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인과학기술인대회’에서 ‘과학기술우수논문상’ 수상
약물 이상 반응과 환자 관찰을 위한 간호사 역량 강화 강조
“많은 연구와 노력 통해 예비 간호사들 성장에 도움 주고파”

김현진 간호학과 교수가 지난달 4일부터 7일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개최된 '제1회 세계한인과학기술인대회'에서 '제33회 과학기술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김 교수는 한국 간호과학회지(Asian Nursing Research)에 투고한 논문 'Effect of Website-based Learning on Improved Monitoring of Adverse Drug Reactions by Clinical Nurses'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

 

▲ 김현진 간호학과 교수가 '제1회 세계한인과학기술인대회'에서 '제33회 과학기술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 황지민 기자
▲ 김현진 간호학과 교수가 '제1회 세계한인과학기술인대회'에서 '제33회 과학기술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 황지민 기자

28년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후학 양성과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힘쓰고 있는 김 교수를 만나봤다.

 

병원의 최전선에 선 간호사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수상 소감에 대해 김 교수는 "교수로 부임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이런 큰 상을 받게 돼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논문에서 "현장에서는 간호사들의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약물부작용에 대한 간호사들의 모니터링이 신약개발과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현장에 있던 28년 중 18년 동안은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나머지 기간은 행정 부서에서 일했다. 그는 환자 안전과 QI(Quality Improvement, 품질 향상)를 담당하는 부서에 속했다. 한양대병원이 2011년 '지역의약품안전센터'로 선정되면서 이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았는데, 그때부터 의약품 안전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의약품을 투여하고 관찰하는 것은 간호사들의 역할이다. 따라서 김 교수는 간호사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했고, 이는 '과학기술우수논문상'이라는 큰 성과로 이어졌다.

김 교수가 QI 부서에 있을 때 가장 많이 접수됐던 것은 투약 오류와 투약 사고였다. 그 결과 관련 지침은 5개에서 최근 7개로 늘어났으며, 추가된 지침에는 약품의 이상 반응을 계속 모니터링하는 것이 포함돼 있다. 어떤 약은 투약 후 한참 뒤에 이상 반응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지연 반응을 확인하는 것 못지않게 유전자 검사도 중요하다. 특정 유전자는 약물에 이상 반응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한국인 유전자에 맞지 않는 약물들은 퇴출하고, 신약이 나왔을 때는 투약 모니터링을 통해 약물 이상 반응을 예방해야 한다.

 

▲ 김 교수는 양질의 간호 교육을 위해 인체모형 없이 임상실습이 가능한 VR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 김현진 교수
▲ 김 교수는 양질의 간호 교육을 위해 인체모형 없이 임상실습이 가능한 VR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 김현진 교수

김 교수는 이런 간호사의 역할을 돕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교육 플랫폼을 만들었다. 또한 양질의 교육을 위해 VR 콘텐츠와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메르스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감염 관리에는 경험과 연습이 중요함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메르스 유행 당시 김 교수는 '(주)뉴베이스'와 함께 도상 훈련(가상훈련)을 위한 키트를 제작했다. 그 인연으로 현재까지 '(주)뉴베이스'와 함께 간호 교육을 위한 다양한 VR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당시 많이 사용됐던 '레벨D 방호복'의 착탈 과정도 해당 VR 콘텐츠를 통해 교육했다.

김 교수는 "간호사는 환자를 다루는 직업이기에 단 한 순간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며 "위기 상황에서의 대처나 처치 등을 여러 시뮬레이션을 통해 접하고 반복해서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간호사들을 위한 교육과 연구가 가장 큰 목표

VR 프로그램 개발과 더불어 김 교수는 간호사 교육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VR은 교육을 위한 도구일 뿐, 더 중요한 것은 간호사들에게 올바른 임상 판단과 원활한 의사소통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VR을 통해 처치한 후, 간호사들이 어떤 임상 판단을 내리는지 지켜보고 조언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환자들과의 의사소통도 중요하다. 김 교수는 직접 환자가 돼 간호사들에게 고난도의 의사소통을 체험하게 한다. 지식이 없거나 부족하면 환자들과 제대로 의사소통할 수 없고 심지어 환자를 다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이런 훈련을 통해 간호학과 학생들이 충분한 자신감을 느끼며 현장에 나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28년간 한양대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그는 '18년간의 정신건강의학과 근무'를 꼽았다. 그중에서도 '데이 호스피털(Day Hospital, 주간에는 환자를 수용 진료하고 야간에는 귀가시켜 사회로부터 격리되지 않도록 교육하는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환자들의 사회적 능력을 키우고자 시장이나 놀이공원 등에 데려가곤 했는데, 한번은 환자를 잃어버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날에 대해 김 교수는 "길을 잃은 환자가 내가 있기에 다시 병원으로 돌아왔다고 말했었다"며 "자책감과 감동, 보람을 함께 느낀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한 "그런 사건은 불가항력이지만, 그로 인해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 수도 있다"며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김 교수는 한양대 간호학과의 위상을 높이고 간호사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연구에 힘쓸 계획이다. ⓒ 김현진 교수
▲ 김 교수는 한양대 간호학과의 위상을 높이고 간호사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연구에 힘쓸 계획이다. ⓒ 김현진 교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김 교수는 "한양대 간호학과라는 키워드가 학계와 병원에서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며 "이를 위해 간호사 교육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하고 국가사업에도 참여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간호사를 꿈꾸는 한양인들에게 "아픈 사람들을 상대하는 일이라 쉽지는 않지만, 행복하게 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최고의 능력을 갖출 수는 없지만, 최고의 노력은 누구나 할 수 있다"며 "그런 노력이 나의 가치를 높인다"고 강조했다.

28년간 한양대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한 김 교수의 최종 목표는 '간호사들을 위한 훌륭한 교육자'다. 그는 "많은 연구와 노력을 통해 간호학과 학생들이 더 넓은 세상에 나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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