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부터 한양인의 터전을 지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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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0일 우리대학 서울캠퍼스가 위치한 왕십리 인근 변전소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번 화재로 성동구 중부와 동부 일대 4만여 가구가 정전됐다. 성동구 행당동 인근 한 극장은 상영되고 있던 영화가 중지돼 고객들이 환불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정전으로 인해 엘리베이터에 갇힌 시민들의 목소리도 들렸다. 화재는 사회의 질서를 위협하고 인간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무서운 존재다.
대학 캠퍼스도 화재사고의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최근 ERICA캠퍼스 경상대학에서 담당자가 외출한 사이 전기난로와 사무용 의자 사이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큰 피해는 없었지만 한동안 매연냄새가 건물에 퍼져 모두를 놀라게 했다. 화재에 대한 경각심과 화재예방 중요성을 전하기 위해 인터넷한양이 나섰다.
동절기, 관심이 더욱 필요한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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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火災)란 실화, 방화, 자연발화에 의한 것으로 정상적인 사회 구성원의 뜻과는 관계없이 인명과 재산 피해를 주는 연소현상이다. 150만 년 전, 처음 발견된 불은 우리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고 재앙을 입히기도 했다. 화재는 전기, 담배, 방화, 가스, 유류 등 다양한 원인으로 아파트, 공장, 음식점 등 우리와 가까운 장소에 이르기까지 발생한다. 규모가 작은 화재 사고는 적은 피해만 입히고 사라지지만, 대형 화재 사고의 피해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클 수도 있다.
동절기는 화재가 많이 발생하는 기간이다. 겨울 날씨는 시베리아 기단의 영향을 받아 차갑고 건조한 것이 특징이다. 추워진 날씨 탓에 난방기구 사용이 증가하고, 습도가 낮아져 불씨가 쉽게 번질 수 있다. 동절기는 화재 안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하는 시기다. 황재호 계장(총무관리처·관재팀)은 "평소에 무심코 행했던 불안전한 행동을 깨닫고, 가까운 곳에 위치한 소방 설비 사용법을 알고 있다면 큰 사고를 미리 예방할 수 있다" 고 했다.
우리대학은 화재 예방, 대응 시스템을 단단하게 갖추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이보다 더 중요한 점은 화재 예방이다.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은 어디에나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교내 구성원들의 인식 전환이 먼저 수반돼야 한다. 화재사고 발생 빈도가 비교적 높은 실험실, 학생들이 상주하는 기숙사, 유동인구가 많은 각 단과대학 건물 등, 어느 한 곳 중요치 않은 곳이 없다. 우리가 생활하는 시설에 숨어있는 위험성을 깨닫고, 안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화재에 대응하는 방법을 익히거나 소방시설을 이용하는 것은 추후 이야기다. 위험을 보는 것이 안전의 시작이다.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티끌만큼이라도 존재한다면 방심은 금물이다.
2011년 7월, ERICA캠퍼스 학연산클러스터 건물 지하 실험실에서 전기 합선에 의한 화재가 있었다. 사람이 없는 동안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에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약 400만 원의 재산피해를 입고,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불길을 진압하던 근무자들이 연기를 마셔 병원 치료를 받았다. 2012년 7월에는 서울캠퍼스 공업센터 본관 실험실에서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연구실이 전소, 막대한 재산 피해가 났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이 사고로 인해 우리대학은 관할소방서, 경찰서부터 특별안전점검을 받고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소방시설과 안전교육의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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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의 화재 시스템은 관재팀에서 관리한다. 관재팀은 캠퍼스 환경, 안전, 공간 관리 등 교내 인프라 구축을 담당하는 부서다. 2008년 이후 우리대학 관재팀은 각 단과대학 건물에 분산되어 있던 소방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통합소방시스템을 구축했다. 통합소방시스템이란 각 건물에 있는 화재 수신기를 통합보안상황실에서 함께 관제하는 시스템이다. 현재 ERICA캠퍼스는 학연산클러스터 건물 1층에, 서울캠퍼스는 백남학술정보관 1층에 통합보안상황실이 위치해 있다. 이종원 계장(관리처·관재팀)은 "화재 발생으로 인해 건물 화재 수신기가 작동하면 신호가 통합보안상황실로 전송돼 신속한 초기 대응이 가능하다" 며 "각 건물의 정보가 한 곳으로 모이기 때문이 이전보다 효율적으로 화재에 대응할 수 있다" 고 했다.
