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대학일반체조선수권 3관왕 신섭(체대·체육3) 군

 무더운 날씨 속에 찾은 체조부 연습실.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 마리 새처럼 링을 부여잡고 공중을 가르는 친구가 있다. 지난 6월 28일, 제30회 문화관광부장관기 겸 전국대학일반선수권대회에서 단체종합, 개인종합, 링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해 3관왕의 영예를 안은 체대 신섭 선수. 운이 좋았다며 연신 수줍은 미소를 짓는 그는 '내겐 너무도 가벼운 남자'다. 명실공히 한국체조의 새로운 유망주로 떠오른 그를 위클리한양이 만나보았다.

 

   
 

 - 큰 규모의 전국대회에서 3관왕에 올랐다. 칭찬은 많이 받았나?


 원래 감독 선생님이나 코치선생님은 칭찬을 잘 안 해주신다. 좋으셔도 좋은 티를 우리 앞에서 드러내지 않으시고 미소만 지으셨다. 그렇지만, 속으로는 많이 기뻐하셨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머니께서 많이 칭찬해주셨고, 특히 고등학교 은사님께서 매우 기뻐하셨다. 함께 체조부에서 생활하는 친구들은 내가 운이 좋아 3관왕에 오른 것이라며 축하 반, 놀림 반의 말들을 한다.(웃음)

 

 - 링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는데, 체조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종목은?

 

 사실, 내가 가장 애착을 갖는 종목은 철봉이다. 이렇게 말하면 아마 친구들이 비웃을 텐데, 이상하게도 철봉을 할 땐 운이 따르지 않는 것 같다. 연습할 때는 잘 되다가도 막상 경기에 나가면 시합운이 따르질 않아서 매번 안타깝다. 반면 링은 연습한 만큼 결과가 따라주는 종목이라서 주 종목이 된 느낌이다.

 

 - 체조부가 단체우승 2연패의 쾌거를 안았다. 분위기는 어떤가?

 

 전체 열 명이 조금 넘는 인원이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다보니 정말 가족 같은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는 전적으로 정인근 감독님과 임재영 코치 선생님 덕분이다. 두 분께서는 늘 선수에게 의견을 물으신다. 일방적인 지도가 아닌 학생과의 활발한 의견 교류로 프로그램을 짜다보니 팀의 결과가 더욱 좋은 것 같다. 최근 가장 기뻤던 일은 2연패 달성 기념 상금으로 기숙사에 에어컨을 설치한 일이다. 그 동안 선풍기 한 대로 한 방에 여섯 명씩 살고 있었는데 이제 정말 살 것 같다.(웃음)

 

   
 

 - 체조가 다른 운동보다도 오히려 부상이 많을 수 있다고 들었다.

 

 질문처럼 체조는 부상 위험이 결코 낮지 않은 운동이다. 모교 강원체고 체조부는 내가 재학 중이던 시절 모든 대회의 우승을 휩쓰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런데 고등학교 3학년 때 허리를 크게 다쳐 내가 학교의 기록에 오점을 남긴 아픔이 있다.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종목에서도 부상이 회복되질 않아 제대로 성적을 내지 못했고, 그런 나 때문에 학교의 성적도 떨어지게 됐다. 전국체전이라는 큰 규모의 대회에서 학교에 기여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한동안 슬럼프에 빠져있기도 했다. 지금이야 시간이 흘러 웃으며 말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부상과 심리적 부담으로 너무 힘들었다.


 - 운동을 하며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정인근 감독님과 임재영 코치 선생님을 가장 존경한다. 정 감독님은 지도자로서 정말 존경하는 분이다. 운동을 잘 하는 사람이 꼭 잘 가르친다는 법은 없다. 공부도 자신은 잘 하지만 남에게는 잘 못 가르치는 사람이 많지 않은가? 그런데 정 감독님은 학생의 부족한 점을 잘 파악하고 분석해 보완해주신다. 바로 이 점이 지도자로서 가질 수 있는 최고의 덕목일 것이다. 임 코치 선생님은 우리들을 많이 배려해 인간적으로 따뜻하게 대해주신다. 운동 지도자로서 매번 학생의 뜻을 존중해 주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 후배 고준웅 선수가 앞서 본보에서 보도된 바 있는데.

 

 알고 있다. 직접 기사를 보기도 했다. 준웅이는 진정한 노력파다. 불리한 조건들을 뛰어넘기 위해서 늘 열심히 연습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성실한 자세로 연습에 임하는 준웅이를 보면 후배이지만 내가 배울 점이 참 많다고 느낀다.

 

 -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8월 5일부터 KBS배 전국체조선수권대회가 시작된다. 유니버시아드 선발전에서는 떨어졌지만 KBS배 대회에서는 꼭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매일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우리 팀은 동료 간에 은근한 경쟁의 분위기가 잘 조성됐을 때 최고의 성과를 낸다. 무더운 여름이지만, 흐트러지지 않는 자세로 대회를 차근차근 준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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