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ICA캠퍼스 신설 국방정보공학과

"해군 기술장교 육성의 요람으로 성장시킬 것"

 

우리나라 국방 예산은 한 해 35조 원에 달한다. F-15K 전투기와 이지스함 등 첨단 전력도 구축했다. 반도국가로서 해군력의 중요성은 나날이 강조되고 있다. 지난 해 9월, 해군본부와 우리대학은 군사학과 설치 MOU를 체결했다. 그 결과 ERICA캠퍼스에 '국방정보공학과'를 신설해 2015년학년도 신입생 선발을 시작한다.

 

대학이 뽑는 '군 장학생'


우리나라 육·해·공 3군(軍)에는 부사관, 일반 병사와 함께 군대를 구성하는 '장교'가 있다. 소위 이상의 계급에 속하며 소속군에 따라 육군장교·해군장교·공군장교와 해병대장교로 나뉜다. 각 군 사관학교, 학사장교, 학군단(ROTC) 등 장교가 되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 중 하나가 육군, 해군 및 해병대에서 선발하는 '대학 군 장학생'이다. 4년제 이상의 대학교 재학생을 선발해 졸업 시까지 장학금을 지급하고, 졸업과 동시에 교육훈련을 거쳐 소위로 임관하는 제도다.

 

대학과 군(軍)이 만났다. 대학 내 군사 관련 학과를 설치해 '군 장학생'을 직접 뽑게 된 것이다. 기존 군장학생에게 지급되던 군장학금의 일부를 각 군과 체결해 설치한 군사학과에 집중시킨다. 입학 전형 시 군에서 주관하는 체력 테스트 및 인성 면접을 거친다. 군 관련 계약학과에 입학하면 4년간 군 장학금을 받고, 졸업 후 장교 임관이 보장된다. 학생들은 혜택을 받고, 각 군은 안정적으로 중기 복무(7년 내외) 장교를 공급받는다. 국방부가 제안하고 육군에서 위탁 설치한 학과는 고려대 '사이버 국방학과'가 있다. 졸업생은 사이버사령부 등에서 의무 복무를 한다. 이외에도 육군과 협약을 맺은 학교는 대전대, 영남대 등이 있다. 해병대에서 설치한 단국대 천안캠퍼스 해병대군사학과는 전국 유일한 해병대 관련 군사학과다. 해군본부는 세종대, 충남대와 협약을 맺었다.

 

대부분의 군 계약학과는 남학생만을 선발한다. 무엇 때문일까. '군 장학생'은 졸업 후 3년의 장교 복무 기간에 장학금 수혜기간을 더해 7년 동안 복무하는 '중기 복무 장교'로 임관한다. 전투에서 한 중대를 지휘하는 계급까지 올라가는 만큼 중대한 인력이다. 실제 전투가 위험하기 때문에 여군 장교는 보직에 제한이 있다. 군 장학금 예산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 전투에 활용할 수 있는 인적자원에 투자하는 셈이다. 하지만 예외는 있다. 고려대와 대전대 등 몇몇 대학에서는 육군과의 협약 하에 정원 10% 내외의 여학생을 선발하기도 한다.

 

한양과 해군이 만나다

 

   


2012년도 전까지는 육군 협약 군사학과가 주를 이뤘다. 중국은 해양강국 건설을 국가 목표로 삼고 있고, 일본은 해병대 창설을 추진하는 등 주변국들이 해양력 증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해양력이 나날이 중요해지는 실정이다. 해군본부에서도 대학에 해군 계약학과를 설치해 안정적인 장교 배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했다. 세종대와 충남대에 각각 국방시스템공학과와 해군학과를 설치해 2012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지난 해 9월, 우리대학도 해군본부와 손을 잡았다. 차기 해군 군사학과 설치대학으로 우리대학이 선정된 것. 해군이 요구하는 형태의 인재를 수용할 수 있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었다. '우수한 중기 복무 장교 양성'이라는 해군의 요청을 최대한 반영했다. 해군의 함정과 잠수함이 복잡한 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첨단과학군사 인력 수요가 많을 것이므로, ERICA캠퍼스에서 공학대학이 경쟁력 있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국방정보공학과'를 신설해 2015년학년도부터 신입생 선발을 시작한다. 수준 높은 공학인재의 요람이라 불리는 우리대학이 군사과학기술 전문가를 양성하는 민간사관학교가 된 격이다.

