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개발의 중심에 서다"
국력과 연관된 자원개발의 미래
우리대학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주관하는 ‘2단계 자원개발 특성화대학’에 선정됐다. 자원환경공학과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자원개발의 핵심인력을 키워내고 있는 우리대학은 매년 뛰어난 연구성과를 내며 명실공히 자원개발 영역의 중심에 서있다. ‘2단계 자원개발 특성화대학’ 사업의 5개 대학(강원대, 서울대, 세종대, 인하대, 한양대) 협력그룹의 단장을 맡고 있는 변중무(공과대·자원환경) 교수를 만나 자원개발의 미래와 특성화 사업 선정의 의미에 대해 들어봤다.
2단계 자원개발 특성화 대학
자원개발 특성화대학 사업은 자원개발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지난 2009년 시작됐다. 지난 5년간 진행된 1단계 사업에서 연간 7~10억원 가량의 지원을 받아 인프라를 구축한 우리대학은 매년 진행된 평가에서 2번이나 최우수대학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를 인정받아 우리대학은 지난 5일 협약식을 갖고 2단계 사업에서 컨소시엄 주관대학으로 선정됐다. 1단계가 자원개발의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면 2단계에서는 실질적 연구에 집중한다. 연구사업은 총 5가지로, 석유·가스 분야에서 3가지(물리 탐사, 생산 증진, 비전통 자원개발), 광물 분야에서 2가지(선광·제련, 탐사·개발)이다. 이 가운데 우리대학은 석유·가스 분야 생산 증진 연구사업을 주관하고, 광물분야 선광·제련 연구사업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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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이 주관하는 석유·가스 분야 생산 증진 연구사업은 자원의 생산기술을 연구해 자원개발의 경제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석유를 채굴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석유가 매장된 지역에 구멍을 뚫어 땅 속과 밖의 압력차이로 인해 올라오는 석유를 채굴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채굴할 수 있는 석유의 양은 매장량의 50%에 불과하다. 석유를 캐낼수록 압력차이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더 많은 양의 석유를 채굴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석유회수증진기술(EOR, Enhanced Oil Recovery)이다. 석유회수증진기술은 자원채굴의 경제성을 높여 단일매장지에서 얻을 수 있는 자원의 양을 최대한 늘리기 위해 사용되고 있는 기술이다. 변 교수는 석유회수증진기술에 대해 간단히 설명했다. “자연적 압력차이를 이용해 캐낼 수 있는 만큼 석유를 캐낸 후, 남은 석유를 추가 채굴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이번에 우리가 주관하는 연구사업입니다. 이산화탄소와 같은 기체를 주입하여 압력을 가해 석유를 밀어내거나, 화학약품을 주입하여 매장된 석유를 더 부드럽게 만들어 흘러나오기 쉽게 만드는 방법 등이 있죠. 이렇게 밀어낸 석유가 올바른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확인 하는 기술 또한 석유회수증진기술에 포함됩니다.”
우리대학은 향후 5년간 매년 7억원 가량의 지원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지원금은 연구에 필요한 기자재 구입, 학부생 장학금, 인턴사원 월급 지원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한 대학에 주어지는 지원금 규모로는 매우 큰 액수라고. 변 교수는 “이번 사업에 선정된 것은 우리대학이 자원개발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음을 말한다”며 “우리대학 자원환경공학과는 서울대와 함께 자원공학 분야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한정된 자원, 기술력으로 극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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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정부의 자원개발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끊이지 않는 것은 그만큼 자원과 자원개발의 중요성이 크다는 것을 나타낸다. 최근에는 태양열과 수소 등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가 주목 받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기술력으로 산업체를 움직일 정도의 에너지를 생산해낼 수 있는 것은 기초 자원을 이용한 화학발전과, 원자력발전 밖에 없다. 또한 향후 주 자원이 신재생에너지로 대체되더라도 기초 자원은 반드시 필요하다. 태양에너지를 모으는 집적판을 만들기 위해서는 희토류와 리튬이 필요하고, 수소 또한 석유나 가스에서 가장 많이 추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변 교수는 기초 자원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 부각될 것이며 이는 단순히 산업적 차원을 넘어 국가 안보적 차원의 문제라 말했다. “자원관련 논의의 경우 안보나 정책 분야와 함께 논의합니다. 자원외교, 자원전쟁 같은 말이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보면 자원이 단순히 산업적 문제가 아니라 국력과 연관됨을 알 수 있죠. 최근 유가가 계속해서 하락함에도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생산량을 줄이지 않는 것 역시 석유시장내의 주도권 때문일 것입니다. 자원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파워게임은 앞으로 더욱 심화 될 거에요.”
