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브랜드서포터즈 2기, 김나영

 

본 글은 한양브랜드서포터즈 2기 학생들이 수행한 미션 중 하나로, 지정 도서를 읽고 작성한 소감문 입니다. 한양의 미래를 상상하는 모든 한양인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소셜픽션, 지금 세계는 무엇을 상상하고 있는가

 


내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 과학의 날이면 항상 ‘과학상상그리기대회’가 열렸다. 나를 비롯한 아이들의 그림은 항상 비슷했다. 로봇이 청소를 대신해주고, 화상 전화로 멀리 떨어진 친구와 소통하고, 기름이 필요가 없는 자동차가 생기는 등으로. 그림을 그리면서도 ‘야, 이게 어떻게 가능해. 이러다가 우주에 진짜 살겠다.’며 웃음을 짓곤 했었다.

 

그리고 2014년 현재, 화상전화 기능을 넘어서 손 안의 컴퓨터라고 불리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을 찾기가 더 어렵고 로봇 청소기가 집 안을 누비고 있으며 전기 자동차가 상용화되고 있다. 각자의 상상 속에서 숨을 쉬던 기술들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이렇듯 ‘사이언스 픽션’(Science Fiction)이 현재의 스마트 시대를 이룬 것과 비슷한 개념으로 사회의 변화에 대한 상상이 현실로 이루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소셜 픽션(Social Fiction)’이다.

 

소셜 픽션(Social Fiction)이란 사회에 대해 제약 조건 없이 상상하고 이상적인 미래를 그리는 기획 방법이다. 당장의 문제가 아닌 우리가 염원하는 삶을 사는 데 필요한 수 년 후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이다. 이 때, 발현되는 사회적 상상은 막연한 예측이 아니다. ‘이렇게 되면 좋겠다.’는 간절한 의지가 담긴 염원이다. 비전과 목표를 중심으로 놓고 시작한다는 데에 있어 방향을 잃지 않고 오래갈 수 있도록 하는 효과적인 기획방법이다.

 

작은 불꽃이 어둠 속을 채우는 환한 빛이 되듯이, 한 개인의 ‘더 나은 사회’에 대한 상상은 놀라울만한 사회변화를 이룩했다. 총칼을 겨누고 전쟁을 하던 유럽 국가들이 ‘유럽 연합’이라는 이름 속에 통합되게 한 장 모네, 인종 차별이 당연시 되던 사회에서 ‘당연한 것은 없다’라며 투쟁하던 만델라, 부자가 아닌 가난한 사람들을 신용한 유누스, ‘비경제적이다. 불편하다. 촌스럽다’고 여겨진 올레길을 치유와 사색의 공간으로 변모시킨 서명숙 씨 등이 그러한 개인이다.

 

책을 덮은 후,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마치 러시아의 전통인형인 ‘마트로시카 인형’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트로시카 인형은 가장 작은 인형 위에 원래 것보다 한 치수 큰 인형, 그 위에 더 큰 인형 등이 겹겹이 쌓여있는 모양새를 하고 있다. 현재 사회는 하나의 마트로시카 인형이다. 그 인형의 내부에 존재하는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과감히 그 인형을 깨야 한다. ‘인형을 깨는 것’ 즉, 현실의 벽을 상상으로 하여금 깨는 것을 의미한다.

 

 

한양의 벽을 깨자.

 

 

현재 내가 속한 가장 작은 사회인 한양대학교의 미래를 그려봤을 때, 내가 원하는 한양의 키워드는 ‘열려있음’이다. 지금의 대학들은 상당히 폐쇄적인 모습으로 비추어진다. 그 문제는 ‘건물’에 있다고 생각한다. 학과별 건물을 비롯한 그 외 교내의 많은 건물 등 말이다. 학과별 건물, 나아가 학과의 존립여부에 대한 논의는 앞서 많은 미래학자들과 대학 총장들이 지적한 바가 있으므로 다른 교내 건물, 특히 도서관에 관한 미래를 그려볼까 한다. 미래 도서관 계획 연구자인 크리셀렌 맬로니(Krisellen Maloney)는 대학도서관이 학문 연구 및 업무와 창조적인 대화가 이루어지는 공간으로서, 결국 교수활동을 촉진하는 ‘교수혁신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지성의 심장인 대학도서관은 교수의 생활공간으로 지식 뿐만 아니라 경험담도 함께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 대학 도서관은 학생 및 교직원들만이 독점할 수 있는 도서관으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이용자들에 있어 개방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등록금을 내는 대가로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지는 것이라는 반론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참여’와‘집단지성’이 중요시 되는 시점에서 비슷한 나이, 비슷한 경험을 가진 학생들만이 존재하는 공간에서 과연 창의적인 사고가 발현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 한양대학교 백남학술정보관 풍경

 

전적으로 한양대학교 학생인 입장에서, 학생들의 발전을 위해서 한양의 도서관은 ‘아고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특별한 개인들이 ‘사회’라는 이름의 마트로시카를 조금씩 깨기 시작했다면 다수는 더 빠르게, 그리고 힘있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 온갖 지식의 저장소인 도서관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의견을 나눌 수 있다면, 그래서 학생들의 지성에 연륜있는 어른들의 경험과 순수한 아이의 생각이 합하여 진다면 당장에 사회로 나아가 미래를 이끌어나갈 준비를 하는 예비지도자로서의 성장을 돕는 특별한 역량으로 작용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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