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총장 '지식과 도덕으로 현실 개혁하는 지식인 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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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의 풍경을 '졸업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상투적인 말로 담아내기에는 좀 모자란 구석이 있다. 졸업이 분명 아쉬운 일이다. 학사모를 쓰고 꽃다발을 든 졸업생들의 얼굴에는 수많은 감정들이 스쳐 지나간다. 하지만 졸업식장은 하나의 축제의 장이기도 하다. 색색의 풍선을 쥐고 있는 아이들, 필름을 한가득 쌓아놓고 좌판을 펴고 앉은 아저씨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밝게 웃으며 사진을 찍는 졸업생과 가족들이 한데 어우러져 그것은 그대로 하나의 잔치다.
지난 23일 10시 30분, 서울캠퍼스 백남음악관에서는 2002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이 열렸다. 이번 학위 수여식에서는 학사 3백 96명과 석사 9백 42명 그리고 박사 1백 15명 등 총 1천 4백 53명이 학위를 받았다. 이날 학위수여식에서 김종량 총장은 "졸업생 여러분들이 새로 내딛는 발걸음이 행복으로 가득하기를 바란다. 한양인답게 사회에 나가서도 더 큰 세계를 개척해 나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축하하며 "갈고 닦은 지식과 도덕으로 현실을 개혁하는 지식인의 사명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대학원 부원장 강경우(공학대·교통시스템)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학위 수여에 이어 총동문회장 김진열 동문(전기, 55학번)의 축사로 이어졌다. 한편 음대 합창단은 졸업생들을 위한 축가를 준비해 한양동산을 떠나는 졸업생들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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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십리 일대의 교통 혼잡을 일으킬 정도로 떠들썩한 전기 학위수여식 만큼은 아니었지만, 이 날 한산했던 방중의 캠퍼스는 오랜만에 많은 손님을 맡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학사모를 부모님에게 씌워주는 장성한 딸, 아들의 뺨을 쓰다듬으며 대견해하는 부모님의 모습과 귀여운 꼬마들을 앞세우고 졸업 사진을 찍는 석·박사 졸업생들의 모습은 재미있는 대조를 이루기도 했다.
고대 로마에서는 해방된 노예가 자유의 몸이라는 증표로 술이 달린 모자를 썼다고 한다. 이 술 달린 모자가 대학 졸업식장에서 볼 수 있는 사각모의 유래라고 한다. 지식은 자유의 다른 이름이다. 대학에서 갈고 닦은 지식으로 세상의 새로운 자유를 만들어 나갈 1천 4백 53명 졸업생 모두의 모습에서 또 다른 이름의 '희망'을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