 연구를 바탕으로 연주하는 것이다. 이 씨는 “연구를 토대로 음악을 복원함으로써 다양했던 우리 음악을 이어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씨는 국악관현악단 ‘코라이즌’을 창단하고 현재 단장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대규모의 관현악을 하고 싶었지만, 악단에 취업하지 않는 이상 실제로 하는 것은 어려웠다. 다른 방법을 찾다 이 씨는 직접 국악관현악 스터디를 꾸렸다. 한양대 국악과 동기 4명과 함께 SNS에서 인원을 모집했고, 이는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이 씨는 “너무 많은 사람의 연락이 있어서 스터디만 하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2020년에는 국악관현악 뮤비도 찍고. 창단연주회까지 하게 됐다”고 밝혔다.
“조금씩이라도 계속 나아가는 연주자가 되고 싶어요”
이 씨는 오랜 기간 가야금을 함께할 수 있었던 이유로 ‘배움의 즐거움’을 꼽았다. 그는 “모든 공부가 어렵겠지만, 배울수록 어려운 게 음악인 것 같다”며 “배울수록 모르는 게 많다는 것을 느꼈고, 국악을 알아가며 시야를 넓히는 것이 즐거웠다”고 말했다.
총 6번의 독주회를 진행한 이 씨는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으로 5번째 독주회 ‘악서 정해’를 선정했다. 공연의 이름은 이 씨가 전북 지역 풍류에 대한 박사 논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악서 정해’ 책을 보고 따온 것이다. 책에 수록된 가야금 풍류 보를 복원 연주했다. 공연에 대해 이 씨는 “이 독주회가 연구와 연주를 병행하게 되는 계기가 돼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코로나19 때문에 비대면으로 진행해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고 밝혔다.
이 씨는 지난해 12월에 6번째 독주회 ‘금여수신’을 선보였다. 해당 공연은 1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이 씨의 음악적 뿌리인 고창 육이계 풍류와 김병호류 가야금 산조 전바탕을 선보였다. 이 씨는 “이번 연주를 통해 육이계 풍류를 복원하고, 연주함으로써 나 또한 자신을 다듬는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연주한 김병호류 가야금 산조 전바탕은 이 씨가 어렵게 느끼는 산조였다. 이 씨는 “그러나 지금껏 다양한 부류의 산조들을 배웠지만, 가장 나다운 산조는 김병호류 가야금 산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공연은 거리 두기로 객석 인원이 제한됐음에도 성황리에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