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본사 홍보실서 인턴십 체험하는 김태호(사회대·신방3) 군

 얼마 전, 모 신문사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올 여름방학 동안 취업을 위해 준비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냐 하는 질문이었다. 다양한 대답이 나왔지만 가장 많은 응답 비율을 보인 것은 '인턴 활동'이었다. 방학 기간을 이용해 미리 자신이 희망하는 분야의 인턴으로 들어가 직접 실무를 경험해보는 것이 향후 실제 취업에 있어서도 중요한 요인이 된다는 인식이 폭넓게 공유되고 있었다. 분당에 위치한 KT 본사로 출근하는 지하철 안에서 이 기사를 보고서야 '아, 나는 참 운이 좋구나'하고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방학도 거의 절반이 지나간 7월 중순의 어느 날, 학교 취업센터 홈페이지에 올라온 'KT 인턴십 선발' 공고를 보게 됐다. 많은 모집 분야 가운데 '광고 모니터링 및 사내 방송 제작 지원'이라는 부분이 눈에 띄었다. 평소 광고와 방송 제작 분야에 관심이 있었던 나는 이번 기회를 통해 학교나 그 밖의 다른 곳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실무 지식과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지원하게 됐다. 예상했던 대로 무척 많은 지원자들이 몰렸고, 서류 전형과 실무진 최종 면접까지 거치고서야 비로소 'KT 인턴요원'으로 정식 선발될 수 있었다.

 

 현재 KT에서 진행하고 있는 인턴십 프로그램의 정확한 명칭은 'KT 현장 체험 연수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노동부와 연계해 진행하는 것으로 KT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시행하고 있다. 지난 7월 21일부터 오는 8월 22일까지 약 5주간에 걸쳐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연수 체험을 진행하는 회사측과 체험에 참가하는 학생 모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측에서는 핵심 고객이자 젊은 사고를 가진 대학생들을 받아들임으로서 자신들이 파악하고 있지 못했던 문제점을 발견하거나 새롭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고, 더 나아가 대학생들에게 회사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 미래의 인재들을 적극 유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한편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학교에서 배운 이론과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실무를 직접 비교·체험해 봄으로서 자신에게 부족한 면을 찾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매력적이다. 한마디로 윈-윈 전략이라고 할까? 현재까지는 KT 회사측과 인턴 활동을 하고 있는 42명의 참가자들 모두에게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내가 인턴 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부서는 KT 본사 홍보실 광고부이다. 홍보실, 그 중에서도 광고부는 KT의 이미지를 만들고 KT가 가지고 있는 많은 상품들을 적극 알리고, 판매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곳이다. 한 상품 혹은 기업 이미지를 고객들에게 알리기 위해 광고대행사와 계약을 맺고, 광고 제작의 전반적인 과정 및 실무를 관리하고 감독하는 일을 한다. 다시 말해 회사에서 요구하는 사항이 광고 제작시에 반영되도록 노력하고 동시에 광고대행사를 통해 도출된 신선한 아이디어가 광고에 적극 반영되도록 회사의 임원과 담당 부서를 설득하는 일 등을 한다. 그러다 보니 사무실에 앉아 있는 시간보다는 외부 활동을 하는 시간이 더 많고, 늘 사람들과 직접 부딪히고 의견을 나누어야 하는 무척 외향적인 곳이다.

 

 이 곳에서 내가 하는 일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KT 광고 관련 모니터링 및 스크랩, 다른 하나는 KT 기업 광고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프로젝트 수행이다. 전자의 일은 TV나 신문 등 각종 매체에 나온 KT 관련 광고들을 살펴보고 이를 광고부 직원들과 함께 토의하고 의견을 나누어 보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내가 가진 나름의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도 하고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배우기도 한다.

 

   
 

 한편 후자의 일은 5주간의 KT 인턴 과정 전반에 걸쳐 배우고 경험한 것을 토대로 특정 주제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KT 기업 광고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들과 지속적인 의견 교환을 하고 각종 자료들을 살펴보면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이를 완성된 형태의 결과물로 만들어 가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광고 제작 및 광고 전략에 관한 각종 회의에 참석하고 직접 제작 현장을 견학해보는 등 하나의 광고가 제작되고 관리되는 전반적인 과정에 참여해 보는 역할도 하고 있다.

 

 KT 인턴 활동을 하면서 처음 2주간은 무척이나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야 했다. 매일 아침, 1시간 30분이 넘는 출근 시간을 견디는 일도 힘들었지만, 그보다는 직장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일에 애를 먹어야 했다. 지난 십 수년간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지내온 나로서는 바쁘게 돌아가는 실무 현장이 무척 낯설기만 했다. 더군다나 그동안 학교에서 배운 짧은 지식으로는 전문적인 업무로 가득 채워진 실무를 따라갈 수가 없었다.

 

 또한 '주변인' 혹은 '외부인'이라는 스스로의 인식 때문에 처음에는 적응이 쉽지 않았다. 이 회사의 정식 직원이 아니라는 생각, 신기하게 바라보는 타부서 직원들의 눈빛, 실무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들 때문에 의욕이 꺾이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이 부분도 내가 인턴 활동을 하면서 얻을 수 있는 하나의 교훈이라는 생각과 광고부 사람들의 친절한 배려 덕분에 쉽게 극복하고 지금은 다시 의욕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번 KT 인턴 활동을 하면서 참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물론 실무적인 경험을 쌓을 수 있고 광고라는 분야를 좀 더 구체적으로 접해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는 무슨 일을 하든지 어느 곳에 있던지 적극적이고 활달하게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맺는 일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잘 모른다고, 낯설다고 해서 조용히 있거나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무런 배움도, 경험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는 것이 없어도 적극적으로 자기 의견을 개진하고, 모르면 물어보고 또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사람 만나기를 두려워하지 말고 먼저 다가서는 모습을 보이는 것. 이 모든 것이 결국은 가치 있고 능력 있는 나를 만들어 가는데 있어 중요하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모르면 배우면 된다. 문제는 자신이 그 배움의 과정을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 하는 것이다"라는 광고부 직원의 말처럼 말이다.

 

 비록 다른 많은 활동을 포기하고 KT 인턴 활동을 하고 있지만 후회는 없다. 앞으로 내가 어떤 기업 혹은 다른 분야에 진출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이번 인턴 활동을 통해 얻는 경험들이 많은 도움과 힘을 줄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남들보다 한 발 앞서 새로운 삶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를 통해 무언가를 배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번 방학은 나에게 더없이 뜻깊은 시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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