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명문 진입에 부끄럼 없는 캠퍼스 구축하겠다"
캠퍼스가 달라지고 있다. 신규 연구단지 착공과 생활관 증축은 물론 강의동과 연구실, 학생 편의시설의 대대적인 개·보수에서 첨단 기자재 확충에 이르기까지, 1년 365일 분주하게 진행되는 캠퍼스의 물적 성장은 그야말로 눈부시다. 올해 초, 기획조정처 발전협력팀에서 주관한 동문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들은 학교 교육환경 부문을 가장 인상깊은 변화로 평가했다. 이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2039년 세계 100대 대학 진입을 목표로 한 '인텔리전트 캠퍼스'를 구축하겠다는 학교 당국의 강한 의지가 숨어있다. 이에 위클리한양은 '한양의 살림꾼' 송영권 관리처장을 만나 지난했던 '캠퍼스 변천사', 그 숨은 이야기들을 들어 보았다. - 편집자주
- 1964년도 사학과에 입학한 후, 만 40년간 한양의 부침과 함께 해 온 '산 증인'으로 안다. 1960년대 초반의 본교 캠퍼스에 비교하면 지금의 캠퍼스는 어떠한가? 아울러 최근 캠퍼스 변화에 있어서 가장 두드러진 점을 꼽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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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세지감을 느낀다. 당시 우리 학교를 조그만 '판자 집'이었다고 생각하면 지금은 대형 건물에 비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학교가 처음 설립될 당시만 하더라도 한양 동산은 바위산에 불과했다. 그 곳에 이 만큼의 녹지대를 형성한 것은 사실상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과 같다. 1939년 개교 이후로 64년이 흘렀다. 장족의 발전을 했다고 본다. 뿐만 아니라 우리학교가 얼마나 깨끗해졌는가. 교내 환경이 깨끗해진 것 뿐 아니라 학생들의 수준도 높아졌다. 지적인 수준뿐만 아니라 캠퍼스 생활의 질도 향상된 것이다. 64년도에 내가 학교를 다닐 때와 지금은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 이른바 낭만과 멋이 생겼다.
개교 후 시설 공사를 수없이 많이 진행해 왔다. 최근에 있었던 가장 인상적인 공사는 뭐니해도 지하철 연결 통로를 공사를 들 수 있다. 이 공사의 효과는 엄청나다. 전철역에서 나오자마자 캠퍼스 본관이 보이는 학교는 전국에서 우리 학교밖에 없다. 학교에 큰 행사가 있을 때 수험생들이 애지문을 통해서 물밀듯이 쏟아지고 나가는 모습을 보면 이 작은 출구 하나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하고 있는지 새삼 깨닫는다.
- 한양 중장기발전계획에는 세계 100대 대학 진입을 목표로 한 '인텔리전트 캠퍼스' 구축 계획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안다. 향후 교육환경 개선 사업의 청사진을 듣고 싶다.
종합운동장, 노천극장 및 1, 2 공학관의 강의실 및 생활관 증축 등 특정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모든 분야에 지속적인 투자를 할 생각이다. 안산캠퍼스의 40만평이 넘는 대지에 국책 기관과 테크노파크를 조성하는 것에서부터, 늘어나는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어학원과 기숙사 증축에 이르기까지 현재 진행 중인 공사와 계획들은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다. 이번에는 새롭게 국제학부가 신설되어 외국인 25명이 입학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제 국제화 시대에 부응해 '세계로 뻗어나가는 캠퍼스' 구축에 만전을 기할 것이다. 이 같은 노력의 배경에는 학생과 교수들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총장님의 강력한 의지가 있음을 빼놓을 수 없다. 지켜봐 달라.
- 연구동 및 강의동 신·증축을 비롯한 규모의 공사들 외에도 학생이나 교수들의 교육·연구 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작지만 섬세한 사업과 노력들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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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이다. 책걸상 교체에서부터 화장실에 비누 하나를 비치하는 사업에 이르기까지 세심한 사업들을 통해 교수와 학생들이 아무런 불편 없이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화장실마다 비누와 휴지를 비치하는 것 하나도, 어찌 보면 작은 일이지만 캠퍼스 전체로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작업이다. 그러나 이 같은 사업도 예산 문제보다 학생들의 수준이 높아졌기에 가능한 일이다. 예전에는 화장실에 휴지를 갖다 놓으면 금방 없어지곤 했다. 한양인들의 달라진 주인의식을 높게 평가한다. 한양에는 무궁무진한 발전의 가능성이 있다. 시간이 지날 수록 발전 속도도 빨라질 것이다.
- 앞서 언급한 지하철 연결 통로 공사와 함께 최근 이슈가 되었던 것으로 목월시비 이전을 들 수 있다. 시비를 옮기는 일에도 학생들이 알지 못하는 숨은 난관들이 많았다고 들었다.