 

미래지향적 커리큘럼


우리대학은 '무기체계'에 초점을 맞춘 세종대의 국방시스템공학과를 벤치마킹해 교육과정을 설계했다. 하지만 우리대학 국방정보공학과는 전자통신·컴퓨터공학에 기반을 두기 때문에 세종대와 다르다. 미래전(戰)은 첨단 정보통신과 컴퓨터 기술에 기반한 네트워크 중심의 작전환경으로 전개된다. ERICA캠퍼스 국방정보공학과의 교육 목표는 해군 정보통신 시스템에서 유능한 역할을 해 낼 기술장교를 배출하는 것이다.

 

   


국방정보공학과의 교육과정은 공학대학의 전자통신공학과와 컴퓨터공학과의 교육과정을 집약해 설계했다. 두 학과의 전공지식 기반을 잘 갖춘 기술장교 양성을 위해서다. 졸업 후 기술장교로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과 전역 후 취업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맞춤형' 교육과정이다. 해군본부에서는 군사윤리와 유관한 필수과목 3과목을 포함해 군사학과 관련된 30학점을 이수하도록 요구했다. 이에 '무기체계공학', '함정운용학' 등 군사과학 과목을 추가해 학과 특색을 드러냈다. '해군리더십과 과학적 윤리' 등의 교과목은 군사과학기술 전문지식과 더불어 덕성까지 겸비하게 한다.

 

국방정보공학과 학과장을 맡게 된 유경렬 교수(공학대·전자통신)는 "군사학이라는 것을 하나의 학문으로 보기는 다소 애매한 경향이 있다"며 "정보통신 전공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기술장교로 복무할 때와 전역 후 산업계에서의 취업 모두 문제없을 것"이라고 교육과정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해군 협조 아래 군사학 관련 교수진과 전자통신공학 및 컴퓨터공학 신임교수진을 구축할 예정이다. 평균적으로 장교의 30%만이 장기복무를 하고, 70%는 사회로 돌아온다. 70%의 졸업자의 용이한 취업을 위해 전공 분야의 탄탄한 기초를 보장하겠다는 게 유 교수의 설명이다.

 

2015년도 국방정보공학과 신입생이 되려면

 

   


국방정보공학과는 정원 외 특별전형으로 기타 학과와 차별을 두고 '국방정보공학과 특별전형'에서만 신입생을 선발한다. 수시와 정시 전형을 통해 각각 20명, 10명 총 30명의 신입생이 입학 할 예정이다. 수시와 정시 전형의 공통 지원자격은 '군 인사법 제10조(결격사유 등) 2항에 저촉되지 않은 자로서 임관일 기준 만 20세 이상 27세 이하인 남자'이다. 2015학년도 입학자의 임관기준일은 2019년 6월 1일로, 1991년 6월 1일 이후 출생자만이 지원할 수 있다. 수시 및 정시 모두 2단계에서 해군본부의 주관 하에 체력 및 인성을 평가 받는다.

 

   

수시 전형은 국내 정규고교 졸업(예정)자로서 3개 학기 이상 국내 고교 성적 취득자를 지원자격으로 한다. 정시 전형은 국내 정규고교 졸업(예정)자 또는 교육법에 의한 동등의 학력 소지자로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본교 계열별 필수 응시영역을 응시한 자가 지원할 수 있다. 두 전형 모두 수능 최저기준을 적용한다. 수학B를 포함한 네 영역을 필수 응시하고, 4개 영역 평균 3등급 이내여야 한다. 과학탐구 영역은 2개 과목 평균을 적용한다. 자세한 전형 일정은 추후에 ERICA캠퍼스 입학종합정보 홈페이지(바로가기) 에서 확인할 수 있다.

 

첫 걸음을 떼며


2015학년도 국방정보공학과 신입생은 군장학생으로서 군(軍)으로부터 4년간 등록금 전액을 지원 받는다. 2019년 졸업과 동시 해군장교(소위)로 임관해 7년간 의무복무를 이행한다. 유 교수는 장학제도가 "국방정보공학과의 가장 큰 메리트"라며 이에 덧붙여 "졸업 후 특화된 장교로 근무하기 때문에 고용이 보장된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30명의 입학생이 4년간 쭉 함께한다. 기타 학과와 다른 특별한 환경이다. "교수진이 노력한다면 학생들과 교수진이 하나의 공동체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완벽하게 밀착교육 할 수 있는 환경이죠. 우리 국방정보공학과 출신 해군장교들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멀게는 30 년 뒤 우리 졸업생에서 해군참모총장이 배출되기를 바랍니다." 유 교수는 자신감을 보였다. 모든 준비는 마쳤다. 국방정보공학과는 우수한 학생들의 입학만을 기다리고 있다.

 

 


조지윤 학생기자 ashleigh@hanyang.ac.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김용현 사진팀장 ssamstar@hanyang.ac.kr

 

저작권자 © 뉴스H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