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적 대중문화에 떠밀린 대학 공연문화 부활 기대'

 '명색이 대학인데, 학교에 정기적인 문화행사 하나 없어서 되겠습니까?' 안산캠퍼스 동아리연합회장 곽애선(언정대·신방4) 양은 분수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가 시원스레 허공을 가르는 호수공원을 볼 때마다 무엇인가 허전하다는 생각을 했다. 벤치에 앉아 연신 담배만 피워대는 남학생들도 그렇지만, 호숫가를 거니는 학생들의 표정에도 왠지 모를 적막감이 느껴졌던 것. 이 곳에서 영화를 볼 수는 없을까? 분수를 바라보며 고전음악을 듣는 기분은 어떨까?

 

   
 

 이렇게 해서 시작된 것이 '호수공원 수요 문화축제'. 안산캠퍼스 동아리연합회는 지난 4월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호수공원에서 문화 이벤트를 개최하며 캠퍼스의 새로운 문화 트렌드를 선도하려 애쓰고 있다. 상업적 대중문화에 떠밀려 쇠퇴한 대학 공연 문화의 새로운 부활을 시도해 보겠다는 것. 곽 양은 "평소, 우리 학교 내에 정기적인 문화 행사가 없다는 것에 대해 고민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턴가 호수공원을 찾는 학생들이 꽤 많다는 생각이 들었고, 학생들이 많이 이동하는 시간대를 이용하여 호수 공원에서 문화제를 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래서 추진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모든 일들이 계획대로 쉽게 되는 것은 아니었다. 지난 4월 30일, 첫 번째 문화 행사로 올리비아 헤세 주연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호수공원에서 상영했을 때 이를 관람한 관객은 고작 11명. 홍보가 부족한 탓도 있었지만, 학생들이 수업이 끝나면 학교에 굳이 남아 있지 않는 안산캠퍼스의 '공동화' 문제도 주요 원인이었다. 그래도 곽 양은 새로운 시도에 함께 해 준 11명의 관객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이와 함께 향후 적극적인 홍보에도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아직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아 학우들에게 죄송한 마음입니다. 앞으로 셔틀버스나 대자보를 통해 지속적으로 홍보 활동을 할 테니 많이 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14일, 수요일에 있었던 클래식의 밤 역시 고난의 연속이었다. 우천으로 인해 호수공원에서의 연주가 불가능했던 것. 비록 장소를 옮겨 진행됐지만 어우림과 파랑소리, 엔젤루스가 준비한 클래식의 밤은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합창 동아리 어우림의 환상적인 아카펠라 하모니와 클래식기타 동아리 파랑소리의 헝가리 무곡 연주는 비오는 수요일 저녁, 관객들의 마음을 흠뻑 적셔 놓았다. 특히 클라리넷 5중주, 사운드 오브 뮤직 등을 선보인 오케스트라 동아리 엔젤루스의 연주는 높은 완성도로 극찬을 받았다. 관객들은 엔젤루스가 결성된 지 1년 반 밖에 되지 않은 아마추어 동아리라는 사실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곽 양은 "호수공원에서 연주회를 가졌더라면 일반 학우들의 참여가 더욱 많았을 겁니다. 수요일마다 비가 오니 정말 안타깝네요"라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호수공원 수요 문화축제는 오는 28일에는 루터스의 응원전을, 다음달 4일에는 개그제를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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