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키 구라모토의 환상적 선율에 '밤을 잊은 한양인'
이 정도면 생방송보다 더 재미있는 녹화 방송이 아닐까? MBC 수요예술무대 공개 녹화가 진행된 지난 21일, 한 주 앞서 있었던 한양가요제에 이어 한양인들로 다시 가득 메워진 노천극장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 이번 녹화의 가장 큰 관심은 단연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의 무대.
![]() | ||
유키 구라모토는 이미 3차례의 서울 공연에서 전석·전회 매진이라는 기록으로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뉴 에이지 피아니스트. 1951년 일본의 사이타미현 우리와시에서 태어난 유키 구라모토는 기품이 넘치는 부드러운 멜로디의 어쿠스틱 피아노 연주곡들을 매우 세련되고 절제된 연주를 통해 선보인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날 녹화에서 유키 구라모토는 메디테이션, 루이즈의 호수 등 세 곡의 피아노 연주를 선보였다. 또한 "안녕하십니까. 유키 구라모토입니다"라고 어색하나마 한국말로 인사를 전해 노천에 모인 한양인들의 갈채를 받았다.
이어 벌어진 이적과 김진표의 공연은 유키 구라모토의 서정적인 피아노 연주에 젖어있던 무대를 다시 새로운 열정으로 가득 차게 했다. 이적과 김진표의 열정적인 무대로 달아오른 분위기는 노바소닉의 공연에서 절정에 달했다. 노바소닉은 공연 중간에 '애국한양'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노천극장에 모인 한양인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 냈다.
![]() | ||
이번 녹화는 방송사의 스케줄 상 하루 동안 녹화된 분량을 2주에 걸쳐 방영할 예정이다. 촬영을 위해 의상을 갈아입은 이현우·김광민 두 사회자는 "2주 연속으로 한양대를 방문하게 되어 기쁘다"는 말로 한양인들에게 다시 인사를 했다. 하루만에 이뤄진 촬영을 2주에 걸쳐 준비된 것처럼 보이기 위한 두 사회자의 멘트는 노천극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이미선(사범대·교육공학4) 양은 "졸업을 앞두고 무거운 마음과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면서 "그동안 음반을 통해서만 들을 수 있었던 유키 구라모토의 피아노 연주를 직접 듣는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라고 소감을 피력했다.
일부 학우들은 녹화시작 7시간 전부터 초대가수들의 리허설을 보기 위해 노천극장을 찾았다. 또한 예비군 훈련을 끝낸 학우들은 군복을 입은 채로 관람에 임해 이번 녹화에 대한 재학생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1부에 인기가수가 집중된 탓인지 많은 학생들이 2부 공연 도중에 자리를 떠나 아쉬움을 남겼다. 총학생회에서 이번 녹화를 위해 쓰레기를 수거할 비닐을 준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학우들은 공연 후 자신의 자리를 정리하지 않아 녹화 후 학교 직원들이 노천을 정리하는 안타까운 모습도 보였다. 김기두(공대·건축2) 군은 "자신의 자리를 끝까지 책임지고 열심히 준비한 공연에 끝까지 함께 하는 성숙한 관람 태도를 보여주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며 "새로 단장한 노천을 아끼는 마음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