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째 독주회 ‘금여수신’, 성황리에 마쳐

가야금을 연주하는 것은 수신이라는 말의 ‘금여수신(琴如修身)’을 주제로 이예원(국악과 08) 씨가 6번째 독주회를 열었다. 국립국악고등학교를 졸업하며, 한양대 국악과에 입학 후 석박사 또한 취득한 이 씨의 음악 이야기를 들어봤다.

전주에서 서울로 상경, 학생에서 가야금 연주자가 되기까지

이 씨의 어머니 또한 한양대 국악과 출신으로, 이 씨는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국악을 접할 수 있었다. 그는 초등학생 때부터 가야금을 다뤘고, 중학생 때 서울로 입시를 준비하며 가야금 전공생이 됐다. 이 씨는 “입시 과목들을 준비하면서 처음 배우는 것들이 많았는데, 마냥 어렵지만은 않았고 재밌게 준비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 독주회 '금여수신'에서 연주하는 이예원(국악과 08) 씨. 해당 독주회는 거리 두기로 인해 90여 명만이 관람할 수 있었다. ⓒ 이예원 동문 
▲ 독주회 '금여수신'에서 연주하는 이예원(국악과 08) 씨. 해당 독주회는 거리 두기로 인해 90여 명만이 관람할 수 있었다. ⓒ 이예원 동문 

다른 국악기들과 달리 가야금은 독주 악기 혹은 반주악기로 많이 사용됐다. 현재는 12현에서 18현, 25현 등으로 개량되면서 다른 국악기들보다도 다양한 음악에 잘 녹아들 수 있는 악기로 불린다. 가야금에 대해 이 씨는 “앞으로도 잠재력이 많은 악기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연주자들은 각자의 무기가 있다. 이 씨의 주특기는 ‘복원 연주’다. 복원 연주는 악보만 남아 있거나 지금은 연주되지 않는 음악을 발굴하고 연구해 연주하는 것을 말한다. 즉, 과거에 연주됐던 가야금과 지역 음악사에 관한 연구를 바탕으로 연주하는 것이다. 이 씨는 “연구를 토대로 음악을 복원함으로써 다양했던 우리 음악을 이어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씨는 국악관현악단 ‘코라이즌’을 창단하고 현재 단장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대규모의 관현악을 하고 싶었지만, 악단에 취업하지 않는 이상 실제로 하는 것은 어려웠다. 다른 방법을 찾다 이 씨는 직접 국악관현악 스터디를 꾸렸다. 한양대 국악과 동기 4명과 함께 SNS에서 인원을 모집했고, 이는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이 씨는 “너무 많은 사람의 연락이 있어서 스터디만 하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2020년에는 국악관현악 뮤비도 찍고. 창단연주회까지 하게 됐다”고 밝혔다.

“조금씩이라도 계속 나아가는 연주자가 되고 싶어요”

이 씨는 오랜 기간 가야금을 함께할 수 있었던 이유로 ‘배움의 즐거움’을 꼽았다. 그는 “모든 공부가 어렵겠지만, 배울수록 어려운 게 음악인 것 같다”며 “배울수록 모르는 게 많다는 것을 느꼈고, 국악을 알아가며 시야를 넓히는 것이 즐거웠다”고 말했다.

총 6번의 독주회를 진행한 이 씨는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으로 5번째 독주회 ‘악서 정해’를 선정했다. 공연의 이름은 이 씨가 전북 지역 풍류에 대한 박사 논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악서 정해’ 책을 보고 따온 것이다. 책에 수록된 가야금 풍류 보를 복원 연주했다. 공연에 대해 이 씨는 “이 독주회가 연구와 연주를 병행하게 되는 계기가 돼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코로나19 때문에 비대면으로 진행해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고 밝혔다.

 

▲ 보통의 전통 기악 독주회는 돗자리와 병풍을 사용하는데, 이번 이 씨의 독주회에서는 실제 병풍 대신 이 씨의 외조증부의 글씨 병풍 사진을 띄워 연출했다. ⓒ 이예원 동문
▲ 보통의 전통 기악 독주회는 돗자리와 병풍을 사용하는데, 이번 이 씨의 독주회에서는 실제 병풍 대신 이 씨의 외조증부의 글씨 병풍 사진을 띄워 연출했다. ⓒ 이예원 동문

이 씨는 지난해 12월에 6번째 독주회 ‘금여수신’을 선보였다. 해당 공연은 1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이 씨의 음악적 뿌리인 고창 육이계 풍류와 김병호류 가야금 산조 전바탕을 선보였다. 이 씨는 “이번 연주를 통해 육이계 풍류를 복원하고, 연주함으로써 나 또한 자신을 다듬는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연주한 김병호류 가야금 산조 전바탕은 이 씨가 어렵게 느끼는 산조였다. 이 씨는 “그러나 지금껏 다양한 부류의 산조들을 배웠지만, 가장 나다운 산조는 김병호류 가야금 산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공연은 거리 두기로 객석 인원이 제한됐음에도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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