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금을 울리는 목소리, 한국 대표하는 리릭 테너 평가

 '장애 딛고 일어선 승리의 목소리' 테너 최승원(음대 성악) 동문의 독창회가 지난달 29일 오후 5시 호암아트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최 동문은 소아마비의 장애에도 불구하고 1993년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콩쿨에서 한국 남자성악가로는 최초로 대상을 차지한 이후, 여러 무대에서 '승리의 목소리'로 극찬 받아온 한국의 대표적인 리릭 테너.

 

   
 

 지난 1999년 이후 4년 만에 가진 이번 독창회에서 최 동문은 슈베르트의 '음악에', 슈트라우스의 '헌정' 등 친숙한 독일 가곡들을 준비했다. 또한 이태리 가곡으로 그의 애창곡 '이별의 노래'를 비롯해 '4월', '빛은 여명으로부터'를 들려주며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2부 순서에는 최 동문의 모교인 용산 고등학교 출신의 중창단이 '깜짝공연'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각계 각층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문들로 구성된 중창단은 이번 최 동문의 독창회를 축하하기 위해 영국 민요 등대지기를 비롯한 잔잔하고 부드러운 멜로디를 선사하며 최 동문과 청중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독창회를 마치며 최 동문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콩쿨에서 대상을 차지했었던 "페데리코의 탄식(Il lamento di Federico)을 앵콜로 들려주며 관객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계속해서 '브라보'를 외치는 관객들에게 최 동문은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이렇게 독창회를 갖게 된 것은 하나님의 배려라 생각하고 앞으로도 여러분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는 인사로 이날 공연을 마무리했다.

 

 본교 음대를 졸업한 후 최 동문은 미국으로 건너가 남가주 주립대학원, 맨하탄 음대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지금까지 빈 필, 뉴욕 필, 런던 심포니, 시카고 심포니, 프라하 심포니 등 주요 교향악단과 협연한 바 있으며 아스펜, 탱그우드, 잘츠부르크 등 세계 유명 페스티벌을 비롯해 수많은 갈라 콘서트, 오페라, 오라토리오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해 왔다.

 

   
 

 1997년에는 월간 '객석'이 선정한 '한국인이 사랑하는 음악인 3인'에 선정되었고, 2001년에는 '올해를 빛낸 음악가'로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던 최 동문은 최근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에서 국내 정상급 테너들과 축하공연를 맡아 취임식을 빛내기도 했다.

 

 이날 독창회에 참석한 최 동문의 대학 후배 유희업씨는 "최 선생님은 내가 대학 입학 후 군대처럼 딱딱한 선후배관계로 슬럼프에 빠졌을 때,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 주었던 좋은 선배님였다"며 그의 학창시절을 회고했다. 또한 유 씨는 "최 선생님의 이번 공연을 통해 상업적 오페라에 오염된 귀를 깨끗하게 정화하는 기분이었다. 그의 노력하는 모습을 통해 성악가로서 많은 자극이 되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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