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언어·문화학과생이 겸임교수로 임용되기까지
국제 정상들의 통역을 진행하며 한국의 대표 통역사로 거듭나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들의 입과 귀가 되어 주는 통역사는 글로벌 시대에 없어선 안 될 직업이다. ERICA캠퍼스 영미언어·문화학과를 졸업한 최현진 통역사는 15년 만에 겸임교수로서 한양대학교에 돌아왔다. 13년 차 베테랑 한-영 국제회의 통역사이자 한양의 교원으로 새롭게 출발한 최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영미언어·문화학과 출신 한-영 국제회의 통역사 최현진 겸임교수는 통역사의 꿈을 키웠던 모교에서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하고 있다. ⓒ 재능교육
▲ 영미언어·문화학과 출신 한-영 국제회의 통역사 최현진 겸임교수는 통역사의 꿈을 키웠던 모교에서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하고 있다. ⓒ 재능교육

통역사와 겸임 교수까지, 최 교수의 커리어

한양대는 최 교수가 처음으로 통역사의 꿈을 갖게 된 장소다. 최 교수는 영어로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싶다는 꿈을 갖고 영미언어·문화학과 학생으로 입학했다. 그는 동시통역사 출신인 이태형 영미언어·문화학과 교수와의 진로 상담을 통해 통역사의 꿈을 갖게 됐다. 최 교수는 "상담 과정에서 통역 공부를 위한 전문적인 자료들을 처음 접했는데, 기존에 볼 수 없던 고난이도의 영어를 향한 도전 의식이 생기며 통역사를 꿈꾸게 됐다"고 답했다.

졸업 후 최 교수는 통번역대학원에 진학해 공부에 매진했다. 통번역대학원 재학 시절을 회상하며 그는 "통번역대학원은 공부를 정말 많이 하기로 악명이 높은 곳인데, 그곳에서도 제일 열심히 하는 학생 중 한 명이었다"며 "실력 있는 통역사가 되자는 욕심이 강했었기에 깨어있는 시간은 거의 다 공부에만 매진할 정도로 치열하게 살았었다"고 말했다.

 

▲ 최 교수의 통역 공부 자료들. 최 교수는 꾸준히 통역 기술을 연마해 높은 수준의 통역을 제공한다. 통역 주제에 관한 공부도 놓지 않아 회담장에서 오가는 내용을 보다 정확하게 전하고 있다. ⓒ 최현진 교수
▲ 최 교수의 통역 공부 자료들. 통역 주제에 관한 공부도 놓지 않아 회담장에서 오가는 내용을 보다 정확하게 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 최현진 교수

최 교수는 2016년 연합뉴스tv의 '제45대 미국 대선 후보 토론' 생중계 현장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발언을 동시통역했다. 최 교수는 "2016년 당시 미국 역사에 남을 자리에서 통역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영광이었다"고 전했다.

통역사들은 빛나는 자리에서의 통역 외에도 사건 현장에 직접 방문해 발로 뛰는 통역도 담당한다. 최 교수는 자연재해의 복구 현장, 해외 순방 일정 등 비교적 열악한 환경에서도 실력을 발휘했다. 그는 "사건을 해결하는 현장이나 해외에 방문해 한국이 선례들을 전하는 등 땀 흘리는 통역 현장 역시 모두 소중하고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 좁은 통역 부스에서 최 교수가 통역에 매진하고 있다. 최 교수는 질 높은 통역을 행하고자 밤을 새워 공부하는 등 성실한 준비성을 발휘해 통역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 최현진 교수
▲ 좁은 통역 부스에서 최 교수가 통역에 매진하고 있다. 최 교수는 질 높은 통역을 행하고자 밤을 새워 공부하는 등 성실한 준비성을 발휘해 통역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 최현진 교수

최 교수는 영미언어·문화학과의 겸임교수로 임용돼 전공 핵심 과목 '통역의 기초'를 가르치는 중이다. 그는 "수업에서 통역에 필요한 이론을 가르치고, 실제 통역을 연습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며 "통역사에 관심 있는 학생들의 커리어 설계들 돕고 실력을 키울 수 있는 공부법을 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통역사, 번역가, 교수, 엄마 등 최 교수를 수식하는 단어는 매우 많다. 열정 가득한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에 관해 최 교수는 "통역사로 활동할 때는 원활한 회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나에게 통역을 맡겨준 감사함을 바탕으로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엄마가 된 후 최 교수의 삶은 많이 변했다. 그는 "가정을 꾸린 후 특히 일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며 "과거에는 공격적으로 일을 대했다면, 이제는 비교적 편안한 마음을 갖고 나를 위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통역 업무 외에도 일반인 대상 영어 교육 프로그램 제작, 대학교수, SNS 소통 등 다양한 커리어에 도전 중이다"고 말했다.

▲ 최 교수가 ‘통역의 기초’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통역에 필요한 기초 역량, 통역 실습 등 통역사에게 필요한 기초 역량에 관한 지식을 알려준다. ⓒ 최현진 교수
▲ 최 교수가 ‘통역의 기초’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통역에 필요한 기초 역량, 통역 실습 등 통역사에게 필요한 기초 역량에 관한 지식을 알려준다. ⓒ 최현진 교수

교수이자 선배인 최 교수가 학생들에게 전하는 말

최 교수는 바쁜 사회생활로 잠시 잊고 지내던 대학생 시절의 추억을 다시 떠올리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통역사로 활동하며 '나의 기반은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했는데, 그 기반이 우리 학교였음을 체감하고 있다"며 "재학생 시절에는 학생들로 가득 찬 캠퍼스를 거닐던 날들을 좋아했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캠퍼스가 한산해서 아쉽다"고 말했다.

후배이자 제자인 영미언어·문화학과의 학생들에게 최 교수는 그간 쌓은 내공을 알려주고자 노력 중이다. 최 교수는 "학생 시절에 실질적으로 실력을 늘렸던 공부법처럼 실무적인 내용을 가르치며 통역의 전반에 대해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통역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는 폭넓은 관심사와 언어 공부를 강조했다. 그는 "통역사는 정치, 경제, 기술, 문화 등 모든 주제를 통역할 수 있어야 하기에 호기심을 갖고 탐구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며 "가장 기본적인 언어에 관해서는 모국어와 외국어 모두 수준급의 실력을 갖추도록 매일 꾸준히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 최 교수는 대학 졸업 후 재직하던 회사를 그만둔 뒤 통역의 꿈을 이루고자 통번역대학원에 도전했다. 통역사를 향한 간절한 마음으로 공부해 통역사 지망생들의 롤모델로 거듭나며 학생들에게 열정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 최현진 교수
▲ 최 교수는 대학 졸업 후 재직하던 회사를 그만둔 뒤 통역의 꿈을 이루고자 통번역대학원에 도전했다. 통역사를 향한 간절한 마음으로 공부해 통역사 지망생들의 롤모델로 거듭나며 학생들에게 열정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 최현진 교수

꿈을 향해 노력하는 한양대 학생들에게 선배로서 응원의 말도 전했다. 최 교수는 "대학생들이 나이에 관한 고민을 많이 하는데, 대학생은 모두 절대 늦지 않았음을 상기시켜주고 싶다"며 "뭐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나이니까 관심 분야를 적극적으로 찾고 경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로 활동의 제약이 생긴 학생들에게는 온라인 소스를 활용하길 추천한다"며 "관심 분야의 국제회의나 해외 대학 강의 등을 찾아보며 견문을 넓히고 지식을 쌓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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