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가 만들어낸 미래의 기술

우리대학의 2020년 미래기술과 주역

 

1989년 방영한 애니메이션 '2020 원더키디'. 2020년 인류가 외계의 생명체와 조우하며 그 사이에서 주인공이 겪는 모험을 그렸다. 2020년. 불과 6년 밖에 남지 않았다. 만화의 내용처럼 20년에 외계인을 만나지는 못하겠지만 지금과는 다른 모습일 것이 분명하다. 2020년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일까. 어떤 산업이 우리를 '먹여 살릴까'.

 

2020년 대한민국을 먹여살릴 기술

 

   

공학한림원은 지난달 18일 '2020년 대한민국 미래 100대 기술과 주역'을 발표했다. 대한민국의 성장엔진을 찾기 위한 기획이다. 17개월 간 120여명의 전문가가 참여해 미래 100대 기술을 선정했다. 향후 세계를 움직일 5대 트렌드(건강, 지속가능, 안전, 성장, 스마트)를 정하고, 이를 위한 산업별 기반기술을 체계적으로 분류했다. 이후 기업과 대학·외부전문기관으로부터 100대 기술을 꼽았다.

 

100대 기술과 217명의 주역들. 이 중 우리대학에서 총 5개 분야에 5명이 선정됐다. 선정된 분야와 교수는 그린카 고효율 파워트레인 기술에 박성욱 교수(공과대·기계), 바이오산업용 인체친화제품 제조 기술에 임창환 교수(공과대·생체공학), 에너지 환경 의류용 섬유소재에 김성훈 교수(공과대·유기나노), 조명용 LED(Light Emission Diode, 발광 다이오드)기술에 이곤섭 교수(창조 인재양성 사업단), 고효율 태양전지 기술에 이정호 교수(공학대·화학공학) 이상 5인. 100대 기술을 선정하는 작업을 총괄한 권오경 교수(공과대·융합전자)는 "앞으로 우리나라가 먹고살 길은 우수한 인재들이 개발한 새로운 기술로 전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것뿐"이라며 "선정된 100대 기술은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8년 내에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들"이라고 밝혔다.

 

자원을 아끼는 기술

 

천연 자원은 점점 고갈되고 있다. 인류가 문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원을 소모해야 한다. 쓸 자원이 더욱 줄어 든다는 이야기다. 밝은 미래를 위해서는 자원을 아껴야 한다. 고효율 자동차 파워트레인 기술과 LED 조명 기술은 자원을 아끼는 기술이다.

 

고효율 자동차 파워트레인 기술은 자동차가 사용하는 연료의 효율을 높인다. 파워트레인이란 엔진에서부터 바퀴까지 전달되는 기계시스템 전체를 통칭하는 용어다. 가까운 미래의 자동차는 전기자동차를 비롯한 그린카와 내연기관을 사용한 디젤 및 가솔린 자동차가 주를 이룰 전망이다. 그린카 기술이 아직 초기단계이므로 내연기관 자동차가 역할을 해줘야 한다. 박성욱 교수는 전통적인 내연기관 자동차 분야의 전문가다.

 

박 교수는 자동차 파워트레인 시스템에서 사용하는 연료분사기(Injector, 엔진 속 실린더에 연료를 분사하는 부품)를 중점적으로 연구한다. 실린더 속에 분무되는 연료는 점화장치를 만나 폭발한다. 이때 실린더 속 피스톤이 움직임으로써 자동차는 에너지를 얻는다. 일반적으로 분사기의 구조에 따라 분사되는 연료의 분무상태가 달라진다. 효율을 높이기 위해 최대한 연료가 고르고 잘게 분사해야 한다. 박 교수는 연료분사의 구성을 분석하고 연비를 높이는 최적 조건을 찾는다. 박 교수는 "자동차 부품은 해외에서 수입해 쓰는 실정"이라며 "분사기 연구를 통해 자동차 부품의 국산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LED 조명은 형광등을 대체할 조명재료로 각광받는다. 형광등에는 수은을 비롯한 중금속이 포함돼 있다. 다 쓴 형광등 처리가 곤란한 이유다. 환경에 악영향도 미친다. 하지만 LED 조명은 중금속을 포함하지 않고 수명도 좋다. 형광등에 쓰이는 수은 등 자원을 아낄 수도 있다. LED 소재는 반도체에서 만들어진다. 반도체 구조에 전극을 가하면 에너지를 방출하면서 발광한다. 이때 조명 색상과 내구성을 조절해 만드는 것이 LED 조명이다. LED는 조명뿐만 아니라 TV와 모니터 등에도 쓰인다. 이곤섭 교수는 LED 조명 전문가다. LED 조명의 효율성과 원가를 낮추는 연구를 한다. 이런 연구를 통해 LED 조명을 보급할 전망이다. 이 교수는 "고효율 친환경 광원이기 때문에 LED 조명은 점차 보급이 확대되는 추세"라며 "에너지를 아끼는 기술로 미래세대를 위해 우리가 준비해야 할 기술분야"라고 말했다.

