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학번 이후 인턴십의무이수제 적용

 

   

 

대외활동 정보를 제공하는 모 인터넷 카페에는 하루에도 수백 개의 모집 공고가 올라온다. 유명 대기업은 ‘서포터즈’, ‘홍보단’, ‘플래너’ 등의 이름을 앞세워 ‘스펙’에 목마른 대학생들을 유혹한다. 하지만 이런 활동 중에는 허울에 불과한 것도 적지 않다. 해당 직종과 거리가 먼 허드렛일만 하다 끝나는 경우도 다반사다. 때문에 기업의 의무를 대학생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우리대학 서울캠퍼스는 학생들의 실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인턴십 의무 이수제’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2013학년도 입학생부터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하나 이상 이수해야 졸업이 가능하다. 우리대학은 실속 있는 인턴십 기회 제공을 목표로 일찌감치 관련 제도를 확충했다. 160여 개 중견 기업과 양해각서를 체결,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기업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또한 프로그램을 영역별로 세분화해 다양한 진로 가능성을 보장했다. 인터넷한양은 인턴십 의무 이수제도에 관한 항간의 오해를 해소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이번 기사를 마련했다.

 

‘한양’이라는 이름의 이력서

 

인턴십 의무 이수제(이하 인턴십 의무제)는 서울캠퍼스 재학생을 대상으로 새롭게 추가된 졸업 사정 제도다. 이 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간호학부, 사범대학, 의과대학을 제외한 13학번 재학생은 하나 이상의 인턴십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졸업이 가능하다. 우리대학은 인턴십 프로그램을 ‘취업군’, ‘진학군’, ‘공통군’으로 세분화했다. 취업군은 졸업 후 기업체 취직을 계획한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기업 현장에 파견돼 장·단기 인턴십을 수행한다. 진학군은 대학원 진학을 계획 중인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진학군 인턴십에 지원한 학생들은 우리대학의 여러 연구실과 부설 및 외부 연구소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 공통군은 일반 강의 형태로 이수할 수 있는 인턴십 프로그램이다. 단과대학별로 개설된 실무 관련 전공 과목, 혹은 커리어개발센터에서 관장하는 취업 관련 교양 과목을 수강하면 학점 취득과 함께 인턴십 이수가 가능하다.

 

   

우리대학은 ‘실용 학풍의 선도 주자’답게 현장 실무 능력, 우수 연구 능력을 갖춘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해당 제도를 마련했다. 학생들은 자신의 관심 분야를 폭넓게 탐구, 대학을 졸업하기 전까지 목표 달성에 필요한 이력을 축적할 수 있다. 교무처장 김성제 교수(인문대·영문)는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빠른 시일 내에 진로를 결정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대신 졸업에 필요한 필수 이수 조건은 가장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졸업 전 ‘하나’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라는 것. 학생들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 취업 관련 강의를 수강할 수도, 실제 현장에서 4개월 이상 근무할 수도 있다. 따라서 제도의 활용 가능성은 전적으로 학생의 의지에 달렸다. 김 처장은 “필수 이수 조건은 가장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며 “하지만 열심히 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는 학교가 적극적으로 나서 사다리를 놓아줄 것”이라는 뜻을 밝혀 학생들의 분명한 의지를 촉구했다.

 

인턴십 의무제의 근본 취지는 학생들의 ‘실무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다. 김 처장은 “우리대학이 제공하는 인턴십 프로그램은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연구소에 들어갈 수 있는 ‘현장 능력’을 쌓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인턴십 의무제가 목표 달성을 위한 성공의 징검다리인 셈. 김 처장은 “인턴십 의무제를 통해 학생들의 직업 의식이 변화할 것”이라 기대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실력과 준비가 필요한지 겪어보면 사회에 나가는 마음가짐이 달라진다는 것. 대신 학교는 ‘한양대학교’의 이름으로 학생들의 이력을 보장한다. 교무처 박경란 학사팀장은 “인턴십 의무제는 ‘한양대학교 학생이라면 적어도 하나 이상의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는 인식을 심어줄 것”이라고 제도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인턴십 의무제 어떻게 참여할 수 있나

1. 취업군

 

   

취업군은 학부 졸업 후 취업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을 위한 현장 실습형 프로그램이다. 근무 기간에 따라 학기 중 4개월을 현장에서 근무하는 장기 인턴십, 방학 중 8주를 현장에서 근무하는 단기 인턴십으로 구분된다. 장기 인턴십의 경우 해당 학기에 최대 15학점을 인턴십으로 대체 가능하며, 단기 인턴십은 계절학기 3학점을 인정한다. 참여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 노선이 있다. 우리대학 서울캠퍼스의 커리어개발센터를 통하는 방법과 자신이 속한 단과대학을 통하는 방법이다. 커리어개발센터는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단과대학은 개별 학과에 특화된 현장 실습 프로그램을 관장하고 있다.

