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중심으로 확산중인 전염병

"홍역과 결핵, 예방접종 및 영양관리 중요"

 

최근 대학가를 중심으로 홍역과 결핵이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이 이어졌다. 국민대 학생 11명이 홍역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부산대에서는 14명의 결핵환자가 파악됐다. 여럿이 함께 생활하는 캠퍼스에서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 한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오성희 교수(의대∙의학)와 함께 홍역과 결핵에 대해 알아봤다.

 

홍역, 강력한 전염성의 소유자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홍역이 크게 유행했다. 당시 일제히 예방접종을 실시해 홍역환자가 급격히 줄었고,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에서 홍역퇴치인증을 받았다. 사라진 듯 했던 홍역이 최근 다시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올해 발생환자는 대부분 해외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된 경우가 많습니다. 필리핀, 베트남 같은 동남아 국가에서 현재 홍역이 유행하고 있어요. 여기서 감염된 환자들이 한국에 들어와 병원에서 또 2차전파가 일어나는 거죠."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5월 22일 기준 국내 홍역 환자는 225명으로, 지난해 전체 환자 발생 건수인 107명에 대비해 110% 증가했다. 홍역은 홍역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으로 발생하며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몹시 애를 먹거나 어려움을 겪을 때 '홍역을 치른다'라는 표현을 쓰듯, 홍역을 앓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경험이다.

 

오성희 교수는 전염병 중에서도 홍역처럼 호흡기를 통한 질병이 전염성이 높다고 말한다. 접촉자의 90퍼센트가 감염될 정도다. "홍역은 공기를 통해 감염됩니다. 감염이 되면 10~12일 정도의 잠복기간을 거쳐 증상이 나타나는데, 먼저 발열, 기침, 콧물을 보입니다." 발열, 기침, 콧물 등은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구분이 쉽지 않다. "홍역 증상의 가장 큰 특징은 구강 내 발진(피부나 점막에 돋아난 작은 종기)입니다. 홍역 유행이 돌기 전에는 이 증상을 발견하기 쉽지 않아요." 발진은 귀 뒤에서 시작해 발까지 전신으로 퍼진다. "발진이 지속되는 기간은 5~6일 정도입니다. 발진이 심하면 서로 뭉치게 되고 때로는 출혈성으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대개 발진을 일으키는 질병들은 시간이 지나면 흔적이 없어지지만, 홍역은 거무스름하게 색소침착을 일으킵니다." 이 외에도 밥 맛이 떨어지거나 설사 등 위장 관련 증세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홍역은 한 번 걸리면 다시 걸리지 않는 특징을 가진다. 홍역에 걸린 적이 없다면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홍역 예방접종은 2번 실시합니다. 워낙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일차 예방접종을 통해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못한 사람을 이차 접종으로 구제하는 거죠." 단체 생활을 하는 경우 홍역에 걸리거나 옮길 확률이 높으므로, 홍역 진단을 받은 경우 학교 등교를 중지하고 격리치료를 받아야 한다.

 

결핵, 국내 환자 수 OECD 1위

 

   

결핵은 일명 '후진국병'으로 불리며 기억 속에서 잊혀진 병이다. 부족한 영양상태로 인해 발병하기 쉽기 때문에 붙은 별칭이었다. 이 결핵이 최근 과도한 다이어트 열풍과 스트레스 등으로 다시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5월 4일에서 10일까지 한 주 동안 863명의 결핵 환자가 신고됐다. 같은 기간 최근 5년 평균인 761명에 비해 100여 명 더 많은 수치다. 하지만 오 교수는 결핵은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짧은 기간의 데이터로는 심각한 수준이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홍역은 급성질환인 반면, 결핵은 만성질환입니다. 우리나라는 OECE국가 중 1위일 정도로 원래부터 결핵환자 수가 많았어요."

 

결핵은 폐를 비롯한 장기가 결핵균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질환이다. 크게 잠복결핵과 결핵질환으로 나뉜다. "잠복결핵은 결핵균이 몸에 들어오긴 했지만 증상을 일으키지 않은 상태입니다. 결핵반응 검사에서는 양성인데 그 외에 엑스레이 검사나 체중검사 등에서는 모두 정상인 것이죠. 그런데 이 잠복결핵에서 5~10퍼센트 정도가 '결핵질환'으로 진행됩니다." 잠복결핵일 때는 전염되지 않는다. "결핵질환 중 가장 흔한 것이 폐결핵입니다. 폐결핵 환자가 기침을 할 때 결핵균이 공기를 통해 다른 사람의 폐에 들어가면서 결핵을 옮깁니다." 폐결핵이 아닌, 다른 장기가 감염된 결핵은 전염되지 않는다. 결핵균은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기 때문이다.


홍역과 결핵, 철저한 예방 필요해

 

   

홍역과 결핵 모두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전염성이 높다. 특히 홍역은 바이러스 자체에 대한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 홍역에 걸린 적이 없고 예방주사를 맞지 않았다면 MMR 백신을 2회 접종해야 한다. 더불어 손 씻기, 마스크 착용, 입 가리고 기침하기 등 개인위생수칙을 지켜 전염을 막아야 한다.

 

폐결핵 환자에게서 보이는 기침, 가래 등은 다른 질환에서도 흔한 증상이라 쉽게 알아차리기 힘들다. 치료 또한 쉽지 않아 예방이 중요하다. "결핵도 'BCG'라는 예방백신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생후 한 달 만에 맞는 주사로, 성인 폐결핵은 이 백신으로 예방되지 않습니다. 결핵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영양상태를 체크하는 것입니다." 최근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 다이어트 등으로 면역력이 약화돼 결핵 감염에 노출되는 추세다. 더욱 영양섭취에 신경 써 철저한 예방이 필요하다.

 

 

 

권수진 학생기자 sooojinn@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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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민 사진기자 marie91@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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