 

화석연료로부터 인류를 해방한다

 

   

지구 온난화 해결. 미래의 중요한 문제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은 화석연료다. 역설적으로 화석연료는 각종 산업에 쓰인다. 전기를 만드는 발전산업에서도 화석연료가 중요하다. 석유화학 제품에서도 마찬가지다. 화석연료로부터의 해방은 어쩌면 인류의 생존이 걸린 문제다. 화력발전을 대체할 에너지로 태양전지가 꼽힌다. 이정호 교수는 태양전지의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원가 절감. 같은 전력을 사용하더라도 적은 원료를 사용해야 한다. 태양 에너지가 재료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기술 역시 중요하다. 같은 빛을 쏠 때 많은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서다.

 

이 교수는 태양전지에 쓰는 평판형 구조를 나노구조체로 바꿔 태양전지의 원료인 실리콘의 소모량을 줄였다. 열전소자와 태양전지를 융합해 미래형 태양광 열전소자를 개발하는 연구도 진행한다. 태양전지에서 사용한 재료 및 화학공학 기술을 이용해 물분해 기술도 연구 중이다. 물분해 기술은 인공 광합성 기술이라 부른다. 식물의 엽록소가 하는 일을 대신 하는 기술이다. 태양광과 물로 수소와 산소를 만든다. 수소는 이산화탄소와 결합, 메탄가스를 만들 수 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태양광으로 화학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석유화학 제품은 우리생활과 밀접하다. 나일론 같은 섬유부터 플라스틱까지 다양하게 쓰인다. 하지만 석유는 고갈되고 환경은 망가진다. 김성훈 교수는 석유플라스틱을 대체할 유기고분자플라스틱을 연구한다. 유기 고분자플라스틱의 재료는 바로 식물이다. 자연에서 나온 플라스틱 제품은 석유화학 제품보다 많은 장점이 있다. 사용 후 처리가 쉬워 2년 정도면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돼 자연에 돌아간다. 석유화학플라스틱의 분해기간인 200년보다 훨씬 짧다. 인체 친화도도 좋다. 신체와 접촉시 거부반응이 적다.

 

친환경플라스틱은 휴대전화 액정위에 붙이는 보호필름 등 여러모로 쓰인다. 또한 인체 친화도가 좋은 특성을 이용해 체내 삽입 보형물에도 활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식물로부터 플라스틱을 만드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김 교수는 "식물 추출 플라스틱은 사용 후 다시 물과 이산화탄소가 돼 새로운 식물을 자라도록 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룬다"며 "환경을 지키며 궁극적으로 화석연료로부터 인류를 해방시킬 수 있다"고 했다.

 

생각대로 이뤄지는 세상

 

팔이 없는 사람들이 자신의 의지로 움직이는 기계 의수를 달고 생활한다. 고객의 뇌파를 읽어 자신이 관심 있는 제품을 광고로 보여준다. 신체와 컴퓨터가 상호작용해 건강상태를 매일 검사한다. 공상 과학영화에서나 볼만한 장면.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이러한 기술들이 상용화될 전망이다. 생체공학 기술 덕분이다.

 

   

생체공학은 흔히 의공학으로 불리며 인체를 분석해 제품을 만든다. 임창완 교수(공과대·생체)는 신경공학의 선두주자다. 임 교수는 뇌파로 뇌전증(간질)이나 조현병(정신분열)등의 정신질환을 판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정신질환을 가진 환자의 뇌파는 일반인의 뇌파와 다르다. 검사자의 뇌파를 측정해 정상적인 뇌파와 차이를 분석한다. 종전의 정신과에서 행하는 질문 검사방법보다 신뢰성이 높다.

 

또 임 교수는 생각만으로 글을 쓰는 기계도 발명했다. 글자를 보는 것만으로 컴퓨터에 자신이 원하는 글자를 쓸 수 있다. 각 문자는 서로 다른 주파수의 빛으로 깜빡인다. 특정 주파수를 볼 때 뇌파가 변한다. 뇌파의 변화를 측정 후 어느 주파수의 파장을 보는지 알아낸다. 손을 쓸 수 없는 장애인이나 말을 할 수 없는 마비장애자에게 유용한 기술이다. 임 교수는 "의공학은 휴대전화 시장보다 세계시장의 규모가 더 클 정도로 각광받는 분야"라며 "우리나라 기업도 의공학에 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2020년 우리나라를 이끌 차세대 산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손경원 학생기자 son7629@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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