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항상 학생복지관에 있으니까 언제든 오세요”
바비든든, 피오나 플라워, NY 핫도그&커피, 한양서점

학교 내 각종 식당 및 가게가 모여있는 곳이 있다. 바로 학생복지관이다. 코로나19 창궐 전에는 수많은 학생이 찾아와 자리가 없어 돌아가는 학생이 있을 정도로 붐볐지만, 지금은 학생 3명이 전부일 정도로 한산하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학생복지관 가게들은 운영을 계속 해나가고 있다. 

바비든든, "학생들이 부담 없이 와서, 배부르게 떠났으면" 

‘바비든든’은 삼겹살을 주재료로 하는 컵밥집이다. 바비든든의 사장 장근수 씨는 2017년에 개업한 후 서울대 등 타 대학에도 동일한 상호로 분점을 내주기도 했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상황이 뒤바뀌었다. 장 씨는 “분점을 내준 곳의 절반 이상이 폐점했다”며 “지금 우리 매장에도 5명 정도가 근무하고 있어야 하는데, 운영이 어려워서 혼자 일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 바비든든의 사장 장근수 씨는 "학생들이 순수하고 착한 이곳에서 오래 영업하고 싶다"고 말했다. ⓒ 김수지 기자 
▲ 바비든든의 사장 장근수 씨는 "학생들이 순수하고 착한 이곳에서 오래 영업하고 싶다"고 말했다. ⓒ 김수지 기자 

장 씨는 학생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서 유명하다. 항상 주문하지도 않은 것을 서비스로 담아주기 때문이다. 그는 “학생들에게 서비스를 많이 주다 보니까 받는 것도 많다”며 “선물사지 말고, 돈으로 주라”고 웃으며 말했다. 학생들에게 장 씨는 친근한 옆집 아저씨 혹은 연예인이다. 그는 언제나 학생과의 유대 관계를 중시하며 눈높이를 맞춘다. 장 씨는 “나이가 꽤 많은 편인데도 언행을 학생들에게 맞추며 교감한 것이 지금까지 가게를 유지할 수 있던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피오나 플라워, “학생들의 소소한 선물 이야기를 매일 들어요”

‘피오나 플라워’는 학교 내 유일한 꽃 가게다. 피오나 플라워의 사장 김희경 씨는 2009년에 개업 후 현재까지 영업 중이다. 김 씨는 “학생들이 많이 찾아 다른 외부 가게들보다 훨씬 활기차다”고 말했다.

 

▲ 학교 내 꽃집을 운영하고 싶었던 김희경 씨는 한양대 내에서 꽃 가게를 운영을 시작했다. ⓒ 김수지 기자 

손님들과 얘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김 씨는 손님들의 ‘선물’ 이야기를 매일 듣는다. 김 씨는 그중 밸런타인데이에 찾아온 한 학생의 이야기를 전했다. “밸런타인데이 때 남학생이 와서, ‘왜 꽃을 사세요?’라고 물으니, ‘여자친구가 초콜릿을 줄 것 같은데, 빈손으로 만날 수는 없어서요.’라고 답했다”며 “이런 것에 행복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씨는 “꽃의 양과는 상관없이 선물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아름다워서 준비하는 나 또한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김 씨는 “미리 전화를 주면 더 좋은 꽃을 구해서 드릴 수 있으니까 꽃말, 색 등을 생각해서 연락 달라”고 귀띔을 전했다.

NY 핫도그&커피, “얼른 학교 같은 학교가 되기를”

‘NY 핫도그&커피’는 2011년에 개업해 학생복지관에 있는 식당 중 가장 오래됐다. 인터뷰 중 사장 정은주 씨의 전화기는 계속 울려댔다. 단골 학생들의 예약 전화였다. 정 씨는 마치 친구와 통화하듯 편하게 얘기를 나눴다. 단골이 많다는 정 씨는 “오랫동안 영업하다 보니 학·석사 논문을 쓸 때 감사한 사람에 내 이름을 적어서 갖고 오기도 한다”며 “제대 후에도 잊지 않고 찾아와서 ‘이모, 제대했어요’라고 오는 학생들도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 NY 핫도그&커피의 사장 정은주 씨는 "한양대 동문인 남편과 함께 산책하다 가게를 인수하게 됐다"며 입점 비하인드를 설명했다. ⓒ 김수지 기자 
▲ NY 핫도그&커피의 사장 정은주 씨는 "한양대 동문인 남편과 함께 산책하다 가게를 인수하게 됐다"며 입점 비하인드를 설명했다. ⓒ 김수지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큰 타격을 받은 정 씨. 그는 팬데믹 전 수익의 20%가 현재 수익이라고 밝혔다. 정 씨는 “새 학기에는 얼른 정상화가 돼서 다 같이 보고 싶다”며 “20학번부터는 학교를 거의 오지 못해서 누가 누군지도 모를 건데, 나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한양서점,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찾아오세요”

교내 유일한 서점인 ‘한양서점’은 2001년에 개업했다. 수업에 필요한 서적과 문구류 그리고 학교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다. 코로나19 전에는 도서 전시나 할인 행사도 자주 해 학생들과의 교류가 많았지만, 지금은 행사는커녕 손님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사장 박종만 씨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다”며 “학생들이 활동을 해야 학생복지관이 활성화가 되는데, 그렇지 못한 현재는 찾는 사람이 적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 한양서점 박종만 씨는 "우리 가게에서 산 물건에 문제가 있다면, 바로 조치해 줄 수 있으니 편하게 오라"고 말했다. ⓒ 김수지 기자 
▲ 한양서점 박종만 씨는 "우리 가게에서 산 물건에 문제가 있다면, 바로 조치해 줄 수 있으니 편하게 오라"고 말했다. ⓒ 김수지 기자 

박 씨는 학생들에게 언제든 찾아오라고 말했다. “책, 문구류 등 학생들이 자주 찾는 용품들은 다 있으니 새 학기에는 많이 찾아오고, 이용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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