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시의 위기는 사회의 위기
지난 29일 안산학술정보관 주최, 제 4회 문학 강연 열려
'사회로부터 온 문학의 위기는 사회로부터 극복해야'
지난 29일, 안산학술정보관과 국어국문학과가 공동 주최한 제4회 문학 강연이 개최됐다. 이번 강연은 '웅덩이를 파다','꽃의 보복','압력솥'과 같은 시로 잘 알려진 이상호(국문대 · 국어국문학)교수가 강사로 초청돼 '21세기, 아직도 시를 읽고 쓰는가?'라는 주제로 2시간여의 강연을 진행했다. 제3공학관 1층 세미나실에서 진행된 이번 강연에는 재학생을 비롯해 안산연성문학회,청산문학회 회원 등 한양 가족 및 안산시민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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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문학은 관념이 구체화 되는 것이며, 작품을 삶의 자체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1990년대 이후, 영상문화와 정보화시대로 인해 문학의 기능은 상대적으로 축소된 것이 사실. 이 교수는 이러한 시대의 변화가 특히 젊은이들의 '자아실현' 도구로서의 문학의 기능을 축소시켰다고 말한다. '시는 고도 언어의 정수'라고 정의한 이 교수는 "문학에 대한 경험이 적은 세대들은 더 이상 단어 하나를 붙잡고 오랫동안 생각하지 않는다. 빠르게 흘러가는 영상시대에서 그러한 행동은 소외를 의미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 앞에서 문학의 형식과 내용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메타시와 같이 전통적인 형식을 초월한 시, 아방가르드적이고 엽기적인 시의 성행이 그 증거이다. 이러한 문학현상에 대해 이 교수는 단호하다. 그는 현 시대를 "본질적 가치보다는 인기몰이에 혈안(血眼)이 된 시대"라고 규정하며,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흘러왔던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 교수는 이러한 현대시의 위기는 사회로부터 극복 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사회의 변화는 곧 개인의 변화를 통해 이룰 수 있다고 말하는 그는 회의하고 의문을 품는 개인들의 '상상력의 재발견'을 통해 이 시대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 이 교수는 "그러기 위해서는 관념들을 구체화하는 문학, 특히 시를 읽고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안산여성문학회의 김영숙 회장은 "문학에서 비롯된 상상력으로 현대사회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에 크게 공감 한다. '감동에 의한 변화는 어떤 총, 칼보다도 큰 힘을 발휘 한다'는 이 교수의 말에 느낀 바가 크다"고 말했다.
시에 대한 전통적, 현대적 관점과 현대시의 갖가지 형식을 제시한 이번 강연은 이 교수의 사회에 대한 냉철한 통찰과 재담으로 인해 흥미롭게 진행됐다. 이번 강연을 통해 초현실적인 시들을 접한 참석자들은 다소 생소하지만 재미있었다는 반응이다. 문학특기생으로 입학했다는 성현재(인문대 · 언어문학부1) 군은 "강연을 듣기 위해 안산캠퍼스에 처음으로 와 봤다. 전체적으로 유익한 강연이었다. 주제와는 좀 거리가 있지만, 예로 나왔던 독특한 시들을 접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더욱 유익한 시간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구촌 교회 어린이 청소년 도서관'의 장혜신 사서는 "아이들이 시를 전혀 찾지 않는 것에 대한 배경을 알게 됐다. 도서관에 시집을 많이 배치해 두는 계기가 될 것 같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장석례(학술정보관 · 인문사회과학정보팀)팀장은 "문학 강연은 한양가족 및 지역 주민에게 문학에 대한 갈증을 해소 시키고자 개최되고 있다. 문인협회에서 감사패를 수여할 정도로 문학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내며, 앞으로도 문학강연회의 지속적인 개최를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