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의 매력은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불확실성"
한양대 전자컴퓨터 공학부 교수, 전기재료 및 부품 연구 센터(EM&C) 소장, LG산전 사외이사, RRC(지역협력 연구센터) 소장 협의회 회장. 등등... 그의 이름 석자 앞에 붙는 수식어만 해도 한 두가지가 아니다. 교내 활동 뿐아니라 활발한 교외 활동으로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구자윤(공대·전컴) 교수가 '하이브리드형 고주파 부분 방정 검출 센서' 기술 개발로 2003년 직무경진발명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이 기술은 종래 기술들의 장점만을 살려 새로이 창출된 기술로서 측정감도, 주변노이즈 제거효과, 신호대 잡음비 및 장치의 안정성 유지 특성 등이 뛰어나 전력설비 전령상태를 진단하는 장비 등에 적용 시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위클리 한양은 구 교수를 만나 수상소감과 결코 평범하지 않은 바쁜 생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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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을 축하한다. 이번에 개발한 '하이브리드형 고주파 부분 방정 검출 센서' 는 무엇인가?
- 현재 가정이나 사무실 등으로 들어오는 전기는 발전소에서부터 많은 기계를 거쳐오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사람의 심장에 비유되는 '변압기', 판막에 해당하는 '차단기', 혈관에 비유되는 '전력케이블'이다. 사람은 신체에 이상이 오면 의사를 찾아가 진단을 받지만 기계는 그럴 수 없다. 이번에 개발한 '하이브리드형 고주파 부분 방정 검출 센서'는 변압기, 차단기, 케이블과 같은 송변전 설비에 자체 결함에 의한 절연열화와 관련된 이상 징후를 나타내는 신호를 포착하는 센서이다.
대상을 못 탄 것에 대한 아쉬움 같은 것은 없나? 그 밖에 수상과 관련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모든 일이 끝날 때면 아쉬움이 남으나, 다년간 막대한 연구비를 투자한 국내의 재벌기업들과 경쟁을 한 것이라서 대상을 못 받은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국가의 부를 창출하는 기업이 대상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연구하면서 어렵거나 힘든 점이 있었다면.
-우리나라의 관련 분야는 선진국에 비해 약25년 정도 뒤져있는 여건 속에서 연구기반과 자금이 열악한 대학에서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무도 도전하지 않은 것을 혼자 해결해 나가다 보니 모르는 것이 있어도 누구한테 물어 볼 수도 없는 것이 더욱 힘든 것이다. 또한 경험이 축적된 선진기업을 노출을 꺼리고 접근을 허락지 않지만 하나, 둘 실타래를 풀어 갈 때 마다 희열과 기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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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C 소장, LG산전 사외이사 등 수행하는 업무가 많다. 평소 시간 관리는 어떻게 하나?
- 특별한 것은 없다. 시간이 없으면 잠을 줄이는 수 밖에 없다. 보통 하루에 6시간씩은 자려고 한다. 하지만 바쁠때는 지키지 못하게 된다. 부족 분은 점심시간과 같은 때 틈틈이 잔다. 한 달에 3.4일은 푹 자는 것 같다. 대학이란 학생은 물론 교수들에게도 자기 스스로가 해결해 나가도록 하는 시스템이므로 스스로 절제하고 행동해야 한다. 바쁠수록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능한 새벽에 헬스장에 나가도록 한다.
몸담고 있는 전공에 매력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연구를 하다 보면 종종 '물리적인 생각이 실질적으로 가능한가?' 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머릿속의 개념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고,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떠도는 생각들이 하나로 응집되어 제품화 될 때에 느껴지는 그 기쁨은 정말 크다. 생활 신조가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놀자"다. 락 음악을 즐겨들으며 김종서, 녹색지대, 김현식을 좋아한다. 가끔 등산도 즐긴다. 요즘 학생들은 취업걱정 때문인지 학점 관리하느라 정말 '제대로' 놀지 못하는 것 같다. 대학교 시절에는 문화적 감성을 많이 키워야 하며 그 부산물은 본인의 인생의 일부분이 되어 미래의 역량을 좌우하게 된다' 가끔 학부시절에 연극을 하러 돌아다니던 때가 생각나기도 한다.(웃음)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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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학문에 있어 기초를 튼튼했으면 한다. 공대생의 기초는 수학과 물리, 그리고 언어다. 응용에만 매달리지 말고, 기초 학문을 연마하여 그것의 바탕이 되는 기본을 다져야 할 것이다. 특별히 언어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유는 국내기술이 해외진출의 발판을 마련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당부하고 싶은 건 인생은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라는 것이다. 하나하나 밟아가야 한다. 인생역전은 또 다른 불행한 인생을 열어주기 때문에 그 것에 집착하고 매달리다 보면 삶 자체가 초라한 모습이 되어간다. 일반적인 우리의 삶이란 한 단계가 끝나면 다음 단계가 있고, 또 그 다음이 있게 마련. 점프해서 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았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