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 국제 프론티어 선발팀 F.O.U.R
지난 6월 16일 최종 발표된 '2003 한양 국제 프론티어' 선발팀들이 본격적인 탐방을 시작하며 출국길에 올랐다. 21세기가 요구하는 글로벌 인재 양성과 국제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된 이번 프로그램에는 총 45개팀이 응모, 2차에 걸친 심사를 통해 12개팀이 최종 선발됐다. 위클리한양은 이중 4개팀을 선정, 현지 리포트를 통해 탐방 활동의 생생한 모습을 전하고자 했다. 그 첫 번째 순서로 미국 4개 선진대학의 홍보전략 탐방에 나선 F.O.U.R팀이 현지의 소식을 전해왔다. -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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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 공항 활주로를 뒤로하고 이륙한지 열 시간. 오랜 비행시간이 무색하게 우리를 맞이한 것은 여전히 15일인 샌프란시스코의 아침이었다. 탐방의 첫 도시인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생활은 이렇게 시작됐다. 공항에서 입국 심사를 마치고 나오는 출구에는 가족, 친구, 고객들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입국장에 들어서자 팀원 박호운(사회대·관광학3) 군의 매형으로 현지의 탐방을 도와줄 조남목씨가 우리를 반겼다. 공항을 나와 이국의 도시에 대한 낯설음을 뒤로하고 달린 샌프란시스코 101번 고속도로는 탐방에 대한 우리의 뜨거운 의지에 호응하듯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었다.
MISSION 1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라
국제협력실이 주관하는 국제 프론티어 모집공고가 난 후, 팀을 짜고 기획서를 쓰면서 우리는 F.O.U.R이라는 팀명을 가지고 미국 명문대학의 홍보전략 연구를 주제로 삼았다. 당시에는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앞으로 우리에게 닥칠 어려움은 그다지 큰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았다. 약간의 억척스러움만 가지고 우리의 취지와 상황을 설명하면 미국이라는 머나먼 이국 땅에서도 탐방의 진행이 순조로우리라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첫발을 들여놓으며 우리를 엄습한 것은 이번 탐방이 결코 녹록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이었다.
한양의 이름을 걸고 보다 작게는 관광학과의 이름을 걸고 우리가 여기에 왔다는 사명감이 뇌리를 스쳤다. 사명감과 함께 낯선 이국에서의 불안감은 우리의 첫 번째 일정을 탐방계획서를 보다 면밀히 검토하는 것으로 바꾸게 했다. 혹시 현지의 예절에 어긋나는 것은 없는지, 인터뷰 외에 다른 자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은 없는지, 그리고 우리 팀이 원하는 탐방 결과를 얻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를 점검했다. 첫 번째 임무는 학교 담당자와 인터뷰를 하거나 캠퍼스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우리는 준비되어있는가?'라고 자문하는 것이었고, 탐방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확인하고 다잡은 것이 우리가 얻은 최초의 탐방 결과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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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ION 2 아는 것이 힘이다
국내에서 스탠포드와 버클리 대학 홍보 담당자들과 전자메일을 주고받긴 했지만 막상 인터뷰를 하고 탐방 활동을 시작하려하니 지금까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보가 너무나 빈약하다는 것을 느꼈다. 대학의 역사나 설립취지, 개설학과, 운영체계 등 일반적인 것에서부터 학교 홍보와 캠퍼스 투어를 위한 미국에서의 활동 사항에 이르기까지, 담당자를 만나 얻고자 하는 정보를 획득하기 위한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다행히 현지의 조남목 씨를 통해 캘리포니아 주립도서관을 이용하고 다양한 문헌을 소개받았고 또한 현재 버클리 대학에 재학중인 한국인 선배들을 만나 자문을 구할 수 있었다. 다양한 정보들은 주요 탐방지인 스탠포드 대학과 버클리 대학에 대한 다양하고 심도 깊은 정보를 제공했지만 그 대가 역시 가혹했다. 우리는 최초 기획한 탐방계획서를 대폭 수정할 수밖에 없었지만, 보다 나은 성과를 획득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새로운 위안이었다. 비록 일정이 길어지고 할 일은 많아졌지만 우리팀은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옛말처럼 하나씩, 하나씩 '알아가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수정된 탐방 일정에 따라 첫 번째 방문 대학은 스탠포드대가 아닌 버클리대가 되었다. 가자 버클리 대학으로!
