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반도체 수요 증가했지만, 공급 문제 생겨
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을 위한 투자가 필요해

▲ 박재근 융합전자공학부 교수
▲ 박재근 융합전자공학부 교수

2020년 코로나19의 대유행에 더하여 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도널드가 중국 최대의 파운드리 업체인 SMIC를 제재하며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반도체 수급 문제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 여러 산업에 악영향을 끼쳤다. 반도체 산업은 21세기 최대 격전지라고 불릴 정도로 국가 경쟁력에 매우 중요한 분야이다. 세계적인 반도체 대란과 그 속에서 우리나라가 취해야 할 대처법에 관해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 박재근 융합전자공학부 교수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현대 최첨단 기술의 산물인 반도체는 전기가 잘 통하는 물질인 도체와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의 중간 물질로 인공적인 조작을 통해 전기가 흐를 수 있는 특성이 있다.  반도체는 전기신호를 처리하는 시스템 반도체와 데이터를 처리하는 메모리 반도체로 나뉜다. 다이오드, 트랜지스터, 휴대폰, 가전제품, 자동차 등의 기기에 필수적으로 쓰인다.

▲ 반도체의 구조도. 반도체는 부도체와 도체의 중간 단계로 불순물 첨가, 기타 조작으로 전기전도도를 조절할 수 있다. ⓒ 게티이미지
▲ 반도체의 구조도. 반도체는 부도체와 도체의 중간 단계로 불순물 첨가, 기타 조작으로 전기전도도를 조절할 수 있다. ⓒ 게티이미지

코로나19로 인해 IT 제품, 자동차, 데이터 산업 등의 수요가 증가했고 이들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 수요도 급증했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한국과 미국이 주도하는 IT용 반도체와 중국과 대만이 주도하는 차량용 반도체로 크게 나뉜다. 반도체 수요 증가로 인해 비교적 저렴한 차량용 반도체 생산이 줄어 전 세계적으로 차량 생산이 어려워졌다. 이 밖에도 상하이 봉쇄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도 반도체 수급 문제에 영향을 끼쳤다. 이러한 문제들이 반도체 대란으로까지 이어졌고,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문제가 경제 안보에도 크게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반도체 패권 전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2025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산업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4차산업혁명으로 인해 AI, 메타버스, 자율주행, 로봇 시장의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반도체 시장 또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30년 전 세계 반도체 매출액은 지난해의 18배인 5600억 달러로 예상한다. 박 교수는 “반도체가 없으면 신산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모든 국가가 반도체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반도체 패권 전쟁 중이다”며 “크게 미국 진영과 중국 진영으로 나뉘어 반도체 기술의 확보와 생산을 위한 공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 반도체는 가전제품, 휴대폰 등 필수품과 전기자동차, AI 기술 등 첨단 기술에 모두 필요한 필수품이다. 반도체 확보를 위한 세계 각국의 노력을 총성 없는 전쟁에 비유하기도 한다.  ⓒ 게티이미지
▲ 반도체는 가전제품, 휴대폰 등 필수품과 전기자동차, AI 기술 등 첨단 기술에 모두 필요한 필수품이다. 반도체 확보를 위한 세계 각국의 노력을 총성 없는 전쟁에 비유하기도 한다.  ⓒ 게티이미지

반도체 수급 문제와 더불어 국내 반도체 인력난 문제도 화두에 오르고 있다. 반도체는 국내 수출의 20%를 차지할 정도의 핵심 산업이기에 반도체 산업의 투자가 필수적이다. 한 해 수천 명의 인력이 필요하지만, 전국 약 20개 반도체 관련 학과 졸업생은 1000명 이하 수준이다. 이에 따라 반도체 회사의 입사자 중 약 80%가 비전공자로 기업들의 재교육 비용도 만만치 않다. 국내 대학의 반도체 전공 교수 규모도 반도체 경쟁국에 비해 적은 편이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인력 양성을 위한 반도체 전공 신설, 교수 채용, 교육 장비와 시설 개선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

세계적인 반도체 대란 속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어떤 대처를 하고 있을까. 시스템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는 각각 70%, 30%의 산업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데이터 저장에 쓰이는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국내 기업이 선도하고 있지만 IT 제품 등에 필요한 시스템 반도체의 경우 대만에 바짝 쫓기고 있는 상황이다. 박 교수는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1등 기업과 2, 3등 기업의 이익 차이가 굉장히 크기에 70% 비중을 차지하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국내 기업들이 선두의 자리를 놓치면 안 된다”며 “현재 국내 기업들은 시스템 반도체 공장을 100% 가동 중이며, 기술 개발과 인재 교육 등을 위해 삼성전자는 45조 원, SK하이닉스는 17조 원을 투자하고 있다”고 답했다.

 

▲ 국내 반도체 공장에서 직원들이 방진복을 입고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인력난 문제를 겪고 있는 반도체 산업 분야에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 정부, 기업, 대학의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 게티이미지
▲ 국내 반도체 공장에서 직원들이 방진복을 입고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인력난 문제를 겪고 있는 반도체 산업 분야에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 정부, 기업, 대학의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 게티이미지

박 교수는 반도체 문제 해결을 위한 해결책으로 ‘정부의 주도, 기업의 동참, 대학의 연구 생태계 구축’을 꼽았다. 첫째로, 정부는 인력 양성을 위한 법 개정, 반도체 학부 신증설 시 교육 기자재 지원 확대 등의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둘째로, 반도체 공장 설립 확대, 인프라 지원, 규제 완화, 기업과 정부의 협심이 필요하다. 셋째로, 반도체 기술력 개발을 위해 정부, 기업, 대학의 연구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박 교수는 “반도체 산업은 공정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철저한 미래 계획과 빠른 실행이 중요하며, 인력 양성에 힘써 우수한 반도체 인재를 배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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