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따뜻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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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 동문사회봉사단 ‘함께한대’ 팀이 19살 소녀 차끄리야(You Chakriya)와 만난 때는 지난 7월. 캄보디아 라이프대학(Life University)을 방문한 봉사단은 운동장에서 뛰놀던 학생들 틈에서 남들과 다른 오른 눈을 가진 차끄리야를 발견했다. 어릴 적 사고로 입은 가벼운 상처였지만 초기 치료가 늦어 그녀는 실명에 이르렀다. 함께한대 봉사단과의 만남을 계기로 3달 후 차끄리야는 바다를 건너 한국에 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우리대학병원이 협력하는 ‘메디컬코리아(Medical Korea) 나눔의료사업’의 일환으로 실명된 눈 대신 의안을 삽입하는 의료혜택을 받게 되었기 때문. 훗날 백의의 천사로 일하며 자신이 받은 사랑을 나누고 싶다는 차끄리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그녀의 따뜻한 세상을 인터넷한양이 담아냈다.
나눔문화의 확산을 위하여, ‘메디컬코리아 나눔의료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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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9살 소녀 차끄리야는 형제들과 뛰놀던 중 못에 찔려 오른 쪽 눈에 상처를 입었다. 가난한 집안사정으로 인해 차끄리야는 집에서 민간치료만을 받았다.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작은 상처는 점차 악화되어 실명이라는 무서운 결과를 낳았다. 상처에 난 염증 때문에 안구는 점차 수축되어 갔다. 이로 인해 차끄리야는 오랜 시간 책을 읽지 못하는 불편함을 겪었다. 장시간 눈을 뜨고 있으면 눈물이 계속 흐르는 증상 때문이었다.
이러한 어려움 가운데 차끄리야에게 한 줄기 빛을 선사한 것은 바로 ‘메디컬코리아 나눔의료사업‘.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메디컬코리아 나눔의료사업은 국가차원의 의료사업으로, 나눔문화를 확산하고 이를 통해 한국의료의 국제적 위상을 제고한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현재 중국, 동남아시아, 몽골, 중동 등의 저개발국가에서 어린이 또는 청소년 환자들을 그 대상으로 삼고 있다. 지난 3년 간, 전 세계 19개국 131명의 환자들이 나눔의료사업의 혜택을 받았다. 우리대학 함께한대 봉사단과의 만남을 계기로 차끄리야 또한 나눔의료사업의 수혜자로 선정됐다. 우리대학 또한 나눔의료사업에 함께 참여하고 있어 차끄리야는 지난 달 25일, 우리대학서울병원에서 기존의 안구를 적출하고 의안을 삽입하는 수술을 받았다. 치료비용은 우리대학병원이, 환자와 보호자의 왕복 항공료는 보건산업진흥원이 부담했다.
우리대학서울병원 서재관 운영국장은 “우리대학의 설립이념이 ‘사랑의 실천’인 만큼 병원에서도 이러한 의료나눔사업에 적극 동참하려고 노력 중이다. 의료나눔사업을 통해 우리대학병원이 사회적 기여에 참여할 수 있고, 더불어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라며 의료나눔사업 참여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서 국장은 “우리나라도 저개발국가 시절, 다른 국가들의 도움을 받아 부유한 선진국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우리만 누릴 것이 아니라 능력이 된다면 우리 또한 의료기술을 기부하는 것이 필요하다” 며 봉사사업 참여에 대한 자신의 견해도 덧붙였다.
새로운 ‘눈’ 으로 바라보는 따뜻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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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성공적인 수술 후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차끄리야. 공항에 처음 입국한 순간부터 한국의 모든 것이 그녀에게는 신기하게만 느껴졌다. 차끄리야는 “캄보디아와 비교하면 한국은 무척이나 발전되어 있다. 새로운 문화를 접할 수 있어 무척이나 기뻤고 캄보디아도 한국처럼 발전한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며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한국이 훨씬 더 발전된 모습을 갖추고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한국에 오기 전, 그녀는 자신의 상처에도 불구하고 좌절하지 않고, 언제나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학생이었다. 차끄리야는 “건강한 두 눈을 가진 다른 사람들을 보며 ‘나만 왜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나’라는 생각에 무척이나 힘들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공부를 열심히 해야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상처에 좌절하지 않고 언제나 매사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 며 언제나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차끄리야는 12월 6일, 고국 캄보디아로 돌아갈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차끄리야와 같은 해외 환자들의 경우, 고국에 돌아간 뒤 수술 부위에 대한 사후 관리가 무척이나 중요하다. 차끄리야의 수술을 집도한 임한웅 임상강사(의대∙의학)은 “사람의 안구는 공과 같은 구의 모양을 유지하기 위해 물로 구성돼있다. 차끄리야의 경우 상처에 난 염증으로 인해 안구에 물이 점점 빠지게 되어 안구위축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를 막기 위해 차끄리야의 안구를 적출하고 의안을 삽입한 것이다” 라며 수술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의안은 유리의 재질로 되어 있어 시간이 지나다보면 눈 근육이 쳐지는 등의 변화가 올 수 있다. 이에 대해 몇 년 후부터는 적절한 관리가 꼭 필요하다” 고 사후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현재 라이프대학 3학년 학생으로 간호학을 전공하고 있는 차끄리야의 꿈은 ‘간호사’. 차끄리야는 언니가 겪은 가슴 아픈 사고를 옆에서 지켜보며 간호사의 꿈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어릴 적 언니가 아이를 낳기 위해 병원에 갔는데 돈이 부족해서 수술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결국 언니의 아이는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해 죽었다. 돈이 없이 치료를 받지 못하는 현실에 너무 슬펐다” 며 “그 이후 간호사의 꿈을 갖게 됐다. 돈 없는 사람들에게도 치료를 해줄 수 있는 간호사가 되고 싶다” 며 자신처럼 돈이 없어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이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간호사를 꿈꾸며 항상 희망을 잃지 않던 19살 소녀 차끄리야. 그녀는 이제 누구보다 아름다운 새 눈을 갖게 됐다. 눈과 동시에 큰 사랑도 함께 받았다. 차끄리야는 통역을 통해 자신의 수술을 진행한 의료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감사하다는 말로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에 온 첫날부터 내가 받은 사랑과 배려는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앞으로도 전화나 메일을 통해 의사, 간호사들과 계속 연락하고 싶다”. 차끄리야는 자신이 받은 사랑을 남들과 꼭 나누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의 새로운 눈으로 그녀는 좀 더 따뜻한 세상을 그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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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슬찬 취재팀장 yahoo202@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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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민 사진기자 marie91@hanyang.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