 

커리어개발센터는 2011년 겨울학기부터 ‘하이웹(HY-WEP)’ 현장실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약 160여 개의 중견 기업과 양해각서를 체결, 학생들이 이들 기업에서 장·단기 인턴십을 이수하도록 지원한다. 서울 소재 대학 중 가장 많은 숫자다. 따라서 시민단체, 광고, 전자, 통신, 호텔, 출판, 교육 등 직업군이 다양해 선택의 폭이 넓다. 특히 학생들이 활발히 참여하는 프로그램은 방학 중 단기 인턴십이다. 지난 여름학기에는 66개 기업과 317명의 재학생이 실습 프로그램에 지원했으며, 최종 선발을 거쳐 53개 기업에 134명의 학생들이 파견됐다. 커리어개발센터는 개강 및 방학 4-5주 전에 실습 기관을 공지하고 학생들을 선발한다. 물론 다가오는 겨울학기에도 변함없이 시행될 예정이다. 학생들은 우리대학 홈페이지의 공지사항이나 문자 안내, 단과대학에 부착된 포스터와 현수막 등을 참고했다가 지정 기간에 등록하면 된다.

 

   

 

특히 우리대학은 중견 기업과의 연계를 통해 ‘실속 있는’ 현장 실습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기업에 비해 지명도가 낮을지언정 학생들이 기업의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훨씬 풍부하기 때문. 커리어개발센터 이수용 계장은 “대기업 인턴십은 정규직 채용을 위한 전형 과정의 일부가 된지 오래인 반면 중견 기업은 실제 업무에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투입하고, 회사 규모가 크지 않아 회사가 운영되는 원리를 비교적 쉽게 파악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하이웹을 통해 중소기업 인턴십에 참여한 학생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단기 인턴십에 참여한 학생이 해당 기업에 정규직으로 입사한 사례가 있을 정도다. 지원자 수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11년 겨울학기 77명에 불과했던 지원자가 2013년 여름학기에 317명으로 훌쩍 뛴 것. 자세한 후기는 커리어개발센터에서 제공하는 '2012년 동계방학 HY-WEP 실습생 참가 후기'를 를 참고하면 된다.

 

2. 진학군

 

진학군은 학부 졸업 후 대학원 진학을 목표한 학생을 위한 연구소 인턴십이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우리대학 여러 연구실 및 부속 연구소에서 연구 조교로 활동하며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 연구소 인턴십 프로그램은 학점 인정 기준이 단과대학 별로 상이하기 때문에 미리 이수 기준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단과대학이 관장하는 연구소 인턴십 프로그램의 목록은 아래 자료 <단과대학별 인턴십 프로그램 운영 현황 보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리대학의 연구소 인턴십 프로그램은 최근 이공계 대학들이 적극 도입하고 있는 학부생 연구 프로그램(URP, Underground Research Program)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는 이공계 학부생들에게 연구 기회를 부여해 예비 연구자로서 연구 능력을 향상하고, 우수한 연구 인력 양성을 도모하기 위해 개발한 제도다. 따라서 우리대학은 이공계 재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우리대학은 외부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 군에도 인턴십 이수를 인정한다. 학생들은 담당 교수나 해당 기관이 공인한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다.

 

3. 공통군

 

공통군은 일반 강의 형식으로 이수할 수 있는 교과 영역 프로그램이다. 전공현장실습, 캡스톤디자인, 종합설계와 같은 실무 관련 전공 과목이나 커리어개발센터에서 관장하는 취업 관련 교양강좌를 수강하면 학점과 함께 인턴십 이수가 가능하다. 공통군은 취업과 대학원 진학으로 한정할 수 없는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해 보완책으로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특히 학과 교수와 함께 졸업 논문을 작성할 수 있는 캡스톤디자인 강의가 눈길을 끈다. 박경란 학사팀장은 “인턴십 의무제가 신입생 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우리대학 학생들의 진로 설계를 돕는다면 캡스톤디자인은 진로 설계를 최종적으로 완성하는 단계”라고 했다. 우리대학은 실습 관련 전공 과목과 커리어개발센터에서 관장하는 취업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인턴십 휴학 및 기초 필수 면제, 기존 재학생도 이용 가능해