자원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만큼 자원고갈에 대한 염려 또한 커지고 있다. 하지만 변 교수는 자원이 단 시간 내에 고갈되는 것은 힘들다고 말한다. “제가 어렸을 때도 40년 뒤면 석유나 가스가 고갈될 것이라는 말이 많았습니다. 여기서 고갈이 의미하는 바는 자원 자체가 바닥난다는 의미가 아니라, 현재의 기술력으로 경제성을 갖고 채굴 할 수 있는 자원의 양이 바닥난다는 의미입니다. 즉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어 과거에는 채굴 할 수 없었던 지역의 자원을 캐내거나, 이미 가능한 채굴이 끝난 것으로 여겨졌던 과거의 채굴지역에서 더 많은 양의 자원을 채굴 할 수 있다면 가채량은 늘어나는 것이죠. 심해저나 극지방, 심지어 다른 행성까지, 기술이 발달한다면 채굴 할 수 있는 지역은 아직 많이 남아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자원의 매장량은 부족하지만 자원개발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이를 이용, 에너지 자립도를 나타내는 자원의 자주개발률(국내외에서 직접 개발, 확보한 석유·가스 생산량을 국내 소비량으로 나눈 비율)을 높이고 있다. 해외 자원개발은 자원보유국에 기술력을 지원하고 캐낸 자원을 가져오거나, 캐낸 만큼 돈으로 환산하여 지급받는 등 몇 가지 시스템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변 교수는 건설업과 조선업이 발달한 우리나라는 그 특성을 살려 패키지 형태의 해외 자원개발 또한 진행 중이라 말했다. “우리나라는 플랜트 산업이 발달했기 때문에 산업개발의 인프라를 확충해주고 광구를 받는 등의 방식으로 다른 산업과 자원개발을 합쳐 시너지 효과를 내는 형태의 자원개발이 가능합니다.”
자원개발인재 양성의 핵심, 자원환경공학과
우리대학은 과거 ‘동아공과학원’의 개교 시절부터 자원의 중요성을 인지해, 지금의 자원환경공학과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광산과를 운영했다. 1950~60년대 우리나라가 1차 산업에 집중할 당시에는 자원이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70년대 이후 제조업이 주 산업이 되면서 우리대학 자원환경공학과 또한 지구환경시스템학부에 편입된다. 하지만 학부에 편입됨에도 자원환경공학과의 과목을 유지하여 2009년, 1단계 자원개발 특성화대학에 선정됨과 함께 다시 자원환경공학과로 독립했다. 이처럼 우리대학의 역사와 함께 해온 자원환경공학과는 자원개발의 핵심인력으로 성장할 학생들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변 교수는 “방학기간을 활용해 학점을 부여하는 해외 인턴이나 현장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각종 트레이닝 비용 또한 학생들을 위해 지원하고 있다”며 “교수들뿐만 아니라 먼저 사회에 나간 졸업생들도 재학생을 위해 힘을 합치고 있다”고 말했다.
변 교수는 자원환경공학과 학생들이 어떤 인재로 성장하길 바랄까. “우리 학과 특성상 사회에 나가게 되면 현장이 중심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사무실에서 근무하더라도 현장감각은 필수적이죠. 또한 해외 자원개발이 주를 이루면서 국제적 감각을 갖추고 도전정신을 갖추는 것 또한 중요하죠. 마지막으로 자원개발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만큼 남을 배려하는 능력, 팀워크가 가장 기본입니다. 우리대학 학생들이 선도적 위치에서 실력과 인성을 기반하는 인재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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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관 기자 pjkko@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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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권요진 기자 loadingman@hanyang.ac.kr