MISSION 3 공연을 하기 전 무대 위에 올라서라
연극의 막이 오르고, 콘서트가 시작되기 전 배우나 가수는 수없이 그 무대에서 연습하고 또 연습한다. 조금씩 이곳이 익숙해지고 탐방할 학교에 대해 알아가면서 간접 경험에 대한 부족함을 절실히 느끼기 시작했다. 낯선 곳에서 우리의 상상력으로만 탐방의 밑그림을 그리기에 능력이 턱없이 모자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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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의 핵심인 캠퍼스 투어를, 우리는 실제 탐방에 앞서 참여해보기로 했다. 대학 홍보 담당자와의 인터뷰, 4개 대학의 캠퍼스 투어를 비교하기 위한 체크리스트를 시험해 보기 위한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만약 안 했다면'하는 아찔한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그것은 현명한 판단이었다. 투어 참가자들을 바라보며 가기 위한 가이드의 뒷걸음질, 서로가 질문을 주고받으며 적극적으로 투어에 참여하는 관광객의 모습, 방문객 센터 앞에 위치한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참전 동문을 기리는 석판 등 캠퍼스 투어의 모습은 우리가 앉아서 접한 정보와 사뭇 달랐다. 투어를 마치고 팀원들의 느낌은 이제 조금 알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보아야 한다. 그리고 무대 위에 올라서 봐야 한다. 이제 내일이면 우리는 무대 위에 올라 리허설이 아닌 본격적인 공연을 시작할 것이다.
MISSION 4 버클리 대학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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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5일, 드디어 첫 번째 탐방 대상인 버클리 대학에 갔다. 처음으로 외국인을 인터뷰한다는 설레임과 우리가 의도하는 바를 과연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발걸음을 옮겼다. 학교와 도시의 경계가 존재하지 않는 버클리 대학에서 우리는 방문객 센터를 먼저 찾았다. 버클리 대학의 캠퍼스 투어에 참가하고, 투어가이드와의 인터뷰 그리고 대학 담당자인 파멜라 샌더슨씨와의 인터뷰가 예상 일정이었다. 학교를 방문했던 유명 인사들과 최근 개봉한 영화 '헐크'의 배경이 된 실험실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대학 홍보담당자 파멜라 샌더슨씨를 만났다.
그녀를 만난 첫 느낌은 그 사람 역시 한 명의 투어 가이드와도 같다는 것이었다. 학교 홍보 담당자라는 지위에도 불구하고 편안한 차림에, 질문에 답할 때마다 미소로 일관하는 모습은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 주면서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생각하던 것과는 다른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 수 있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투어가이드의 교육, 평가, 투어의 목적과 발전 방향 등에 관한 모든 사항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체계화시켜 놓았다는 부분이었다. 자신들의 경험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집적된 노하우로 전수하려는 그들의 노력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MISSION 5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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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도착 후 며칠 동안, 우리 팀에는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한다고 할 만큼 많은 변화가 있었다. 주제만 그대로일 뿐 일정에서부터 조사내용까지 당초 기획의 상당 부분이 새롭게 수정됐다. 앞으로 방문할 스탠포드 대학, UCLA, UNLV에서는 또 얼마나 새로운 것들이 우리 팀을 기다리고 있을지에 대해 걱정보다는 설레임이 앞섰다. 탐방을 하면서 우리가 가장 먼저 얻은 성과는 탐방을 통해 양질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실제 탐방보다 더욱 많은 시간과 노력이 준비 과정에 필요하다는 깨달음이었다.
이제 일주일이 지났다. 아니 벌써 일주일이 지나 버렸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욱 많은 것들을 배워야한다. 스탠포드 대학 당국자와의 인터뷰를 비롯한 각종 일정이 빈틈없이 예정되어 있지만 우리의 탐방 역시 점점 체계를 잡아가고 있기에 두려움보다는 설레임이 앞선다. 한 번을 더 보고, 한 가지를 더 배울 때마다 느껴지는 기쁨에 샌프란시스코에서의 하루가 무척 짧게만 느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