처음 목월시비가 세워진 곳은 자연대 뒤편이었으나 관리가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목월 선생의 후학들이 이를 가슴 아프게 생각했다. 이에 느티나무가 있는 인문대 앞 광장으로 시비를 옮기자는 의견이 나왔다. 인문대 학생들은 좋아했지만 자연대 학생들이 반대했다. 그 공간이 인문대 것만은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그래서 찾은 곳이 지금 목월시비가 놓여있는 138계단 중턱이다. 전망도 좋고 목월 선생이 늘 다니던 길이니 의의가 있겠다 싶어 그 곳으로 시비를 이전하게 됐다. 시비를 옮기는 일은 보통 힘든 것이 아니었다. 비석 무게만 5톤이어서 5백 톤급 크레인 두 대가 와서 들어야 했다. 마치 항공모함을 옮기는 것과 같았다. 시비 이전에만 9천만 원 정도 들었다. 앞으로 인문대학 치마바위 쪽으로 공원을 확장할 예정이다.
- 관리처는 학교 안팎의 수많은 요구와 수요를 해결해야 하는 부서다. 이에 따른 고충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 당부할 말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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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부처간의 일 뿐만 아니라 주민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어려움이 많았다. 학교의 발전을 위해서 원했든, 원하지 않든 때로는 악역도 감수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관재과장 시절에 오물을 뒤집어썼던 일을 잊을 수 없다. 마장동 학교 부지에 있던 무허가 건물을 철거하러 갔을 때의 일이다. 그 곳에 거주하던 주민들과 충돌하던 과정에서 한 할머니가 내게 오물을 뿌려, 옷을 벗고 일을 해야만 했다. 나만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 비가 많이 왔을 때도 전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관재과, 시설과 직원들은 밤샘 근무를 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학교를 위해 헌신하는 관재과, 시설과 직원 모두에게 감사하다.
관리처장 부임 후, 지난 2년 동안 휴일 및 추석에도 학교에 오지 않은 날이 하루도 없다. 내 적성에도 맞는 일이다. 일을 즐겁게 해야지, 억지로 감수하는 고통으로 여기면 안 된다. 월급 받기 위해서 일한다고 생각한다면 여기서 일 하지 못할 것이다. 모두 낙으로 생각한다. 즐겁게 일을 해야 힘이 솟고 피로도 풀린다. 직원들에게도 '즐겁게 일을 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자기 맡은 바 소임을 다해 즐겁게 일하고 스트레스를 바로 해소하라는 말이다.
- 서울캠퍼스 정문 공사에 대해 학생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일부 건물주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이 사적 재산권을 지키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지만, 인재를 양성하는 공공적인 성격을 지니는 학교의 발전에 개인이 협조해주지 않는 것은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향후 정문 공사 추진을 위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행당서점 건물을 매입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 오늘도 그 일 때문에 법원에까지 다녀왔다. 건물주가 33평의 4층 건물 매입에 너무도 터무니없는 30억 원을 요구하고 있어 진척이 되지 않고 있다. 사실 건물 매입 비용으로 수십 억을 들이는 것보다 그 돈으로 학생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그러나 정문은 한양대의 얼굴이기 때문에 반드시 그 건물을 매입해 공사를 진행하겠다는 목표는 흔들림이 없다. 학교 당국의 노력과 함께 학생들의 노력도 필요한 부분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봐 달라. 쉽지 않지만 학교 당국은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
- 정문 공사 외에 현재 어려움을 겪는 일들은 무엇이며 이에 학생들의 협조가 필요한 부분은 어떠한 것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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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 중 하나가 서울캠퍼스 노점상 철거 문제다. 지하철역에서 정문에 이르기까지 불법으로 자리한 노점상들은 미관상의 문제가 아니라 학생들의 보행권과 안전 문제를 이유로 반드시 철거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전에 총학생회에서 '도시빈민 보호'를 이유로 노점상 철거에 반대한 적이 있다. 학교 당국에서는 난처했다. 관공서와의 협조 속에 노점상은 언젠가는 철거되리라고 본다.
아울러 교내에서 종종 벌어지는 각종 노동단체의 불법 점유나 집회들도 문제다. 학생들은 집회 후에는 깨끗하게 청소를 하는데 비해 외부 집회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때문에 외부 집회 후에는 쓰레기 처리에만도 수십 트럭이 소요되고 이에 따른 비용도 만만치 않다. 모두 학생들의 등록금이다. 또한 캠퍼스 인근에 위치한 중국음식점들의 배달 행태도 문제다. 교내에 이륜차들이 고속으로 질주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만에 하나 학생들이 다치게 되면 어떡할 것인가. 상업권 침해라는 일부 목소리가 있지만 나에게 학생들의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음식 배달을 위한 이륜차들을 교문에서 일일이 통제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향후 건물 입구에서 배달을 통제하는 방법을 쓸 계획이다.
- 본교에 몸담은 지 40년이 지난 동문 선배로서 개인적인 감회도 적지 않을 것 같다.
한마디로 이야기해서 한양대는 내 인생의 전부다. 가족들이 서운해할지 몰라도 가정보다 학교에 대한 애착이 솔직히 더 강하다. 최근 박물관 개관을 앞두고 내가 학생 시절 가지고 다녔던 학생증과 배지 등을 기증하기도 했다. 내 인생의 3분의 2를 이곳 한양대에서 보냈다. 한양에 대한 나의 애정에는 과잉이란 있을 수 없다. 후배 한양인들도 어디에 가서든지 긍지를 가지라는 당부를 하고 싶다. 사회 곳곳에 한양의 19만 동문이 없는 곳이 없다. 한양의 자랑은 동문들의 응집력이다. 동문으로서 긍지를 가지고 한양을 사랑하자.
사진 : 노시태 사진기자 nst777@ihanyang.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