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원 및 재학생 대상으로 흡연구역에 대한 설문조사 실시
캠퍼스 내 지정흡연구역 27개소에 대한 의견 수렴
흡연구역 자체의 개선보다 학생들의 흡연문화와 인식이 바뀌어야

서울캠퍼스 관재팀은 지난달 20일부터 30일까지 총 열흘 간 교직원 및 재학생을 대상으로 캠퍼스 내 지정흡연구역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는 314명이 응답했다. 설문조사 결과는 관련 업무를 위한 기초자료로 사용되며 추후 흡연구역 신규 지정, 이동, 폐쇄 등의 목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 관재팀은 교직원 및 재학생을 대상으로 캠퍼스 내 지정흡연구역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 뉴스 H
▲ 관재팀은 교직원 및 재학생을 대상으로 캠퍼스 내 지정흡연구역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 뉴스 H

이번 설문조사는 기존 지정흡연구역에 대한 만족도와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실시됐다. 근본적으로는 흡연 금지 구역에서의 흡연 행위를 근절하고 교내 흡연 문화와 금연에 대한 인식을 고취하기 위해서다. 원장희 관재팀 팀장은 설문조사 진행 계기에 대해 “흡연으로 인한 문제가 학생들 간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흡연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구성원들이 공감하고 이에 대해 좋은 해결 방안들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 설문조사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양대는 국민건강증진법에 의해 캠퍼스 전체가 금연구역으로 지정돼 있지만, 흡연자를 위해 학교 내 지정흡연구역 27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말 그대로 지정구역 내에서만 흡연이 가능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 설문에서 '이 사실을 알고 있냐'는 질문에는 70퍼센트의 응답자가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흡연구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간접흡연으로 불편을 겪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자주 있다’는 응답이 42퍼센트, ‘가끔 있다’는 응답이 31퍼센트로 총 73퍼센트의 응답자가 간접흡연으로 인한 불편을 겪은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 설문 응답자의 73퍼센트가 간접흡연으로 인해 불편을 겪은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 관재팀
▲ 설문 응답자의 73퍼센트가 간접흡연으로 인해 불편을 겪은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 관재팀

간접흡연의 원인으로는 ‘통행량이 많은 지역에 흡연구역이 설치돼 있어서’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흡연구역이 건물 바로 앞에 있어 건물 내부로 담배 연기가 들어온다는 의견도 많았다. 또, 흡연구역이 부스형이 아닌 개방형인 것도 간접흡연을 초래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흡연구역을 벗어나 흡연하는 이용자들에 대한 불만도 컸다. 이용자들의 부주의한 태도 또한 문제로 지적됐다. 탑처럼 쌓인 꽁초와 제대로 끄지 않은 담뱃불이 연기와 냄새를 유발해 간접흡연의 원인이 된다는 의견이었다.

지정흡연구역의 개수에 대해서는 45퍼센트의 응답자가 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흡연자들은 더 많은 흡연구역의 설치를 원하는 반면, 비흡연자들은 흡연구역의 추가 설치를 반대했다. 전반적으로는 지정흡연구역의 개수는 적절하지만 흡연구역의 형태와 이용자들의 태도가 문제라는 의견이 많았다. 흡연구역의 형태에 대한 불만도 많았다. 부스형은 연기가 외부로 나가는 것을 막는다는 장점이 있으나 코로나19 규정상 2명 이상 들어갈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개방형의 경우는 연기가 외부로 흘러나와 간접흡연의 위험을 높인다.

이런 교내 흡연구역의 형태에 대해서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익명의 한 응답자는 “부스형의 경우는 환기구가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아 대부분의 흡연자가 나와서 흡연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응답자는 "개방형은 연기가 밖으로 나갈 수 밖에 없다"며 “보다 높은 펜스를 설치하면 피해를 줄일 것 같다”고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 지정흡연구역의 개수를 늘리는 것보다 이용자들의 태도와 인식의 변화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 관재팀
▲ 지정흡연구역의 개수를 늘리는 것보다 이용자들의 태도와 인식의 변화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 관재팀

현 지정흡연구역 중 이동 또는 폐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구역에 대해서는 백남학술정보관, 사회과학대학, 자연과학대학, 88계단 위아래, 국제관, 신소재공학관 앞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 구역들을 조정해야 하는 이유로 많은 유동 인구와 건물 내부로의 연기 유입을 꼽았다. 흡연구역의 추가 설치에 대해서는 대부분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추가 설치보다는 현 흡연구역의 개선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꼭 필요할 경우, 대운동장이나 건물 옥상 등 유동 인구가 적고 개방된 곳에 설치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 대부분의 한양인이 현 흡연구역의 개선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로 연기가 빠져나가지 않게 흡연구역을 부스형으로 설치하되 조금 더 넓히고 환기 시설을 제대로 갖추었으면 하는 의견이 많았다. 또한 흡연구역 내 CCTV를 설치하거나 버튼을 누르면 경고 안내음이 나오는 장치를 설치하는 등 규칙 위반자들을 감시하고 제재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장치를 마련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 흡연의 권리 못지않게 비흡연의 권리도 보장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 뉴스 H
▲ 흡연의 권리 못지않게 비흡연의 권리도 보장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 뉴스 H

설문을 통해 나타난 한양인들의 공통된 의견은 시설의 개선에 앞서 이용자들의 태도와 의식이 먼저 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흡연구역을 이용할 경우, 침을 뱉거나 쓰레기를 버리는 등의 행위를 삼가고 간접흡연의 피해를 막을 수 있도록 반드시 지정구역 안에서만 흡연해야 한다고 많은 응답자가 입을 모았다. 흡연의 권리 못지않게 비흡연의 권리도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다. 비흡연자와 흡연자 모두 서로의 취향을 존중하고 권리를 지켜주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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