우리대학은 소방 시설 이외에 화재에 대비하기 위해 학생, 교직원, 연구 활동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소방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교수도 예외가 아니다. 호서대학교에서 2010년 서울 시내버스 천연가스 폭발사고의 원일을 규명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던 중 폭발 사고가 발생해 오 모 교수가 사망한 이후, 연구자들에게도 소방 교육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대두됐다.
서울캠퍼스 관재팀은 교수와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외부강사를 초청해 연구실험실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연구실 종사자 16,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양대학교 안전전보망(http://safetyedu.hanyang.ac.kr)을 통해 안전 수칙, 비상시 대응 요령 등을 교육한다. 그리고 ERICA캠퍼스 관재팀은 학생, 연구 활동 종사자, 근무자, 교직원 네 가지 분류로 나누어 소방안전교육을 특성화해 실시하고 있다. 학생은 신고, 초기소화, 화재예방 인식 강화, 연구활동 종사자는 실험 특성 별 안전 관리 능력 강화, 근무자는 상황전파, 초기소화, 피난유도 능력 강화, 교직원은 응급조치, 인명구조 순이다.
서울캠퍼스는 옥내소화전 876개소, 대피 유도등 3,764개, 화재감지기 10,297개 등 다양한 소방시설을 갖추고 있다. ERICA캠퍼스도 교내 전 건물에 걸쳐 1만 6천 종의 소방설비가 있다. 이에 우리대학은 화재 진압에 유용하게 사용되는 소화기, 옥내소화전을 사용할 수 있도록 소방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황 계장은 "소화기는 안전핀을 제거한 후 손잡이를 누르면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급박한 화재 순간에는 잘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실제로 많다"며 "소방훈련을 통해 사용법을 지도하고 있지만 평소에 소화기 사용법을 익혀두길 바란다"고 관심을 독려했다.
화재 예방, 이제는 동참할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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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1월부터 익년 3월까지는 불조심 강조기간이다. 이 기간 동안 관재팀은 교내 곳곳에 화재예방 홍보 현수막을 부착하고, 채널H 및 교내 LMB(LCD Media Board)를 통해 지속적인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게시판과 공문을 통해 소방훈련 안내 등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캠퍼스 관재팀 이종원 계장은 "관재팀 안전 관리 목표, 안전하고 쾌적한 연구 환경 조성을 달성해 한양대학교만의 캠퍼스 안전문화를 정착할 것"이라며 이어"구성원들은 안전의식 확립을 통해 교내 안전사고를 예방하는데 적극 동참해주길 바란다" 고 전했다. 또한 ERICA캠퍼스 관재팀 황재호 계장은 "여러분의 작은 관심과 노력으로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며 "조심하면 고마운 불 방심하면 무서운 불, 조금의 조심성과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 고 말했다.
양 캠퍼스 관할 소방서에서도 화재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울캠퍼스 담당 광진소방서 주영남 소방관은 "학교를 자신의 집처럼 생각해 부주의를 줄여야 할 것"이라며 "자주 청소를 해 불이 잘 붙을 수 있는 먼지를 줄이고, 건조한 습도를 조절해야 한다" 고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화재 예방 방법을 전했다. 이어 ERICA캠퍼스 담당 사동119안전센터 박상식 소방관은 "난로 사용 후 자리를 비울 때는 꼭 난로 전원을 차단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며 "실내에서 큰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석유난로 사용을 자제하시길 바란다"라고 동절기에 사용 빈도가 높아지는 난로에 대한 안전한 사용법을 전했다.
훌륭한 대응, 예방 시스템이 있어도 교내 화재 사고는 빈번하게 발생했다. 실험기구 과열로 인한 실화, 불안전한 실험기구 사용으로 인한 실화, 전기제품 관리부주의로 인한 화재 등 크고 작은 화재가 지나갔다. 이러한 교내 화재의 원인은 모두 사람들의 부주의다. 막대한 재산상 피해를 입히고, 인명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화재 사고. 사람들의 시스템에 대한 과도한 맹신은 그들의 눈을 평생 감게 할 수 있다. 이제부터 화재 예방에 관심을 더욱 기울이고 대학생의 꿈이 담긴 캠퍼스를 함께 지켜 나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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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슬옹 학생기자 kjkj3468@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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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사진기자 ssamstar@hanyang.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