 

우리대학은 인턴십 의무제를 보완하기 위해 몇 가지 제도를 신설했다. 첫째로, ‘인턴십 휴학’이다. 인턴십 휴학은 최대 1년까지 추가 휴학이 가능한 제도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적어도 한 학기 이상을 학업 부담 없이 진로 탐색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둘째로, 3-4학년이 장기 인턴십에 참여할 경우 해당 학기에 이수할 기초필수 과목이 면제된다. 대개 인턴십 지원자가 3, 4학년이라는 점을 감안해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김성제 교무처장은 “1,2학년 때 헬프 교과(Hanyang Essential Leadership Program)로 기본기를 다졌기 때문에 3,4학년에 현장 실습을 나가면 이를 면제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혜택은 기존 재학생도 똑같이 이용할 수 있다. 따라서 가계 곤란 등의 이유로 가사 휴학을 소진해 장기 인턴십에 참여할 수 없었던 기존 재학생도 참여 기회를 보장받게 됐다.

 

종합적인 노력 필요, “학생들 의지가 가장 중요해”

 

우리대학은 올해 4월부터 학교 각 부처 및 총학생회, 단과대학 학생회 등과 만나 인턴십 의무 이수제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초창기에는 “인턴십 의무 이수제가 학생들의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비판도 있었다. 그러나 인턴십 의무 이수제도의 정확한 내용이 알려지며 반발의 목소리는 크게 줄었다. 학교 측의 입장은 간단하다. ‘필수 이수 조건은 최소화하되, 더 많은 기회를 원하는 학생에게는 적극적으로 길을 보장하겠다’는 것. 학교 측은 단편적인 제도를 지양하고 학생들의 흥미와 목표를 반영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인턴십 의무제에 부정적인 교수진을 끈질기게 설득했고, 임덕호 총장이 직접 나서 동문 기업에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커리어개발센터는 기업체를 직접 방문해 설득한 덕분에 지금의 규모를 갖추게 됐다.

 

   

 

이처럼 학교 측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분명한 교육 기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김성제 교무처장은 “시대적 요구에 발맞춰 학생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제도를 갖추는 것은 학교의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에게 적절한 부담을 주되, 필수 이수 조건을 최소화 하여 개인 의지를 존중하겠다는 뜻이다. 결국 인턴십 의무제는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해야만 빛을 발할 수 있는 제도다. 박경란 학사팀장은 “인턴십 의무제만 제대로 좇아가도 취업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교과 영역과 비교과 영역을 아우르는 실전 교육이 역량 있는 인재를 선발하려는 사회적 요구에 부합하리라는 기대다.

 

학과 수준의 노력도 매우 중요하다. 교무처와 커리어개발센터는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관장하기 때문에 개별 학과에 특화된 프로그램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우리대학은 단과대학 및 학과 차원에서 실습형 진로 교과목을 자율적으로 확충하도록 지시했다. 나아가 학과 및 교수진의 참여를 담보하기 위해 앞으로의 학과 평가에 이런 부분을 반영하기로 했다. 따라서 학생들은 자신의 학과에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요청할 수 있고, 학과와 교수진은 학생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진로 탐색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박 팀장은 “학생들이 움직이면 단과대학과 교수진이 움직일 수밖에 없다”며 학생들의 적극적인 의지와 관심을 당부했다.

 

인턴십 의무제는 근본적으로 학생의 모든 활동에 ‘이력을 부여하겠다’는 제도다. 우리대학은 인턴십 의무제가 안정되면 취업군, 진학군, 공통군에 속하지 않는 프로그램이나 대외활동도 개인 이력으로 등록할 수 있게 만들 방침이다. 이를 위해 차세대 전산 시스템이 개인 포트폴리오 관리 메뉴를 신설하기로 했다. 따라서 학과 차원에서 진행하는 학술제, 워크샵, 개인 수상경력도 우리대학이 공인한 개인 이력으로 기록된다. 박 팀장은 “이제 학생들은 학과 행사에서도 수동적인 관람을 벗어나 적극적으로 운영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 우리대학 학생들은 다른 대학에 비견할 수 없는 이력서 한 부를 갖게 됐다. 모든 한양인들이 우리 대학의 이름으로 사회에서 우뚝 설 그 날을 기대해본다.

 


곽민해 학생기자 cosmos3rd@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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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민 사진기자 marie@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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